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프리즘》

'신비주의' 고집하는 톱스타
대세는 '적당한 밀당'
옛날식 콘셉트, 더는 안 통해
한가인-연정훈 부부, 이나영-원빈 부부, 손예진-현빈 부부./사진=텐아시아 DB, 이든나인, VAST엔터테인먼트,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한가인-연정훈 부부, 이나영-원빈 부부, 손예진-현빈 부부./사진=텐아시아 DB, 이든나인, VAST엔터테인먼트,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현황을 살핍니다. 프리즘을 통해 다양하게 펴져 나가는 빛처럼 이슈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신비주의'를 고집하다가 잊히게 생겼다. 지나치게 감춘다고 능사가 아닌 연예계의 동향이다. 대중과의 적절한 '밀당'으로 호감도와 행복을 동시에 거머쥔 영리한 톱스타들이 대세로 떠올랐다.

90년대 성행하던 '신비주의'는 우상과 동경의 형태로 대중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이들을 스타로 만들었던 신비주의는 되려 독이 됐다. 솔직하지 못한 사생활과 대중의 뜨거운 관심이 서로 마찰을 일으킨 것. 톱스타 부부 원빈과 이나영을 향한 대중의 평가가 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원빈, 이나영 부부는 꾸준히 신비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2013년 두 사람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 소속사는 '사실무근'이라며 '잡아떼기' 전략을 썼다. 이후 두 사람의 여론이 악화되고 난 후에야 마지못해 공식 입장을 통해 인정했다.
원빈, 이나영./사진제공=이든나인
원빈, 이나영./사진제공=이든나인
결혼식도 극비리에 치러졌다. 2015년 깜짝 결혼 발표 이후 푸른 밀밭에서 가족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식을 올린 것. 강원도 정선의 밀밭 오솔길에서 진행된 이날의 풍경은 소속사에서 공개한 몇 장의 사진으로만 기억된다.

지나친 신비주의는 대중의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팬들이 사랑한 건 스크린 속 가상 인물이 아닌 배우 그 자체다. 모든 것을 오픈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의 사랑을 축하해 줄 기회마저 빼앗는 건 신비주의가 아닌 '배신'이라는 일부 팬의 입장이다.

신비주의를 고집한다고 해서 비난할 일은 아니다. 다만 신비주의를 버렸더니 '떡상'한 스타들의 사례는 울림이 있다. '인간미'를 드러낸 한가인은 남편 연정훈과 부부 동반 예능까지 나서며 넓은 인지도를 얻었고, 손예진·현빈은 스스로 연애와 결혼을 고백하며 세기의 부부 탄생을 알렸다.
현빈-손예진 부부, 연정훈, 한가인 부부./사진제공=tvN '사랑은 불시착', KBS '1박2일'
현빈-손예진 부부, 연정훈, 한가인 부부./사진제공=tvN '사랑은 불시착', KBS '1박2일'
한가인은 스스로 베일을 뚫고 나왔다. 인형 같은 외모와 도도한 이미지의 포장이 벗겨지자 그 안엔 더욱더 다채로운 매력이 숨어있었다. '인간 한가인'으로 나서기 위해 선택한 경로는 '예능 프로그램'. 그는 신비주의에서 얻은 루머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밝히며 호감도를 상승시켰다.

손예진, 현빈 부부의 적절한 '밀당' 역시 현명한 처사로 꼽힌다. 빠른 열애 인정과 결혼 발표까지 대중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소해주면서도, 결혼식은 철통 보안 속 진행했다. 소속사는 본식 전에 언론 보도자료를 통해 두 사람의 웨딩 화보를 공개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SNS의 발달과 함께 '소통'이란 키워드가 활발해졌다. 대중과 연예인들의 거리감이 줄어들고, 가식보단 솔직한 매력이 각광받고 있다. 연예계 신비주의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중의 눈과 귀가 열려있는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전략이다.

더불어 '반전 매력'이란 유행어에 주목해야 할 타이밍이다. 신비로운 이미지를 벗어던진 톱스타들의 솔직한 모습은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해 대중을 매료시키고 있다.

이미지를 반전시켰다고 해서 톱스타로서의 품격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상식을 벗어나는 언행이 아닌 이상 대중이 받아들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옛 방식을 내려놓는 것에 주저하는 사이 금세 돌아서는 게 대중의 마음이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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