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사진=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MBC ‘무한도전’ 487회 2016년 7월 2일 토요일 오후 6시 20분


다섯줄 요약
이번 주 ‘무한도전’에서는 ‘유재석으로 살기 vs 박명수로 살기’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먼저 유재석과 박명수의 진짜 성격을 알기 위해 재능 기부 특집을 가장한 관찰카메라가 진행되고, 유재석과 박명수는 각자의 방식으로 장롱면허 운전자인 스태프들에게 운전을 가르쳤다. 이어서 유재석, 박명수로 살아보기 체험이 시작되고 ‘박명수로 살아보기’에는 박창훈 PD가, ‘유재석으로 살아보기’에는 박명수가 신청하여 아바타 체험을 했다. 더불어 이번 방송에서는 릴레이툰의 두 번째 주자인 양세형-이말년의 <무한도전 최후의 날>이 공개되었다.

리뷰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1인자 유재석과 하고 싶은 말은 하며 사는 2인자 박명수, 만약 두 사람의 삶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어떤 것이 더 좋을까? 멤버들이 무심코 던진 사소한 이야기마저 대단한 특집으로 만들어버리는 ‘무한도전(이하 무도)’답게 ‘바보 어벤져스’ 특집에서 하하가 제기했던 이 사소한 토론 주제는 어느새 한 회 분량의 특집으로 발전되었다.

농담으로 시작했을 ‘유재석으로 살기 vs 박명수로 살기’가 특집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었던 것은 유재석과 박명수라는 인물이 오랜 시간 ‘무도’를 통해 자신의 확고한 캐릭터를 구축해왔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유재석으로 살기’란 곧 모두에게 사랑받는 1인자이지만 다소 피곤한 완벽주의자로서의 삶이고 ‘박명수로 살기’란 만년 2인자 처지이지만 대신 보다 더 자유롭고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는 삶이다. 착하게 살고 싶다며 ‘유재석으로 살기’를 택한 솔비나 미움 받을 용기가 있는 박명수처럼 살아보고 싶다는 박창훈PD처럼, 저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이를 택하였지만 결국 답은 없다. 시청자의 투표 결과 역시 45% 대 55%의 근소한 차이였을 만큼 쉽게 답을 정할 수 없는 난제였다.

‘유재석으로 살기 vs 박명수로 살기’라는 주제 덕분에 이번 주 ‘무도’는 유재석과 박명수, 두 멤버와 그들의 생활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이번 방송에서 주인공인 이들만큼이나 빛을 발한 것은 그들의 삶을 관찰하는 와중에 등장한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진이었다. 가장 먼저 활약한 것은 유재석과 박명수의 실제 성격을 알아보기 위한 운전 강습 관찰카메라의 도우미였던 김부경PD와 장우성PD였다. 예상대로 유재석은 부드럽게 다독여가며 운전을 가르친 반면 성격이 급한 박명수는 스파르타식으로 다그쳤는데, 박명수 때문에 기죽은 장우성PD의 모습이나 ‘급할 것이 없으니 천천히 운전하라’는 유재석의 조언에 ‘엑소 콘서트 티켓팅이 있어서 급하다’고 말하는 김부경PD의 모습은 예상치 못한 웃음을 주었다. 물론 김부경PD가 안에서 편집하느라 밖에 못나간다거나, 최근 엑소에 빠져있다는 것을 강조하여 그에게서 끊임없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 유재석의 노련한 진행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아바타 조종 방식의 ‘유재석, 박명수 삶 체험하기’에서는 MBC의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의 제작진이 등장하여 의외의 예능감을 선보였다. ‘박명수로 살기’, 혹은 ‘유재석으로 살기’로 시작한 아바타 조종은 원래 의도와 멀어져 재미를 주기 위한 다소 황당한 요구들로 이어졌는데, 소심한 성격 탓에 박명수의 무리한 요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박창훈PD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박창훈PD의 황당한 행동에도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준 권석 부국장과 유재석의 조종으로 ‘진짜 사나이’ 제작진을 찾아가게 된 박명수에게서 기어코 방송에 출연하겠다는 지장을 받아낸 작가의 활약 또한 빛났다.

이번 방송에서 ‘무도’는 연기자들뿐만 아니라 사실상 일반인인 예능제작진들에게도 초점을 맞추었고 그들이 프로그램에서 활약할 기회를 주었다. 또한 지난 방송에 이어 이번 방송에서도 ‘무도 릴레이툰’의 더빙에 참여하는 김태호PD의 ‘발연기’를 계속해서 언급하여 상당 분량의 방송시간을 그에게 할애했다. 이제 정말 예능제작진이 프로그램의 환경을 만들어내는데 그치지 않고 프로그램의 중심으로 들어와 직접 활약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실감하게 하는 것이다. 특히 ‘무도’는 수장인 김태호PD부터 작가진까지 그동안 많은 제작진이 직접 TV에 등장하여 활약해왔다. 앞으로 또 어떤 이들이 등장하여 출연진 못지않은 빛나는 예능감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수다포인트
– 오늘의 결론 : 유재석으로 살기 < 유재석 측근으로 살기 < 유재석 측근의 아내로 살기
– 왠지 남일 같지 않은 부경PD의 티켓팅 실패
– 출연자와 제작진 모두가 공감하는 한 가지, ‘김태호PD는 악마다’
– 예측불허의 릴레이툰, 이러나저러나 어차피 박명수 빼고는 모두가 새드앤딩?

김하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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