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까까오톡≫
유령 계정으로 다중 투표 '발각'
쿠팡 방패삼아 쏙빠진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 참가자 모집/ 사진=TV조선 제공
'내일은 국민가수' 참가자 모집/ 사진=TV조선 제공


≪정태건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이하 '국민가수')가 부정투표 의혹에 대해 인정했다. 투표를 담당하고 있는 쿠팡플레이가 이러한 내용을 발표했는데 정작 방송사인 TV조선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국민가수' 공식 투표 모바일 앱인 쿠팡플레이는 지난 7일 공지사항을 통해 부정 투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쿠팡플레이는 지난 2일 부정투표를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모니터링해 위반자에 대한 조치를 검토했다. 이후 "TV조선 제작진과 확인해 부정투표된 후보자 득표수를 바로잡을 예정"이라 공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쿠팡플레이는 "확인 결과, 3일까지 전체 투표 중 1% 미만의 투표가 허위 정보를 이용해 생성된 불법 계정을 통해 중복적으로 이뤄진 투표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TV조선과 협의해 기존의 투표 집계를 바로 잡고, 중복투표 내역이 참가자 순위 및 당락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며 "중복투표 행위는 출연진, 제작진, 선량한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쿠팡플레이는 "과거 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의 투표 조작행위가 사회적인 물의를 빚고 관련자들에게 실형이 선고되는 사례가 있었던 만큼 당사는 이 상황을 매우 중대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허위 내용을 입력하거나 타인의 정보를 도용한 계정에 대해서는 이용약관 위반에 따른 제재를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업무방해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방안도 진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일부 시청자가 편법으로 계정을 생성 가능한 점을 악용해 다중 투표를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쿠팡 관련 계정을 하루에 10개씩 만들어 한 사람당 최대 250표까지 투표권을 얻을 수 있는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이에 일부 참가자 팬들이 조직적으로 유령 계정을 생성해 투표수를 늘린 정황도 확인됐다. 현재 투표 누적 순위 2위에 올라 있는 이솔로몬의 팬 카페에서는 일부 팬이 부정투표에 참여한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팬들의 잘못된 선택이 '국민가수'를 난감한 상황에 빠뜨리게 한 셈이다. 하지만 투표를 관리하고 있는 쿠팡플레이가 사전에 차단하고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사태다. 이 과정에서 TV조선 역시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내일은 국민가수' 제작진이 8일 내놓은 보도자료/ 사진=TV조선 제공
'내일은 국민가수' 제작진이 8일 내놓은 보도자료/ 사진=TV조선 제공
그런데도 TV조선은 사과 대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8일 제작진은 홍보사를 통해 보도자료를 내면서 다가올 본방송의 시청을 독려했다. 이때 부정투표에 대한 내용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공정성은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특히 '국민가수'는 무려 3억원의 우승 상금을 걸고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가수라는 꿈을 이루고 싶은 수많은 참가자들이 몰려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부정투표가 실질적인 순위와 당락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한들, '국민가수'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도가 무너진 건 뼈 아픈 상황이다.

TV조선은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등 연이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행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은 방송사다. '국민가수'가 벌써 네 번째 오디션 시리즈인데 시청자 투표도 공정하게 관리하지 못해놓고 '오디션 명가'라고 주장하는 건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특히 TV조선은 조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앞서 '미스트롯2'는 참가자 인원수를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10월 법정 제재인 '주의'를 결정했다. 당시에도 사과보다는 허술한 소명만 늘어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번에는 부정투표가 명확히 드러났지만 쿠팡플레이에게 총대를 넘기고 뒤로 숨었다. 성난 시청자들을 외면하는 TV조선의 묵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