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수의 신’ 방송화면 캡처
사진=’국수의 신’ 방송화면 캡처

KBS 2TV ‘국수의 신’ 14회 2016년 6월 9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밀실에 잠입했던 무명(천정명)은 박태하(이상엽)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발각될 위기를 면한다. 김길도(조재현)의 믿음직한 수하가 된 박태하는 무명을 향해 날 선 경고를 한다. 눈을 감은 고대천(최종원)의 유언장에는 김다해(공승연)가 언급돼 궁락원 지분을 둘러싸고 고강숙(이일화)이 크게 노한다. 무명은 김길도 대신 출연한 방송에 좋은 반응을 얻어 궁락원 매출 상승에 기여한다. 위기감을 느낀 김길도는 무명에게 궁락원 면장 자리에서 사퇴할 것을 은근히 종용한다.

리뷰
13회에 이은 반전이었다. 대면장 고대천(최종원)이 눈을 감으며 자신을 압박했던 김길도(조재현)에게 어쩔 수 없이 궁락원 지분을 넘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꽤 비중 있는 20%의 지분을 김다해(공승연)의 몫으로 돌린 것이다. 고대천은 김다해가 자신을 살뜰히 보살핀 덕도 있겠지만 자신이 죽인 것이나 다름없는 김다해 생모가 떠올라 그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물론 친딸인 고강숙(이일화)의 분노는 당연했다.

김길도는 김다해가 필요했다. 생물학적으로는 딸이 확실하지만 갑자기 딸 앞으로 떨어진 궁락원 지분을 합쳐 자신의 힘을 키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다해 생모가 있는 납골당에서 보란 듯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은 어떻게 흘리는 것이냐. 전에 한 번 눈가에 눈물이 맺혀본 적은 있다.”고 했던 김길도였다.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 김길도가 김다해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해 연기까지 하며 추악함을 드러내는 대목이었다.

과연 김길도의 계략은 고강숙과 설미자(서이숙)도 간파할 정도였다. 궁락원을 흔들리게 해 김길도 자신이 운영권을 되찾아 오는 것. 그 희생양은 면장인 무명(천정명)이었다. 혹여나 자신이 운영권을 갖지 못해도 ‘비빌 언덕’이 될 곳은 치면식당이었다. 궁락원 면장에서 물러나 치면식당을 운영하라는 김길도의 말에 무명은 대안을 제시했지만 김길도는 꿈쩍 할 리가 없었다.

어째서인지 무명은 궁락원 면장에서 사퇴하겠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줄곧 복수의 칼날만 갈아온 그가, 너무도 쉽게 무너지는 것은 의아했지만 어딘가 믿는 구석이 따로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자신을 배신했다며 따귀를 날리는 설미자 앞에서 무명은 언젠가 원하는 대로 다 이뤄질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채 체념하는 모습이었다.

무명의 새로운 전략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 이제 김길도의 밀실만이 그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 상태에서 김길도의 신뢰가 필요했다. 신뢰를 얻으려면 그가 지시한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하정태가 곧 김길도라는 사실과 자신의 아버지가 진짜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밝히기 위해서 말이다. 무명이 잠시 후퇴한 상태에서 주변 인물들, 특히 김길도의 과거 살인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는 소태섭(김병기) 의원이 어떤식으로 압박을 할지가 주목된다.

수다 포인트
– 7cm 구두를 신은 김길도의 그나마 인간적인 포인트 하나. “공기가 맑네“
– 컴맹 김길도의 그나마 인간적인 포인트 둘. 독수리 타법, 그리고 오타.
– 박태하 품에 기대 우는 김다해가 부러울 뿐이고.
– 막강 파워를 가진 사이다 같은 존재, 소태섭 의원.

최재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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