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MBC ‘W’ 이종석과 한효주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MBC ‘W’ 이종석과 한효주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배우 이종석과 한효주의 열연이 가장 빛났다. 지난 14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의 두 주인공 이종석과 한효주가 마지막까지 맥락 있는 연기력으로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웹툰 주인공과 현실의 의사가 차원을 넘은 사랑에 빠진다는 ‘W’의 기본 설정은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동시에, 주인공을 맡은 이종석과 한효주가 과연 이 난해한 설정을 어떻게 표현해낼 지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로 이어졌다.

두 배우의 호연은 이러한 기대감을 단번에 충족시켰다. 이종석은 탄탄한 발성과 또박또박한 발음이 뒷받침된 연기력으로 강철이라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특히 진짜 만화를 찢고 나온 것 같은 비주얼도 시청자들이 이종석과 강철을 동일시하는 데 한몫했다. 정 많은 초짜의사 오연주를 연기한 한효주도 특유의 사랑스러운 분위기와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매회 호평을 얻었다.

‘W’ 이종석과 한효주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W’ 이종석과 한효주 / 사진제공=MBC 방송화면
극중 강철과 오연주는 수차례 목숨을 위협 당하고 이별과 기억 상실을 거듭하며 극한의 상황에 처해야 했다. ‘W’의 마지막 회가 그려진 60분도 마찬가지였다. 오연주는 강철과의 해피엔딩, 아버지 오성무(김의성)과의 해피엔딩 사이에서 한 길을 선택해야 했지만 둘 다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철이 악당 한철호(박원상)의 총에 맞아 죽어가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 오연주는 홀로 현실에 돌아와 ‘웹툰W’의 새드 엔딩을 받아들여야 했다. 오연주는 웹툰 속에서 강철이 쓰러진 버스 정류장에 주저앉아 오열하고 박수봉(이시언)의 도움을 받아 실려 간 응급실에서도 오열했다. 한효주는 시청자들의 눈시울마저 젖게 만드는 눈물 연기로 판타지가 가미된 극중 상황에 현실감을 더했다.

강철 역시 끝까지 고된 삶을 살았다. 이날 한철호의 총에 맞은 강철은 기지를 발휘해 죽기 직전 도망쳤다. 그러나 이미 피를 많이 흘려 위험해진 상황. 강철은 오연주에게 전화를 걸어 “왜 안 오냐. 내가 기다린다. 마지막 회가 오연주 씨 말 대로 되긴 틀린 것 같다. 역시 그건 아니었다. 빨리 와라. 보고 싶으니까”라며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오연주가 강철이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는 거의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강철은 마지막으로 오연주의 얼굴을 바라보며 애틋한 미소를 짓고 쓰러졌다. 이종석은 총격을 당한 고통을 실감나게 표현하면서도 오연주를 향한 강철의 감정 역시 세심하게 그려내며 다시없을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이종석은 앞서 KBS2 ‘학교 2013’,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닥터 이방인’ 등의 작품으로 시청률 흥행을 이끄는 동시에 모델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를 떼어내기 충분한 연기력을 자랑해왔다. ‘W’에서도 남다른 캐릭터 해석력으로 만화 주인공이라는 독특한 인물을 훌륭히 소화해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이다. 한효주 역시 ‘W’를 통해 그의 필모그래피에 인생작품을 더했다. 특히 MBC ‘동이’ 이후 오랜만에 다시 찾은 안방극장에서 오연주를 통해 정형화된 ‘캔디’를 탈피하는 데 성공했다.

‘W’의 후속작으로 오는 21일부터 ‘쇼핑왕 루이’가 방송된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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