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 / 사진제공=UAA
배우 유아인 / 사진제공=UAA
포토라인에 선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6)은 어떤 말을 할까. 꾹 다물어진 유아인의 입은 경찰 포토라인 앞에서 마침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 대상자(유아인)를 상대로 수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경찰청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상자에 대한 진료기록 분석을 하고, 병·의원 관계자 조사 등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아인이 2021년 1월 4일부터 2021년 12월 23일까지 73회, 4497mL에 이르는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을 파악,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경찰은 2월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유아인의 신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체모와 소변 등을 채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 결과 유아인의 모발에서 프로포폴과 대마에 이어 코카인과 케타민 등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

당초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혹에서 시작된 유아인의 혐의는 대마에 이어 코카인, 케타민까지 확대되며 점입가경의 형국이다. 투약한 마약의 종류가 늘어나고, 프로포폴 등의 투약 횟수 및 양 등이 공개되며 유아인이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했고, 크게 의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어 충격을 안긴다.

유아인의 마약 파문에 대한 나비효과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그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이른 상태다. 일단 가장 큰 피해자는 넷플릭스다. 유아인은 올해 넷플릭스에서만 영화 '승부'(감독 김형주), 시리즈 '종말의 바보'(각본 정성주 감독 김진민) 등 2개 작품의 공개를 앞두고 있었다.

이중 '승부'는 다가오는 2분기 공개 라인업에 오른 상태. 주연배우 유아인의 마약 관련 이슈로 차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승부'는 스승과 제자이자, 라이벌이었던 한국 바둑의 두 전설인 조훈현(이병헌)과 이창호(유아인)의 피할 수 없는 승부를 그린 영화다. '승부'의 주연인 이병헌 역시 유아인의 마약 혐의로 인해 피해를 보게 됐다. 올해 공개를 앞뒀던 '종말의 바보'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유아인은 앞서 출연했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에 이어 '지옥2'에도 출연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이번 마약 파문이 불거지면서 넷플릭스는 발빠르게 캐스팅을 교체했다. 배우 김성철이 유아인의 자리를 메운다.

스크린 개봉 예정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 역시 유아인의 마약 관련 이슈가 길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역시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아인 /사진=텐아시아 DB
유아인 /사진=텐아시아 DB
유아인은 이번 마약 파문과 관련 입을 굳게 닫고 침묵하고 있다. 앞서, 크고 작은 사회 이슈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며 소신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던 유아인의 침묵에 대중은 답답하다는 반응이다. 대중과 팬은 물론이고, 동료와 선후배 배우들에게도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종말의 바보'에 출연한 배우 김영웅은 최근 "뭐라 표현해야 할까요. 캐스팅 소식의 반가운 전화도 가슴 설레던 첫 촬영의 기억도 모두 물거품이 되려 합니다"고 입을 뗐다. 그러면서 유아인을 겨냥해 "그의 잘못된 행동이 사실이라면 지탄의 대상임이 확실합니다. 두둔하거나 옹호할 생각도 더군다나 없고요. 당연히 대가도 있어야 합니다"라며 "또한 "다만 그냥 못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희생으로 탄생을 앞두고 있었던 '종말의 바보'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 할까 봐 아쉬울 뿐입니다"고 썼다.

'승부'에서 연기한 배우 현봉식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됩니다 영화 '승부'가 보고싶어요. 정말 보고싶어요.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고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 같은 아우성 속에도 유아인은 침묵하고 있지만, 경찰이 가까운 시일 내 소환해 조사를 벌이겠다고 한 만큼 포토라인 앞에 선 그의 모습을 보게 될 전망이다. 포토라인 앞에 선 유아인은 어떤 태도로 어떤 말을 할까. 많은 이들이 그의 입을 바라보고 있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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