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굿와이프’ 단체포스터 / 사진=tvN 제공
‘굿와이프’ 단체포스터 / 사진=tvN 제공
‘굿리메이크’로 남게 됐다.

27일 tvN ‘굿와이프’(극본 한상운, 연출 이정효)가 종영했다. 김혜경(전도연)은 서중원(윤계상)의 뇌물 수수 혐의를 벗기고, 이태준(유지태)과 쇼윈도 부부를 유지했다. 마지막 ‘당신이 가장 소중합니다’라는 메시지처럼 그간 자신이 아닌 남편, 아이들을 위해 살아왔던 김혜경은 자신에게 맞는 가장 ‘이상적인’ 결말을 택하며 여운을 남겼다. 한국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여주인공의 실리적 선택으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월 첫 방송된 ‘굿와이프’는 전도연의 11년만의 안방극장 컴백과 동시에 지난 2009년 미국 CBS에서 방송된 동명의 미국 드라마(미드)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에서 화제를 샀다. 미드 리메이크는 국내 최초다. 매회 짜임새 있는 탄탄한 스토리로 큰 인기를 모았던 작품인 만큼 한국판으로 재탄생되는 ‘굿와이프’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16회를 달려오는 동안 ‘굿와이프’는 한국적 정서를 잘 살리면서 원작의 디테일은 놓치지 않으며 성공적인 리메이크작으로 호평 받고 있다.

‘굿와이프’가 ‘굿리메이크’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원작의 큰 틀 안에서 국내 현실에 맞는 각색과 캐릭터들의 변화 더불어 배우들의 명연기가 어울러졌다는 평이다.

‘굿와이프’ 스틸컷 / 사진=tvN 제공
‘굿와이프’ 스틸컷 / 사진=tvN 제공
원작 속 알리샤 플로릭(줄리아나 마굴리스)이 감정을 절제했다면 전도연이 연기한 김혜경은 자신의 감정을 겉으로 드러냈다. 남편의 외도로 인한 혼란스러움과 분노, 변호사로서의 승부욕과 의뢰인에 대한 인간적인 정까지. 시청자들이 김혜경의 감정에 이입할 수 있도록 했다. 비교적 긴 시즌을 통해 알리샤의 모습을 다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원작과는 달리 16부작 안에 모든 걸 보여줘야 하는 ‘굿와이프’는 김혜경의 명확하고 명료한 면모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유지태가 연기한 이태준은 크리스 노스가 연기했던 피터 플로릭보다 훨씬 더 강렬하고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성 스캔들 이후 기죽어있던 피터와 달리 이태준은 당당했고, 무엇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극에 스릴러적인 요소를 더했다. 아내에 대한 사랑과 강한 집착을 함께 보이며 선과 악을 넘나드는 두 얼굴로 드라마의 매력 지수를 한껏 끌어 올렸다.

한국판에서만 추가된 스토리도 공개됐다. 과거 김혜경은 이태준이 낸 교통사고를 덮어주면서 변호사의 꿈을 포기했다.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해 살기 시작한 김혜경의 시작점이자 자신의 야망과 출세가 가장 먼저인 이태준의 이기심을 엿볼 수 있었다. 이처럼 ‘굿와이프’는 원작보다 더 선명한 캐릭터의 성격을 부각시켰다. 여기에 베드신과 살해 위협 그리고 캐릭터의 양성애 설정 등 우려를 모았던 수위 역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하며 이질감 없이 그려냈다.

‘굿와이프’는 원작사인 CBS의 컨설턴트로부터 주요 캐릭터들에 대한 인사이트 및 스토리 구조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며 리메이크의 완성도를 높였다. 리메이크를 담당했던 CBS 컨설턴트 제랄드 사노프는 “‘굿와이프’는 작가, 프로듀서들이 미국 원작의 스토리 구조를 충실히 유지하였고, 이와 동시에 현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한국 캐릭터들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매우 특별하다”고 극찬했다. 원작을 단순히 번역하거나 원작의 모든 요소를 제외해 뼈대만 남은 리메이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원작의 재미와 국내 정서에 맞는 각색이 ‘굿와이프’를 ‘굿리메이크’로 남게 한 원동력이 됐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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