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속 박보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속 박보검 / 사진=방송 화면 캡처
‘착한 남자’ 박보검은 가고 잔망스러운 왕세자만 있었다. ‘구르미’ 박보검의 유쾌한 연기는 시청자들을 홀렸다.

지난 22일 KBS2 ‘구르미 그린 달빛’(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김성윤 백상훈, 이하 구르미)이 포문을 열었다. 조선시대 청춘들의 성장이야기를 그린 극에서 박보검은 조선 연애사를 읽으며 숨죽여 웃는 왕세자 이영으로 첫 등장했다.

앞서 박보검은 tvN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에서 천재바둑기사이자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매력의 최택을 연기하며 대세 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박보검에 대해 끊이지 않고 쏟아지는 미담은 그를 ‘국민 남동생’으로 만들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잔망 빼면 시체인 왕세자 연기에 나섰다.

특히 이번 작품은 그의 첫 지상파 주연작이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박보검은 “내가 극을 이끌어가야 하는데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고백하면서도 “생각해보니 나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독님·작가님·스태프들·배우들 모두가 주인공이었다. 그 생각으로 부담을 덜었다”고 털어놨다.

역시 그는 부담감 대신 최선을 보여줬다. ‘구르미’ 첫 방송에서 마치 이영 그 자체인 듯한 모습을 드러낸 것.

이날 방송에서 이영은 글공부가 하기 싫어 스승과 입을 맞춘 후 아버지를 속였고, 우연히 시간을 보내게 된 홍라온(김유정)에게 은근히 자신의 위신을 과시했다. 또 홍라온과 함께 구덩이에 빠졌을 때는, 등에 붙은 뱀에 온 몸을 떨며 기겁하는가 하면 자신을 구덩이에 남겨두고 자리를 뜬 홍라온에 소리를 지르며 모든 분노를 토해냈다. 유쾌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여동생 명은공주(정혜성) 앞에서 현실 오빠의 면모를 보이면서도 은근히 동생을 챙기는 모습으로 ‘츤데레’ 매력까지 뽐냈다.

첫 회 극 말미, 이영은 악연으로 부딪힌 적 있는 홍라온과 다시 한 번 재회했다. 둘 사이에는 철저한 갑과 을의 향기가 흐르며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했다. 특히 박보검이 한없이 장난스럽다가도 진지한 내면 연기로 내시뿐 아니라 시청자까지 홀릴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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