[텐아시아=손예지 기자]
차학연(빅스 엔) / 사진=텐아시아 DB
차학연(빅스 엔) / 사진=텐아시아 DB
배우 차학연이 ‘열일’(열심히 일하다의 준말)중이다. 동시에 두 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것. OCN 토일드라마 ‘터널’과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 각각의 작품에서 상반된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은 차학연의 두 얼굴을 살펴본다.

◆ KBS2 ‘완벽한 아내’ 브라이언 役… 디테일이 살아있다

‘완벽한 아내’ 차학연
‘완벽한 아내’ 차학연
차학연은 ‘완벽한 아내’에서 시놉시스 상에도 공개되지 않았던 브라이언 역을 맡아 궁금증을 높인 바. 브라이언의 정체는 28일 방송에서 밝혀졌다. 바로 은희(조여정)의 남동생이었던 것.

이날 방송에서는 나미(임세분)가 정희(윤상현)를 보러 공장에 갔다가 덕분(남기애)에게 걸려 납치당할 위기에 처해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브라이언이 남기애를 막아서며 나미를 구했다.

브라이언은 남기애를 “엄마”라 부르며 “이제 그만하자”고 말했다. 모친과 누나의 악행을 막고자 하는 단호하고 결연한 눈빛, 부드럽지만 단단함이 느껴지는 목소리, 그리고 대사와 함께 모친의 어깨를 꼭 쥐는 디테일까지, 차학연은 그 짧은 순간에도 브라이언의 강단을 연기로 표현해냈다. 이어 은희와의 통화에서는 한없이든든한 남동생의 면모까지 보였다.

관계자에 따르면 브라이언은 착한 마음씨를 가진 히든캐릭터로, 실제 그의 정체가 밝혀짐에 따라 ‘완벽한 아내’속 인물 관계를 둘러싼 호기심과 더불어 극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차학연이 앞으로의 전개에 어떤 키를 쥐게 될지 궁금증이 모아진다.

◆ OCN ‘터널’ 박광호 役… 숨소리만으로도

‘터널’ 차학연
‘터널’ 차학연
앞서 27일 방송된 ‘터널’에서의 차학연은 또 다른 얼굴을 보였다. 그는 작품의 주인공인 1958년생 박광호(최진혁)와 동명이인인 1988년생 박광호 역을 맡았다. 그는 3년차 경장으로 지구대에서 일할 당시 스토커 신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신고자를 돌려보낸 후 이튿날 여자가 살해당하자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인물.

첫 등장부터 강렬했다. 박광호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었다. 도로를 미끄러지듯 내달리는 차 안에서 박광호는 쫓아오는 차량을 의식하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그러던 중 다급하게 자신의 신분증을 찾느라 사람을 칠 뻔하기까지 했다. 1958년생 박광호와의 첫 만남이었다.

“차에서 내려보라”는 1958년생 박광호의 말에도 그는 불안한 기색을 보이기만 할 뿐이었다. 결국 자신을 쫓던 차량이 가까워오는 것을 보고 당황해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대사 한 마디 없는 분량이었으나 차학연은 퀭한 눈빛과 다급한 손놀림, 또 거친 호흡 소리만으로 상황의 급박함을 표현했고 그가 느끼고 있는 공포감을 시청자들에 전달했다.

착하지만 강단 있는 브라이언, 트라우마를 지닌 경장 박광호. 차학연은 전혀 다른 장르의 드라마에서 또 전혀 다른 캐릭터로 분했고, 이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차학연은 배우인 동시에 아이돌그룹 빅스의 리더 엔으로 벌써 데뷔 6년차에 접어든 가수이기도 하다. 무대에서 그는 치명적인 뮤지션이자 퍼포머이며, 무대 아래서는 팀을 이끄는 든든한 리더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가 내보인 또 다른 두 얼굴이 더욱 놀랍다. ‘아이돌 출신 배우’, ‘연기돌’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봐도 흠잡을 데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이고 있는 차학연. ‘완벽한 아내’가 반환점을 돌고 ‘터널’이 갓 첫 발을 뗀 가운데, 두 작품에서 모두 중요한 역할을 맡은 차학연의 존재감에 기대가 모아진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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