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살벌 패밀리
달콤살벌 패밀리
MBC ‘달콤살벌 패밀리’ 15회 2016년 1월 13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백회장(김응수)이 봉감독(조달환)을 몽둥이로 패려는 순간, 태수(정준호)가 나타난다. 백회장은 봉감독을 사랑한다는 오여사(지수원)의 고백에 충격을 받아 쓰러지고 입원한다. 태수는 충심건설에서 진행하는 만복상가 재개발 사건에 휩쓸리게 되고, 은옥(문정희)은 다시는 충심과 관련 없이 살기를 바란다. 태수는 과거에 자신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던 이들의 비참한 생활을 보고 괴로워한다.

리뷰
다들 너무 진지하다. <달콤살벌 패밀리>는 사실 진짜 ‘가족 이야기’처럼 보여서는 안 되는 드라마 아니었을까. 이런 식의 ‘패밀리’가 캐릭터로서 나을 수는 있지만, 그들이 현실 쪽으로 넘어오게 되면 드라마적 재미와는 멀어진다. 시청자가 애초 기대한 것은 어떤 발칙한 가공의 세계에 가까웠다.

그런 식의 가공의 세계가 ‘잘 짜여진’ 캐릭터 게임으로 가게 될 줄 알았다. 출생의 비밀을 시한폭탄처럼 장착한 ‘막장’ 드라마들이 연기만은 최대한 사실주의를 추구하는 것과는 달리, 상황도 연기도 ‘극적’으로 갈 것으로 보였다. 코믹연기에 능한 배우들의 포진이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런데 시청률이 답보 상태에 빠지면서, 극은 자꾸만 ‘현실적’ 혹은 어딘가 현실 세계를 닮은 듯한 전개로 흘러간다. 태수와 은옥 부부의 대화는 완전히 생활고와 취업난, 쪼들리는 살림살이에 대한 세세한 걱정과 바가지로 채워지고 있다. 세밀하다 못해 궁상맞을 지경이다. 얼핏 여느 집에서나 다 할 법한 대화 같겠지만, 실은 우리나라 드라마 속 부부들이 익히 하는 그런 식상한 대사들이다.

배우들이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이 드라마가 원래 하려던 이야기는 이제 짐작하기 어려워졌다. 최대한 ‘극적’인 캐릭터일 줄 알았던 그들은, 점차 얌전해지고 ‘현실’과 타협하다 못해 안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최근 히트작들의 부분 부분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15회에서는 특히 그런 느낌이 두드러졌다.

후반부에서 백회장-오여사-봉감독의 스캔들이 튀면서도 한편 돋보이게 된 이유도, 이 상황만이 제대로 ‘극적’이었기 때문 아닐까. 사실 이 ‘로맨스’에서의 재발견은 배우 지수원이다. 오여사라는 배역이 뻔해 보일 수는 있어도, 이런 ‘가식100%’ 같은 연기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연기다. 지수원이 제대로 뻔뻔하게 해냈기에, 이 삼각관계는 애절할수록 코믹해질 수 있었다.

이래저래 아쉽다. 배우들이 열연할수록 그들이 놓인 ‘배경’과 상황은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제 겨우 한 회가 남았을 뿐인데, 원래 하려던 이야기가 무엇인지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손대표(김원해)의 사기행각으로부터 시작된 영화 제작의 난관과 살인미수 혐의 등등 초반의 사건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 성민은 정말 누구의 아들일까. 이야기가 현실 세계로 넘어오거나 침범하지 말고, ‘새로운’ 관계나 사건으로 넘어가지 말고, 그간 풀어놓은 이야기들부터 마무리해야 하지 않을까.

수다 포인트
-오여사의 행복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
-추운 날 종일 길에서 판 김치볶음밥이 고작 네 그릇.
-태수는 넘버 투일 때도, 가난한 가장일 때도 너무 번듯한 미중년.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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