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일밤-복면가왕’ 신봉선 / 사진=방송화면 캡처
MBC ‘일밤-복면가왕’ 신봉선 / 사진=방송화면 캡처
신봉선: ‘팝콘 소녀’ 목소리를 정말 뺏고 싶었어요.
김구라: 네가 가져서 뭐하게?

지난 10월 9일 방송된 MBC ‘복면가왕’에서 신봉선은 ‘주문하시겠습니까 팝콘소녀’(알리)의 목소리에 극찬을 보내며 동화 ‘인어공주’ 속 마녀가 돼 팝콘 소녀의 목소리가 뺏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구라는 팝콘 소녀의 목소리를 가져가서 뭐하려고 하느냐며 신봉선을 놀렸고, 이는 모두를 폭소에 빠트렸다. 그러나 신봉선은 이날 칼을 갈았을지도 모른다.

27일 방송된 ‘복면가왕’에선 ‘뜨거운 심장 양철 로봇’에 도전하는 새로운 8명의 복면 가수들의 1라운드 듀엣곡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탈락자들의 반전 정체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최민용·김사랑 등 오랜만에 TV에 얼굴을 비친 반가운 얼굴도 있었지만, 이날 가장 놀라운 반전의 주인공은 개그우먼 신봉선이었다. 특히 ‘복면가왕’의 1회부터 지난 6일 방송까지 판정단에 함께 있었던 신봉선이었기 때문에 그의 등장은 모두를 충격에 빠트리기 충분했다.

‘복면매거진 2580’과 함께 세 번째 듀엣 무대에 오른 신봉선은 산울림의 ‘청춘’을 불렀다. 신봉선은 중저음의 목소리로 ‘청춘’의 슬픈 감성을 표현해 판정단을 완벽하게 속였다. 신봉선의 정체를 모르는 판정단은 “산전수전 공중전 모두 겪은 목소리” “한영애 씨 같다” “고수는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진면목을 보여준다”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있는 여성 가수” 등 극찬을 쏟아내며 ‘레전드 가수’의 등장을 예상했다.

신봉선이 ‘팝콘 소녀’의 목소리가 탐난다고 했을 때, 김구라는 “너도 네 목소리가 있잖아”라며 그를 타박했다. 당시엔 신봉선을 놀리는 말이었겠지만, 김구라의 말은 돌이켜보면 의미 있는 말이었다. 신봉선이 굳이 팝콘 소녀의 목소리를 탐낼 필요가 있을까. 이미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말이다.

신봉선의 출연은 ‘복면가왕’의 기획의도를 다시 한 번 빛냈다. 그동안 개그우먼이란 편견 때문에 우리가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보지 않았던 것뿐, 신봉선은 좋은 목소리와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가려야 들린다. 이것이 ‘복면가왕’의 묘미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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