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복무 사각지대' 대중예술 그리고 BTS③》

예술·체육요원제도 50년 간 13번 개정
음악·미술·무용 및 각종 체육 해당 '대중문화예술'만 배제
법 사각지대에서 파행적 운영하는 예술·체육계 공정성 제기
그래미 어워드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그래미 어워드에 참석한 방탄소년단 / 사진제공=빅히트뮤직


≪우빈의 리듬파워≫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서유기' 주인공 손오공은 1만3500 근의 여의봉을 휘두른다. 하나라의 시조 우(禹)가 천하의 강과 깊이를 측정할 때 쓰던 도구가 그 근원이다. 손오공 손에 들어온 여의봉은 때에 따라 길이가 자유자재로 바뀐다. 필요에 따라선 다른 형태로 변화시켜 요긴하게 써먹었다.

문화 분야에도 여의봉 같은 제도가 있다. 묵직한 무게로 예술인들의 인생을 좌지우지 하지만, 기준은 필요에 따라 갈팡질팡한다. BTS 입대로 촉발된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기준이 그렇다.

병역특례의 기준은 시대상을 반영한다.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는 것. 1973년부터 처음 시행된 예술·체육요원 등의 병역특례제도는 50년 간 13번이 개정됐다.

예술 부문은 국제규모 음악경연대회 2외 이상 우승·준우승이었다가 국제예술 경연대회 2위 이상,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 5년 이상 중요무형문화제 전수교육울 받은 자(1883년)로 개정됐다.

2008년엔 음악 123개, 무용 17개, 국제대회가 없는 국악, 한국무용, 미술 등국내 8개 대회를 인정해줬다. 현재는 국제음악경연대회 28개, 국제무용대회 9개, 국내예술경연대회 5개, 119개 부문을 인정한다.

예술요원은 선발 범위를 계속 축소한 것 같지만, '국제 규모'만 인정해줬던 초기에 비해 혜택을 누리는 이는 더 많아졌다. 2021년 7월 기준으로 835명(국내대회 628명, 국제대회 207명)이 특례를 받았다.
한국국방연구원 박문언 제공
한국국방연구원 박문언 제공
체육요원은 특수한 경우를 뒀다.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아경기1위 입상자에게만 군 면제를 인정했지만 2002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 2006년 WBC(World Baseball Classic,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4위 이상 조건을 특별 추가해줬다. WBC는 16개국이 참가하는 미국 메이저리그가 주관하는 대회다. 이에 축구선수 10명, 야구선수 11명이 혜택을 받았다. 2020년부터는 단체경기 종목의 경우 실제로 출전하지 않아도 편입을 인정해주기로 결정했다.

월드컵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국민적 여론, WBC는 축구와의 형평성을 논리로 삼았다. 여론에 따라 대체 복무의 여부를 묻는 것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문제는 예술·체육인의 병역특례에서 대중예술인과 설치 미술 등 현대 미술계는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관련 법안이 13번이나 개정될 동안 대중문화 특기자 포함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예술·체육인의 병역특례는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 세계적으로 대중문화가 발전하면서 K팝과 영화, 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는 주류로 올라왔다. 이에 대중문화예술인에게도 병역특례을 줘야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와 더불어 예술계에선 마음대로 경력을 인정해주고 체육계는 조건을 검증하는데 소홀했다는 것이 적발되면서, 대중예술은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특혜를 받지 못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2018년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예술·체육요원제도의 운영 실태를 지적했다. 예술·체육계 편입인정대회의 선정기준 및 입상 성적 등 자격에 대한 관리와 검증 체계의 허술함이 나타난 것. 하 의원은 병역특례 대회가 자의적으로 결정되고 있으며, 유효하지 않는 경쟁을 통해서 특례병 선정이 이뤄진다고 꼬집었다.
사진=하태경 페이스북
사진=하태경 페이스북
하태경은 "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와 코리아국제 현대무용콩쿠르는 예산 지원 등급에 미달해서 지원을 못한다. 이러한 대회임에도 해당 대회에 입상한 예술요원의 특례편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것이 타당하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노태강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여러 가지 살펴 보아야 하겠지만, 지금 말씀하신 대로만 본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하태경은 "동아국악콩쿠르의 경우, 2017년에 2명이 참가하여 1등을 하면 예술요원으로 편입이 가능. 문제가 있지 않는지"라고 물었고, 노태강은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다.

하태경은 한국무용협회 전 이사장 김복희를 불러 "무용계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대회를 5개로 한정하고 있는데 예술요원 편입인정대회는 12개로 7개 대회가 더 포함되어 있다. 어떻게 된 거냐"라고 해명을 요구했다. 김복희는 "예전에 그것을 정할 때 5년 이상 개최된 콩구르가 들어가는 것으로 했다"고 소명했다.

하태경은 "헬라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입상자가 없다'고 서류에 나와 있는데, 이 대회들이 편입이 된 해는 2010년다. 그런데 2008년과 2009년 실제 한국인 입상자가 있었고, 이들이 소급하여 예술·체육 요원으로 들어갔다. 이후 탄츠 올림피아드가 인정대회가 된 후 증인이 심사위원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심사위원이 되고난 이후 한국인 수상자가 갑자기 늘었다"고 꼬집었다.
사진제공=레코딩 아카데미
사진제공=레코딩 아카데미
방탄소년단의 군입대 시기와 맞물려 대중예술인의 병역 특례 편입 여부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개최 5년만 되도 권위있는 대회로 쳐주는 무용. 기준이 그러하다면 1959년부터 시작된 그래미 어워드는, 1974년부터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는, 개최 32년이 지난 빌보드 뮤직 어워드의 권위는 얼마나 높다는 것인지. 면탈권이 순수예술전공자에게만 주어지고 K팝 그룹에겐 없다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 의문이 남는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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