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으로 전락한 육아계의 神…오은영 박사에게 독이 된 '방송의 맛' [TEN스타필드]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방송의 맛은 달콤하다. 예능이든 시사·교양이든 프로그램에 출연하면 보기 좋은 경력이 추가된다. 방송 출연 경력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손에 쥐는 부와 명예의 무게도 달라진다.

하지만 단맛에 취하면 본질은 흐려진다. 처음에 내세웠던 전문성은 사라지고 비연예인 출신의 방송쟁이만 남는다.

건강과 미용, 부부 관계와 육아 등이 관심사가 되면서 전문의가 방송에서 떴다. 의사들은 오래 전부터 방송에 나왔으나 설명이나 조언을 하는 패널의 역할에 그쳤을 뿐 지금처럼 중심은 아니었다.

남다른 입담과 전문성 있는 지식에 더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문의는 방송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 생기고 패널 이상의 역할을 하면서 방송의 중심점이 됐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와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예방의학과 박사인 여에스더가 대표적인 인물. 누구보다 빠르게 시청자의 존경과 사랑을 얻었지만, 다른 것에 눈을 돌리며 신뢰를 깨뜨린 사람.
셀럽으로 전락한 육아계의 神…오은영 박사에게 독이 된 '방송의 맛' [TEN스타필드]
오은영 박사는 국내 최초 어린이 정신보건사업을 이끌었다. 문제가 있는 아이와 부모를 상담하고 교정하면서 육아 대통령이 된 오은영. 방송에 출연한 부모와 아이뿐만 아니라 연예인, 시청자들이 오은영의 솔루션으로 많은 변화를 겪으며 방송은 오은영을 찾았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와 '금쪽같은 내새끼'로 아동 상담의 1인자가 된 그는 활동 반경을 넓혔다. 오은영 이름 석자를 건 '금쪽상담소'와 '결혼 지옥' 등을 론칭하면서 이전보다 더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됐다.

오은영의 신격화는 독이 됐다. 여러 문제가 나오고 지적이 나왔지만 전문의가 아니라 방송인으로서 판단하는 게 보였다. 방송뿐만 아니라 사업과 광고 등 판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셀럽으로 전락한 육아계의 神…오은영 박사에게 독이 된 '방송의 맛' [TEN스타필드]
'오은영 리포트'/사진제공=MBC
'오은영 리포트'/사진제공=MBC
오은영에 대한 불만은 최근 문제가 된 계부의 의붓딸 성추행 장면으로 정점을 찍었다. 피해 아동이 명백한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오은영 박사는 정확한 지적을 하지 않았다.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 및 의료기사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이지만, 신고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과 전문성을 걸고 진행하는 프로그램. '결혼지옥'은 부부 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오은영은 '아동전문가'다. 방송인이기 이전에 아동전문의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오은영은 신뢰를 잃었고 분노만 얻었다.

그는 "5시간이 넘는 녹화 분량을 80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이런 많은 내용들이 포함되지 못하여 제가 마치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춰진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한 심정"이라고 해명했다. 시청자는 전문의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이었으나 오은영은 방송 편집과 가족을 감싸안으며 더 큰 실망을 낳았다.

오은영에 앞서 여에스더가 방송의 맛을 알고 자신의 이름을 건 제품을 홍보하며 비난을 받았다. 여에스더는 영양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신의 제품 구매를 유도했다. 홍보에 지친 시청자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여에스더는 방송에서 점차 지워졌다.

'육아계의 신'으로 추앙받을 정도로 완벽한 전문의였던 오은영. 하지만 방송에 오래 노출되면서 의사로서 사명감과 자부심은 사라진 듯해 슬프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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