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JTBC ‘말하는대로’ / 사진=방송화면 캡처
JTBC ‘말하는대로’ / 사진=방송화면 캡처
꾸밈없는 진짜 이야기가 있는 거리 ‘말하는대로’가 안방까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JTBC ‘말하는대로’는 유행을 거부한 프로그램이다. 음악 예능과 먹방·쿡방이 여전히 유행하고 있는 2016년에 강연쇼의 골격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9일 방송된 ‘말하는대로’는 시청률 1.908%(전국 유료가구기준, 이하동일)를 기록했다. 이는 ‘말하는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이며, 방송 5주 만의 결과다. 시청률 2% 돌파도 눈앞이다.

‘말하는대로’는 거리 버스킹을 ‘말’로 재해석해 ‘말로하는 버스킹’을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이다. 매주 3명의 말 버스커들은 거리로 나가 직접 관객을 모객하고, 그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유명인사가 등장하는 강연 프로그램 같지만 ‘말하는대로’는 다르다.

‘말하는대로’의 버스커들은 청춘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고 말하지도 않고, 역경을 딛고 성공한 자신의 인생역전 스토리를 풀어놓지도 않는다.

연애 칼럼니스트 곽정은은 5세 때, 한 아저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경험을 고백해 모두를 놀라게 했고, 키는 스스로 샤이니 멤버 중 만년 5위라고 생각했지만 ‘닭다운 대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개그맨 이수근은 도박 파문으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을 당시의 심경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말하는대로’의 버스커들은 자기가 평소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시민들 앞에서 말하고, 그 어디에서도 하지 않았던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들을 털어놓는다.

시민들은 버스커들이 전하는 진심에 공감하고, 위로를 받는다. 오히려 때로는 버스커들을 위로한다. 배우 하성태는 대기업을 다니던 중 오랫동안 꿈꿔왔던 배우를 하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었다며 자신이 이기적인지 시민들에게 물었다. 그의 말 버스킹을 듣던 시민 한 명은 “당신은 이기적인 남자가 아니라 이 ‘기적’인 남자”라고 말해 모두를 감동케 했다.

버스커들의 진심이 거리에 물들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말하는대로’ 정효민 PD는 “버스커들이 사전 미팅에서부터 자기 고백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제안을 한다. 자신이 평소하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들을 ‘말하는대로’를 통해 하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정 PD는 “시민들 역시 마음을 열고 버스커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신다. 그리고 본인들도 버스커들과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공감하고 호흡해준다. 버스커와 시민들의 진심이 시너지를 이뤄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