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안투라지’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안투라지’ 화면 캡처 / 사진=tvN 제공
‘안투라지’가 두 가지 갈림길에 섰다. 그간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하고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다소 산만하고 자극적인 전개로 눈살을 찌푸려지기도 했다. 어찌됐든 2016년 최고의 문제작의 탄생은 부인할 수 없는 듯하다.

4일 tvN ‘안투라지’(극본 서재원 권소라, 연출 장영우)가 첫 방송됐다. ‘안투라지’는 미국 HBO에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총 여덟 시즌을 방송하며 인기를 모았던 동명 드라마의 세계 최초 리메이크 버전이다. 원작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블랙 코미디와 남자판 ‘섹스 앤 더 시티’로 불릴 만큼 직설적인 발언과 마약, 폭력, 성생활 등 높은 수위가 특징이다. 때문에 리메이크작이 이를 어떻게 표현해낼지 관심이 모아졌다.

베일을 벗은 ‘안투라지’는 첫 장면부터 살색의 향연이었다. 주요 인물인 서강준·박정민·이광수·이동휘는 알몸으로 강렬한 포문을 열었다. 중요 부위만 모자이크한 채 적나라하게 실루엣이 드러났다. 여기에 거침없는 19금 멘트와 욕설, 딥키스 등 파격적인 전개가 펼쳐졌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수위였다. 화려함을 더하는 카메오들의 향연 역시 이어졌다. 초반부터 하정우·김태리·박찬욱·봉만대 감독·마마무·아이오아이 임나영·김청하 등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초호화 군단의 지원사격이 이어졌다.

다만 전개는 번잡했다. 첫 방송인만큼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했던 제작진이었겠지만 내용이 잘 이어지지 않고 툭툭 끊기는 느낌이었다. 특히 클럽에 온 듯 끊임없이 이어졌던 BGM은 극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로 지적됐다.

그러나 첫 회로 평가하기에 ‘안투라지’가 보여줄 이야기는 무궁무진하다. ‘안투라지’는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차영빈(서강준)과 그를 톱스타로 만드는데 올인한 매니지먼트 대표 김은갑(조진웅), 그리고 차영빈에게 인생을 건 친구인 이호진(박정민)·차준(이광수)·거북(이동휘)의 특별한 케미스트를 담은 작품으로 연예계의 일상을 가감 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안투라지’ 포스터 / 사진=tvN 제공
‘안투라지’ 포스터 / 사진=tvN 제공
실제 화려한 카메오 군단만큼이나 이날 돋보였던 것은 김은갑과 이호진의 대립이었다. 차영빈의 첫 주연작 ‘악의 꽃’이 혹평 세례를 받는 가운데, 소속사 대표인 김은갑은 차영빈을 어떻게든 드라마에 출연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차영빈의 친구이자 매니저인 이호진은 소신껏 차영빈에게 어울리는 작품을 추천했다. 이 과정서 짧지만 소속사 대표와 스타를 관리하는 매니저의 고충이 짧게나마 드러내며 흥미를 이끌었다.

‘안투라지’는 첫 회부터 두 가지 갈림길에 섰다. 연예계 일상을 다루는 만큼 비주얼적인 면은 훌륭했지만 내용은 산만했고 끊기는 느낌으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늘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연예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던 만큼 ‘안투라지’가 반전을 안길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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