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배우 한석규 / 사진제공=SBS
배우 한석규 / 사진제공=SBS
“정성호 씨를 떠올리면 어떡하죠?”

앞선 제작발표회 당시 한석규의 걱정은 괜한 것이었다. 우습기는 커녕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주는 묵직함은 목소리 만으로도 배우 한석규의 존재감을 실감하게 했다.

7일 첫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는 괴짜의사 부용주(한석규)와 열혈 여의사 윤서정(서현진), 실력파 인턴 강동주(유연석)의 운명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한석규는 극중 한때 신의 손이라 불렸던 대한민국 최고의 외과 의사 부용주에서 지방의 작은 분원 돌담 병원에서 은둔 생활을 즐기며 김사부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날 한석규는 작품의 처음과 후반에서 각각 부용주와 김사부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존재는 거의 드러내지 않은 채 목소리 만으로 5분여 간 짧지만 강렬하게 등장해 시선을 끌었다.

먼저 유연석과 인연이 닿았다. 부용주는 불공평한 진료 과정에서 억울하게 아버지를 잃은 어린 강동주의 폭주를 막고 치료해주며 “네가 싫어하는 사람들보다 위대한 인물이 되거라. 네가 바뀌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라고 따뜻하게 조언했다.

강동주는 커서 부용주가 몸담고 있던 거산대학교 병원의 인턴이 됐고 윤서정과의 첫 만남도 이 병원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의 로맨스가 진행되고 갑작스레 병원을 떠난 윤서정의 이야기가 그려질 동안 부용주는 자취를 감췄다.

극 말미 부용주와 윤서정의 만남이 그려지면서 김사부가 된 부용주의 모습이 공개됐다. 그는 산에서 발목 부상을 입고 고립된 윤서정을 구하며 신비롭게 재등장했다. 이때도 모습은 잘 드러나지 않았으나, 어둠 속에서 윤서정의 상태를 살피며 끊임없이 혼잣말을 내뱉는 모습은 그를 단번에 ‘괴짜’ 김사부로 인식하기 충분했다.

어두운 조명 속 한석규는 얼굴도 제대로 드러내지 않은 채 특유의 부드러운 중저음 목소리로 “이걸 어떡하나”, “죽겠네” 등 현실감 가득한 불평과 함께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짧은 목소리 출연 만으로 작품 속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 한석규의 역할이 앞으로 어떻게 빛날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게 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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