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호 / 사진=텐아시아 DB
준호 / 사진=텐아시아 DB


'아이돌 출신은 연기를 못 한다'라는 편견을 보기 좋게 깨버린 이들이 있다. 재능만 가지고 성공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 '배우의 길'에 들어서서 의문을 확신으로, 확신을 기대로 만들며 박수 받고 있는 준호, 서현, 보나다.

그룹 2PM 출신 준호는 군 전역 이후 복귀작인 MBC '옷 소매 붉은 꽃등'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 냈다. 최고 시청률 17.4%를 달성, 오랜시간 갈고 닦은 연기력까지 인정 받으며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상까지 수상했다.

앞서 준호는 2PM이 절정의 인기를 누릴 때, 다른 멤버들이 예능, 드라마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인지도를 높이는 동안 상대적으로 조명 받지 못했다. 준호는 최근 MBC '라디오스타'에서 2PM 활동 당시를 떠올리며 "조급했고 앞날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시기"라고 말하기도 했다.

준호는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을 통해 배우로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준호의 배우 데뷔와 관련해서 '아이돌 연기 안 봐도 뻔하다'며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준호는 이를 비웃 듯 안정적인 연기로 나름 선방했다. 이후 영화 '스물' '기방도령', 드라마 '김과장' '그냥 사랑하는 사이' '기름진 멜로' 등 여러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고, 어느새 주연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무엇보다 준호는 '2PM 출신'이라는 타이틀에 안주하지 않았다. 재능만 믿고 연기하지 않았다 . 배우로서 인정받기 위해 꾸준하게 갈고 닦았다. 새 작품에 들어가기 전, 누구보다 열심히 캐릭터를 연구하고 준비했다. 이는 '나 혼자 산다' 등의 예능을 통해서도 보여졌다.

특히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지인 감독은 "준호 씨는 현장에서 대본을 보지 않는다. 언제나 완벽하게 숙지해서 현장에 나타난다"라며 "긴 대사를 막힘 없이 술술 말하면서 감정 연기까지 섬세하게 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준호가 '옷소매 붉은 끝동'을 통해 날아 오른 건 결코 운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서현 / 사진=넷플릭스
서현 / 사진=넷플릭스
소녀시대 서현도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서현은 2007년 소녀시대로 데뷔했다. 서현 역시 태연, 유리, 윤아, 수영 등 여러 멤버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발휘할 때 비교적 더딘 성장세를 보였다. 오랫동안 그룹 내 막내라는 캐릭터 외에 별다른 타이틀이 없었다.

데뷔 초 여러 드라마에 특별 출연하며 배우로 진출할 조짐을 보였던 서현은 2016년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에서 비중있는 조연을 맡아 가능성을 확인 시켰다. 이후 '도둑놈, 도둑님' '시간' '사생활' '징크스의 연인'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서현의 경우 시청률을 잡진 못했지만,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줄곧 호평 받으면서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서서히 떼어냈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모럴 센스'에서는 180도 연기 변신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서슴없이 욕을 하고, 목줄을 한 남자 주인공에게 채찍도 휘두르는 등 기존의 '모범생'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

이처럼 서현의 한계 없는 도전과 변화가 앞으로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하고 있다.
보나 / 사진=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보나 / 사진=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룹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노력 끝에 빛을 보고 있는 아이돌도 있다. 보나는 2016년 우주소녀 멤버로 데뷔했다. 당시 우주소녀는 아이오아이(프로듀스101 걸그룹) 출신 멤버들이 속한 그룹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그룹 자체가 기대만큼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고, 이런 가운데 보나는 연기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보나가 연기를 시작한 건 약 5년 전이다.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배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 한 건 2020년 방송된 KBS 주말극 ‘오! 삼광빌라’를 통해서다. 당시 엉뚱 발랄한 매력의 ‘이해든’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재능을 뽐냈다.

최근 방영 중인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보나의 연기는 깊이를 더 하고 있다. 차가워 보이지만 속은 전혀 그렇지 않은 캐릭터 ‘고유림’ 역으로 분해 성숙한 내면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돌 멤버의 모습보다 이제 제법 배우의 얼굴이 보인다.

연기력에 대한 편견은 배우에 도전하는 아이돌이 거치는 하나의 관문이다. ‘아이돌’이라는 꼬리표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들의 노력은 이런 편견을 걷어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더욱이 시청자의 눈을 의식하는 방송가에서도 더는 아이돌의 인지도에 기대어 캐스팅 하지 않는 분위기.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이끄는 이들의 발전이 박수 받는 이유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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