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W’ 화면 캡처 / 사진=MBC 제공
‘W’ 화면 캡처 / 사진=MBC 제공
숨 쉴 틈을 주지 않았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교차됐다. 장르와 차원을 넘나들었다. 남주인공은 알고 보니 웹툰 속 인물이고, 여주인공이 웹툰에 끌려 들어가며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전까지 한국 드라마에서는 볼 수 없던 독특한 상상력이 산물이었다. 감각적인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지며 스타일리시한 드라마의 탄생을 알렸다.

20일 MBC ‘W-두 개의 세계’(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 이하 W)가 첫 선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웹툰 속 인물인 강철(이종석)의 굴곡진 인생사부터 그 웹툰 속으로 빨려 들어가 강철과 예기치 못한 인연을 맺게 되는 오연주(한효주)의 모습이 빠르게 전개됐다.

최연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강철의 삶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전국민적 영웅에서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누명을 쓰고 재판을 받게 됐다. 증거 부족으로 1년의 수감 후 석방된 그는 폐인 생활 끝에 자살을 결심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그는 ‘역전승’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진범을 찾기로 했다.

강철은 극 속 인기절정의 웹툰 ‘W’의 남주인공이었다. 그리고 현실 속 오연주는 웹툰 ‘W’를 그린 오성무(김의성) 작가의 딸이었다. 그는 선배의 스포일러 지시를 받고 오성무의 작업실로 향했다. 그곳에 오성무는 없었다. 갑자기 증발해 버렸다는 것. 의아해하며 작업실을 둘러본 오연주는 “잡아먹히느니 잡아먹겠다”라는 의미심장한 문구가 적혀 있는 카드를 봤고, 그 순간 웹툰 속으로 들어갔다.

오연주는 피투성이가 된 한 남성을 발견하고, 응급 처방으로 그를 살려냈다. 그러나 그가 강철이라는 사실을 알고 의아해했고 한 켠에서 ‘계속’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아연실색했다. 현실로 돌아온 오연주는 자신이 강철을 구하는 모습이 웹툰 ‘W’를 통해 연재된 모습을 봤다. 무엇보다 강철이 오연주를 찾으며 “아무래도 이 여자가 내 인생의 키를 쥔 것 같다”고 말하는 극 내용을 보고 “왜 나를 찾아 당신. 왜 내가 당신 인생의 키가 되는 건데?”라며 소름 돋아 하는 모습으로 1회가 마무리됐다.

긴장감이 넘쳤다. 우려를 자아냈던 웹툰과 현실세계의 교차라는 판타지 역시 무리로 느껴지기보다는 과연 강철과 오연주 그리고 강철을 만들어낸 오성무에게 어떤 사연이 있던 건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다가왔다. 서스펜스·스릴러·판타지 그리고 향후 펼쳐질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까지 ‘W’는 첫 방송부터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낸데 성공했다. ‘인현왕후의 남자’·‘나인: 아홉 번의 시간 여행’ 등으로 타임슬립 드라마의 장을 열었던 송재정 작가는 이번에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독특한 판타지의 세계로 시청자들을 초대했다.

진정한 ‘만찢남녀’로 변한 이종석과 한효주의 열연이 돋보였다. 이종석은 순정만화 주인공 속 비주얼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짧게 설명된 강철의 삶을 섬세한 연기로 열연했다. MBC ‘동이’ 이후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한효주는 웹툰 속 인물과 교류하게 되는 믿기 힘든 현실과 황당함을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제대로 살려내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향후 두 사람이 펼칠 커플 호흡에 대한 기대감 역시 커졌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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