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파우스트' 메피스토 역 박해수 인터뷰
박해수 "'분위기 메이커' 유인촌 선생님, 날 후배 아닌 동료 배우로 생각"[인터뷰②]
배우 박해수가 연극 '파우스트'에서 호흡을 맞추는 유인촌에 대해 언급했다.

박해수는 4월 6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텐아시아와 만나 연극 '파우스트'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 '슬기로운 감빵생활',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수리남', 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 '야차', '유령'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박해수가 5년 만에 연극 '파우스트'로 돌아왔다.

3월 31일 개막한 '파우스트'는 독일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희곡을 재해석한 연극이다. 완벽하지 않은 파우스트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불완전한 삶에 대한 방향성과 영감을 제시한다.
박해수 "'분위기 메이커' 유인촌 선생님, 날 후배 아닌 동료 배우로 생각"[인터뷰②]
극 중 박해수는 메피스토를 연기한다. 메피스토는 파우스트에게 쾌락을 선사하며 그의 파멸과 타락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다.

박해수는 5년 만에 무대에 오른 소감에 대해 "엄청나게 떨리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죽을 정도로 떨렸다. '대사만 틀리지 말자'고 했다. 차근차근 앞 사람만 보고 하자고 생각했다. 관객을 보면 떨릴 것 같더라. 첫 공연 때는 무슨 생각을 하고 무대에 올라갔는지 모르겠다. 긴장을 120%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 공연이 끝나고 박수 쳐주는 관객과 만났을 때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가 힘든 시기를 겪지 않았나. 공연 때 관객이 객석에 듬성듬성 있기도 했고, 저 역시 거리두기 제한 때 공연을 봤던 관객이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또 힘든 시기에 저는 잠깐 무대에 없었을 때가 있었다. 그런 시기를 겪었지만, 관객이 많이 찾아와 객석을 가득 메워 줘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박해수는 "우리나라에서 공연된 다른 '파우스트' 작품은 못 봤다. 연극 '메피스토'는 있었다. 그 당시에 저는 '프랑켄슈타인'을 하고 있었다. '메피스토'는 메피스토의 주관으로 이야기를 끌고 간 작품이었다. 우리 '파우스트'는 다르다. 양정웅 연출님과 연습을 하면서 다른 부분을 많이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는 메피스토 캐릭터 연기를 위해 동물의 움직임, 세계 유명 지휘자들, 음악가들 등을 찾아봤다. '파우스트'의 대사들을 보면서 음률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그것에 영감을 받았고, 꽂혔다. 제가 직접 생각한 콘셉트다. 몸짓이 유명 오케스트라 지휘자들이 생각이 나더라"라고 말했다. 박해수가 참고한 지휘자는 청바지를 입고 지휘하는 이탈리아의 장신 지휘자였다.
박해수 "'분위기 메이커' 유인촌 선생님, 날 후배 아닌 동료 배우로 생각"[인터뷰②]
박해수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유인촌은 '파우스트' 속 메피스토를 연기한 적이 있다. 다만 유인촌은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보다 대사를 맞춰준다고 했다. 박해수와 유인촌의 관계도 특별하다. 박해수는 '유인촌 신인연기상'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

박해수는 "유인촌 선생님은 저를 동료 배우라고 생각해주신다. 연기적인 건 따로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신다. 그냥 대사를 맞춰 주신다. 또 운동을 같이하고 몸을 푼다. 제가 선생님께 선생님의 아름다운 화술에 관해 물어봤다. 장백 대사를 할 때 누구나 중간에 포기하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전달하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를 해주시더라"고 말했다.

또한 "중간중간 여쭤봤을 때 '파우스트' 대사와 연결이 많이 돼 있다고 말씀 해주셨다. 양면성이 있다고 해주셨다. 영향력 끼칠까 봐 많은 말은 해주지 않으셨지만, 웃으면서 분위기 올려주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박해수가 출연한 연극 '파우스트'는 오는 4월 29일까지 공연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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