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인신매매 이어 아동 성적 학대 방송한 MBC,
'아동 전문가' 오은영, 아동 성범죄보고도 신고 없어
소유진·하하·김응수·박지민 아나, 침묵
인신매매·아동 성적 학대, 공영방송 MBC [TEN스타필드]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불편하다. MBC '결혼지옥'에 대한 평가다. 자극적인 이야기를 공영 방송에 내보내니 불쾌를 넘어 분노가 밀려온다. 강력 범죄 사건들이 '오은영의 솔루션'이라는 허울좋은 틀 안에서 반복된다.

제작진은 '결혼지옥'의 존재 이유를 부부갈등 해소라고 주장한다. 의도는 순수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과물은 걸레짝이 됐다. 제작진이 발굴한 부부간 갈등은 사회적 지탄을 받는 화제성 받이로 전락했다.

지난 19일 '결혼지옥'을 통해 아동 성추행 현장을 적나라하게 봤다. 아이가 계부(아이는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음)에게 당한 행위를 쓰는 것조차 미안하다. 하지만 남자의 범죄, 오은영 박사를 비롯해 패널인 소유진, 하하, 김응수, 박지민 아나운서의 잘못은 꼬집어야겠다.

MBC는 범죄 현장을 날 것으로 보여줬고 아이의 불행을 소비했다. 오은영은 문제를 짚어내지 못했고 패널인 소유진과 하하, 김응수와 박지민은 침묵했다.

딸이 있는 이혼녀와 결혼한 남자는 가정에서 소외되고 외롭다며 진짜 가족이 되고 싶어서 사연을 신청했다고 했다. 아이에게 남자는 아빠가 아니다. 가족으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불편한 존재로 여긴다.
인신매매·아동 성적 학대, 공영방송 MBC [TEN스타필드]
남자는 간지럼을 태운다며 아이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진다. 겨드랑이나 옆구리를 간지럽히는 게 아니라 주무른다. 아이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다리 사이에 아이를 가두고 하체를 밀착시켰다. 아이는 "싫어요, 하지마세요"라고 거부하고 "엄마 (빠져나갈 수 있게)당겨요"라며 보호자인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아이가 '싫다'고 표현했다. 어리다고 해서 성적 자기결정권이 없을 수 없다. 강제로 아이를 주물럭거린 남자의 행동이 성적 괴롭힘으로 느껴지는 이유다.

유치원에서는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다뤄야한다며 '강제 스킨십'에서 도망치는 법을 배운다. 거절하기, 어른에게 도움 요청하기 같은. 아이는 최선을 다해 거부했고 도움을 요청했다. 싫어요, 하지마세요, 안돼요. 그리고 비명. 아이가 느꼈을 공포는 아이가 뱉은 말에 그대로 담겼다. 남자가 '몸으로 놀아준다'며 엉덩이를 만지고 찌르는 동안 아이의 친모는 아이의 머리띠를 올려줄 뿐이었다. 시청자가 본 것만으로 분노했으니 아이가 느끼는 공포와 무력감은 더 했을 터다.
인신매매·아동 성적 학대, 공영방송 MBC [TEN스타필드]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에는 '결혼지옥'을 고발하는 민원이 빗발쳤다. MBC 시청자소통센터 홈페이지는 온통 '결혼지옥' 폐지와 출연 가정 신고를 부탁하는 글로 도배되어 있다. 스마트국민제보를 통해서도 해당 내용을 제보하는 움직임도 있다. 민원인이 접수한 제보는 아동에 대한 성적학대로 의심되어 아동복지법위반으로 익산경찰서 여청강력팀에서 사건을 접수했다.

'결혼지옥'은 문제적 방송이다. 불법이 불법인지도 모르니 문제다. 전문가라고 앉아있는 오은영 박사는 제대로 된 솔루션은 커녕 아내를 학대하는 남자를 우울증으로 포장해준다.

'결혼지옥'은 두 달 전 인신매매를 사랑으로 포장해 방송했다. 40대 남편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아내에게 "돈을 주고 사왔다"고 가스라이팅했다. 매매혼, 중개형 국제결혼이라는 말로 포장됐지 실상은 남편의 말대로 인신매매와 다를 게 없다. 형법 제289조에 따르면 사람을 매매한 사람은 7년 이하의 징역이다. 추행, 간음, 결혼 또는 영리 목적으로 사람을 매매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는다. '결혼지옥'은 우울증일수도 있다는 출연진의 분석을 앞세워 현행법 위반을 포장한다. 전문가의 우울증이라는 정신감정 소견은 양형의 참고 사항이지 무죄의 증거가 될 수 없다.
인신매매·아동 성적 학대, 공영방송 MBC [TEN스타필드]
논란이 되고 있는 아동 추행도 방송을 할 게 아니라 신고를 해야했다. MBC와 '결혼지옥'이 나몰라라했으면 오은영 박사가 움직여야했다.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의료인 및 의료기사는 아동학대 신고의무자 중 한 명이다.

아동에 대한 성범죄에 미치지 못한 행위라 하더라도 아동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거나 아동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는 등 성적 학대 행위를 했다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의처벌을 받는다. 아동에 대한 신체적, 정신적 학대 행위나 유기, 방임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다. 오은영이 자신의 이름과 전문성을 걸고 진행하는 프로그램. 시청자가 오은영에게 기대하는 건 하나다. 문제적 행동을 잘못된 거라고 말해주는 것. 오은영이 '아동전문가'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 오은영은 '아동 전문가'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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