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진의 BJ통신≫

'악플' 때문에 세상 등지는 BJ들
잼미, 생전 악플로 고통 호소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 필요
BJ 잼미./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BJ 잼미./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서예진의 BJ통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BJ, 유튜버, SNS스타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방송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온라인 스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악플러들아, 사람 힘들게 하는 게 즐겁니?"

‘악플’이 BJ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1인 방송 플랫폼에서 활동 중인 BJ들이 악플(악성 댓글)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비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

악플은 폭력이자 심각한 범죄다. 그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은 인터넷 문화가 활성화된 이후로 끊이지 않고 있다. 2020년 2월 이후 네이버, 다음 등 일부 포털사이트에선 악플을 방지하기 위해 연예 면의 댓글 기능을 중지했다.

하지만 일부 사이트가 댓글 사용 기능을 폐지한다고 해서 악플이 근절될 리 만무하다. 악플러들이 활동할 만한 경로는 다양하기 때문. 이들은 각종 커뮤니티나 유튜브, SNS를 통해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비방 등 끊임없이 악성 게시글을 배출한다.

지난 5일 BJ 잼미가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에 따르면 “수많은 악플들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었고, 그것이 원인이 됐다”고 사망 원인을 밝혔다. 잼미는 ‘남혐 낙인’이 찍힌 이후 줄곳 악플을 멈춰달라고 호소했지만, 일부 유튜버들을 오히려 사과하는 그의 모습을 조롱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잼미는 자신을 향한 악플때문에 어머니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자책했다. 당시 그는 방송을 통해 “악플러들아, 사람 힘들게 하는 게 즐겁니?”라며 “엄마 극단적 선택하시고 내 인생은 망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내가 정신적으로 나아질까 싶다”며 “나 남자 안 혐오해요 제발 좀 그만하세요”라며 오열했다.

악플은 그 내용에 따라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로그인하지 않고도 댓글 기능 이용이 가능한 인터넷 게시판이나, 해외에 서버 기반을 두고 있는 사이트에선 가해자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절차가 복잡해진다. 악플러들은 이런 점을 방패로 사용하기도 한다.

악플 때문에 젊은 청춘들이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있다. 각 기관이나 단체에서는 악성 댓글 범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댓글을 차단 및 필터링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되기는 어렵다. 악플을 근절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응 방안과 올바른 댓글 문화가 마련돼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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