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MBC ‘W’ 포스터 / 사진제공=MBC
MBC ‘W’ 포스터 / 사진제공=MBC
‘고공행진’만 이어질 것 같던 MBC 수목극 ‘W(더블유)’의 시청률 추이가 한풀 꺾였다. 지난 3일 방송된 ‘W’는 13.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의 수치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으나, 바로 다음날인 4일, 12.2%의 시청률을 기록, 1,3%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8월 1주차의 경우 여름 휴가철의 여파로 대다수의 프로그램들이 시청률 하락 추세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나, 같은 방송사 월화극 ‘몬스터’의 경우 시청률을 유지하며 탄탄한 고정 시청자 층을 입증했던 것을 생각하면 ‘W’의 하락은 아쉬운 기록임이 분명하다. ‘W’가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기 위해 돌파해야 할 세 가지를 짚어봤다.

◆ 작품성과 진입장벽의 상관관계
드라마의 시청률 상승을 이끄는 핵심은 입소문이다. 입소문을 통한 시청자의 중간 유입량이 시청률을 결정짓는 것. ‘W’에게는 반은 쉽고 반은 어려운 일이다. ‘W’는 웹툰 주인공 강철(이종석)과 현실 세계의 오연주(한효주)가 만나며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로맨스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와 독특한 설정 덕에 이미 확고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상황이다. 그러나 높이 평가되는 작품성만큼 그 진입장벽 역시 높은 것이 사실이다. 웹툰과 현실이라는 두 개의 차원을 오가며 진행되는 스토리에 한 회는 물론이고 단 10분만 한 눈을 팔아도 그 다음 상황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진다.

이에 ‘W’ 제작진은 매 회 첫 부분에 지난 줄거리를 설명하는 방식을 택했다. MBC 측 역시 재방송 편성을 늘리고 매 주말마다 네이버 TV캐스트를 비롯해 온라인 SNS 공식계정,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송 2회 분의 해설을 담은 ‘W 완전정복-복습의 세계’ 영상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평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W’는 1회를 놓친 순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드라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방송 2회분을 반복해 재방송하는 편성이 시청자 유입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1회부터 최근 방송분까지 ‘전회 몰아보기’와 같은 방식의 재방송 편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설정과 설명 사이의 딜레마
작가들은 보통 ‘진술의 딜레마’에 빠진다. 이는 자신이 전달하고픈 메시지를 상황이나 대사에 녹여내느냐 직접 진술하느냐의 문제인데, ‘W’도 비슷한 딜레마에 처했다. ‘W’는 웹툰 주인공 강철이 언제부터 자기 의지를 가지게 되었는지, 웹툰 작가 오성무(김의성)가 어떻게 강철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는지 등 스토리의 뿌리가 되는 기본적인 물음부터 현실 세계의 오연주를 웹툰 세계로 소환하는 힘의 근원은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이르기까지, 답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소설과 같이 한두 줄의 텍스트로 설명을 대신할 수 없다. 이에 ‘W’는 오성무가 ‘웹툰W’로 성공을 거둔 작가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태블릿 속 강철의 자유 의지를 인식하게 된 순간을, 오성무가 오연주에게 당시의 상황을 회상하는 방식으로 표현했다. 아무리 설정이 재밌는 작품이라도 설명이 길어지면 지루할 수밖에 없다.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뒤 곧바로 하락세를 보였던 지난 5~6화는 설명부에 해당했다. ‘W’ 측은 첫 방송 당시 “1회가 수많은 복선을 함축해 놓은 이야기였다면 앞으로는 인물에 대한 설명이 풀어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7회 방송을 앞둔 현재, ‘W’ 속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얼추 끝났다. 앞으로 지난 일들에 대한 설명보다 빠른 전개가 다시 극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높일 차례다.

◆ 맥락 없는 로맨스VS분량 없는 로맨스
‘W’가 신드롬급 인기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메인 커플 강철과 오연주의 공이 크다. ‘웹툰W’에 빨려 들어갈 때마다 엔딩을 만들기 위해 다짜고짜 강철의 뺨을 때리고 키스를 하고 누드쇼를 벌이고 총을 쏘는 ‘맥락 없는’ 여자 오연주와, 그녀의 막무가내에 당황하면서도 스릴러 장르의 ‘웹툰W’를 로맨스 만화로 만들어 버린 강철의 달콤한 대사와 매너들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여심을 사로잡는 키스신과 스킨십 장면들이 매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6회에서는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한 비밀을 알게 된 강철이 결국 현실 세계에서 자살을 택한 뒤로 분량이 실종됐다. 오연주 역시 강철과의 짧은 사랑을 잊기 위해 노력하며 “만화 주인공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로맨스는 국내 드라마 인기 요인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로맨스가 실종된 5~6회에 대해 시청자들의 아쉬운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당연하다.

잠시 주춤했던 로맨스는 7회에서 해결될 전망이다. 다시 ‘웹툰W’로 빨려 들어간 오연주가 강철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가 하면 한 침대에 누워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의 달달한 애정 신들이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것. 앞서 ‘W’ 측이 공개한 스틸컷 속에도 이종석과 한효주가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담겨있어, 앞으로 전개될 두 사람의 로맨스가 시청률 견인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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