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지하윤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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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지하윤. 예명이다. 어렸을 때부터 히읗자 들어간 이름을 갖고 싶었다. 오랫동안 고민하다 ‘하윤’이라는 이름을 생각해냈다. 이름을 바꾼 특별한 이유나 계기는 없다. 본명은 지윤미다. 윤할 윤(潤)에 아름다울 미(美). 그러고보니 부모님께 정확한 뜻을 물어본 적이 없다. 어렸을 땐 아름다울 미(美)만 중요했었나보다. 하하.

그룹 아이콘 ‘에어플레인’ 뮤직비디오에 출연해 많이 알려졌다. 반응이 클 거라 예상은 했었다. 아이콘이 워낙 유명한 아이돌 그룹이니까. ‘에어플레인’ 노래가 좋았던 것도 한 몫 했다. 다른 사람과 호흡을 맞추는 촬영은 처음이었다. 함께 연기를 한 바비랑 비아이는 실제로 같은 멤버니까 친한 게 당연했고, 초면인 나랑은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두 사람이 날 배려해줘서 말도 놓고 편하게 촬영했다.

케이블채널 tvN ‘두번째 스무살’ 속 민애는 그냥 ‘나’였다. 민애 역할이 공부보단 대학생활을 추구하는 친구였다. 실제 나 역시도 대학생활을 열심히 즐겼다. 다시 오지 않을 시절이니까. 1학년 때 기숙사 생활을 했다. 부모님을 떠난 생활이 처음이라서 그런지 마냥 즐거웠다. 밤에 야식도 시켜먹고. (웃음) 친구들과 24시간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좋았다.

나는 자유로운 사람이다. 생각도 행동도 자유로운 편이다. 아직 철부지라서 그런가. 하하. 나쁜 일이 생겨도 크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뭐든 좋게 생각하려 한다. 무시할 때도 있고.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친다. 실제로 주변 분위기도 밝게 만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장난기도 많고 웃음도 많다. 코믹스럽진 않지만, 유쾌하다. 친구들이 내 일상은 시트콤 같다고 하더라. 언젠가 시트콤에 도전해보고 싶다. (웃음)

시원한 입매가 매력 포인트다. 어릴 적부터 입이 크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땐 그 소리가 왜 그렇게 싫던지. 어린 나는 징그럽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나보다. 미녀 배우들을 보면 입 크신 분들이 많은데. 하하.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내 입매가 좋다. 이제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입매 덕분인지 많은 분들이 ‘(포켓몬스터) 꼬부기 상’ 연예인이라고 하시더라. 특히 마마무의 솔라 씨를 닮았다고 하신다. 나도 사진을 봤는데, 정말 닮았더라. 언젠가 한 번 만나 뵙고 싶다. (웃음)
지하윤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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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뷰티를 전공했다. 중학교 때부터 뷰티 쪽을 공부해왔다. 자연스럽게 대학도 뷰티 분야를 전공하게 됐다. 오랫동안 전공하던 뷰티를 접고 연기자를 택했다. 연기자로 전향하고 나니 옛 전공이 또 다른 장점으로 작용하더라. 뷰티를 공부한 덕분에 나는 내 얼굴을 잘 알고 있다. 단점도, 장점도. 어떤 메이크업과 표정이 나에게 더 잘 어울리는지, 남들보다 조금 더 잘 파악하고 있다. 이런 점은 연기할 때도 도움이 된다. 연기할 땐 내 얼굴을 아는 것이 중요하니까.

연기자로 전향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쉬운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처음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을 때, 겁이 많이 났다. 학생 때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분야였으니까. 모르는 것도 많았고 무서운 것도 많았다.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었다. 단순히 스타가 될 거라면 쉬운 길도 많았겠지만, 나는 ‘연기자’가 되고 싶었다. 처음엔 부모님이 반대하셨다. 진지한 내 태도에 서서히 마음을 돌리셨지만. 내 의사를 강력히 표현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을 거다. 그만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카메라 앞에 설 때, 배우를 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할 때, 카메라 앞에 서면 모두가 날 바라본다. 스태프들도 나를 보고, 심지어 촬영 장비들도 나를 향한다. 그 순간에 배우라는 직업의 매력을 느낀다. 작은 역할이든, 큰 역할이든 그 장면에선 내가 화면에 나온다. 신기할 때가 많다. 배우는 정말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다.

아직은 ‘얼짱’ 타이틀이 더 유명하지만, 언젠간 연기로 인정받고 싶다. 뮤직비디오, 드라마 조연으로 출연했다. 아직까진 나만의 필모그라피가 없다. 제대로 연기를 보여주지도 못했고. 앞으로 천천히 채워나가야겠지.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사람들에겐 ‘얼짱’이라는 타이틀이 강하겠지만, 이젠 ‘연기자’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지하윤’ 하면 ‘괜찮다, 잘하지’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내 자신을 배려하지 말라. 남에게 겸손하되 스스로에겐 틈을 내어주지 말라는 말이다. 연기자로 전향할 때 의지가 약해진 적이 있었다. 그때 연기 선생님이 해주셨던 말이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날이 많으므로 스스로에 대한 배려보단 채찍질이 더 필요할 거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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