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예지의 예지력>>

KBS, 수신료 분리 징수 이후 재정상 치명타
콘텐츠 제작에 어려움 따라
폐지는 아니라지만, 잇따른 예능 종영
5200억원 공중분해…위기의 KBS 예능, 폐지는 아니라지만 사실상 '구조조정' [TEN스타필드]
<<류예지의 예지력>>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의 미래와 그 파급력을 꿰뚫어봅니다.


매일이 위기인 KBS다. 첫 번째 문제는 재정적인 부분에서 시작됐고, 그로 인해 내부 구성원 간의 분열이 생겨났다. 예능 프로그램에도 당연지사 문제가 생겨났다. 하나둘씩 시즌의 막을 내리더니 업계에서는 프로그램 폐지설이 돌기도 했다.

TV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해 납부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최근 발효됐다. 지난 3월부터 대통령실 측에서 처음 제안을 했고 결국 수신료 분리 징수가 현실화되면서 KBS 내부에서는 온갖 잡음이 펼쳐지고 있다. KBS는 헌법상 기본권인 '방송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도.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수신료(6200여억 원)는 거의 6분의 1 수준(1000억 원)으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전체 재원의 약 45%를 수신료로 충당해온 KBS는 분리 징수가 본격화되면서 경영난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직원들의 생존은 물론 당장 콘텐츠 제작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수신료 징수 위탁기관인 한국전력이 지난달 중순부터 분리 징수 안내를 시작한 만큼 그 여파는 내달 이후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5200억원 공중분해…위기의 KBS 예능, 폐지는 아니라지만 사실상 '구조조정' [TEN스타필드]
예능 프로그램도 치명상을 입게 됐다. 폐지는 아니라지만 줄줄이 시즌 종영을 하고 있다. KBS 2TV '걸어서 환장 속으로'(이하 '걸환장')는 오는 8월 말 종영한다. 예정된 회차를 소화하고 시즌 마무리를 한다는 입장이다.

KBS 2TV '배틀트립2' 역시 오는 12일 마지막 방송을 진행한다. 1%대의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 때문에 올 초부터 폐지설에 휩싸였고 결국 종영을 맞게 됐다.

KBS 측은 폐지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제작비가 많이 드는 여행 방송이기에 다음 시즌을 바라보기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업계의 지적이다. KBS 내에서 시청률이 너무 낮거나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드는 방송은 점차 막을 내린다는 이야기가 도는 이유이기도 하다.
5200억원 공중분해…위기의 KBS 예능, 폐지는 아니라지만 사실상 '구조조정' [TEN스타필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봤을 때 남아있을 예능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개는 훌륭하다' '옥탑방의 문제아들' 정도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경우 스타들의 집에서 촬영이 진행되기 때문에 출연료 외에는 크게 들어가는 비용이 없기 때문. '개는 훌륭하다'와 '옥탑방의 문제아들'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시청률도 꾸준히 3%대 중반으로 나오고 있기에 안정권에 속한다.
5200억원 공중분해…위기의 KBS 예능, 폐지는 아니라지만 사실상 '구조조정' [TEN스타필드]
'세컨 하우스2' 역시 2~3%대를 유지하다 지난 3일 4.0%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KBS의 새로운 효자 예능으로 떠오른 것.
5200억원 공중분해…위기의 KBS 예능, 폐지는 아니라지만 사실상 '구조조정' [TEN스타필드]
반면 '홍김동전'은 위태롭다. 지난해 7월 21일 처음 방송된 이후 '홍김동전' 줄곧 1~2%대 시청률을 보였다. 계속되는 침체에 폐지설이 도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루머에 불과한 상황이지만 '홍김동전'의 흔들리는 입지를 실감하게 한다.

KBS는 당장 줄어든 제작비와 콘텐츠 공급에 심란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는 상태. 하지만 한곳으로 쏠리지 않고 합리적으로 제작비를 잘 사용해 완성도를 높이면 된다. KBS만의 성격에 맞는 확실한 차별화를 꾀해야 할 때다.

공익성을 더 추구할 것인지 상업성을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한다. 현재의 재정 상태에서 애매한 입장은 오히려 KBS의 존재감만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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