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더 케이투’ 스틸컷 / 사진=tvN 제공
‘더 케이투’ 스틸컷 / 사진=tvN 제공
‘더 케이투’ 스틸컷 / 사진=tvN 제공
배우 송윤아가 악녀의 품격을 보여줬다. 아쉬웠던 개연성은 그의 신들린 연기력으로 커버가 됐다. 사연 있는 악역 연기로 ‘연기력=송윤아’라는 공식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12일 tvN ‘더 케이투’(극본 장혁린, 연출 곽정환)가 종영했다. ‘더 케이투’는 전쟁 용병 출신의 보디가드 ‘K2’ 김제하(지창욱)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최유진(송윤아)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 고안나(윤아)의 이야기를 담았다. 로열패밀리를 둘러싼 은밀한 비밀과 출생의 비밀, 복수, 러브라인 등이 얽히고설키며 초반부터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어갔다.

다만 중·후반부로 넘어갈수록 ‘더 케이투’는 갈 길을 잃은 모양새였다. 주인공인 김제하의 캐릭터가 실종되고 극 초반 맨발로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헤매며 최유진에 대한 복수를 꿈꾸던 고안나의 캐릭터가 김제하와 러브라인을 이루면서 매력이 반감됐다. 초반의 팽팽했던 긴장감은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잃는 게 보였다. 이를 꽉 붙들었던 것은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무엇보다 송윤아의 열연은 드라마의 중심을 잡는 큰 요소였다.

송윤아는 대권 주자 장세준(조성하)의 아내이자 JB그룹 가문의 맏딸 최유진 역을 맡았다. 단아한 외모에 자애로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최유진은 원하는 것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라지 않는 야망가이자 악녀다. 장세준과 딸 고안나를 못 만나게 하고, 자신의 앞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싶으면 살해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더 케이투’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더 케이투’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더 케이투’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재밌는 건 최유진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그의 사연이 하나둘씩 공개될수록 그를 응원하는 시청자들 역시 많아졌다. 비꼬는 표정과 말투로 상대방의 속을 뒤집다가도 여린 내면 역시 자주 드러냈다. 김제하에 특별한 관심을 드러내거나 장세준을 좋아하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몰라 쓸쓸한 얼굴을 드러낼 때도 많았다. 우아한 사모님이자 서늘한 마녀 여기에 연약함까지 지닌 그간 본 적 없는 다채로운 악녀 캐릭터였다. 캐릭터를 제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며 그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회에서도 그의 매력이 돋보였다. 최성원(이정진)이 쏜 총에 죽어가던 최유진은 고안나를 향해 엄혜린(손태영)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히면서 죄책감, 미안함 등을 드러냈다. 그의 얼굴은 눈물로 얼룩덜룩해졌다.

18년 전 드라마 ‘미스터 Q’에서 악녀 연기를 통해 톱스타 반열에 올랐던 송윤아. 그리고 18년 후 ‘더 케이투’로 다시 한 번 선보인 악녀 연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연기력을 입증해내며 ‘더 케이투’가 남긴 최고의 수혜자가 됐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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