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뽕' 뒤 가려진 이중성
한국인 애국심 이용한 돈벌이?
외국인 유튜버의 '말말말'
사진=유튜브, 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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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진의 BJ통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BJ, 유튜버, SNS스타 등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방송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온라인 스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한국인의 애국심은 알아줘야 한다. 1970년 모두가 가난하던 시절에도 '잘살아 보세'라며 경제 발전을 위해 뛰었던 것처럼, 국가적으로 큰 어려움이 닥치면 평범한 사람들이 신기할 정도로 한마음이 되곤 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유튜브의 인기 콘텐츠 역시 '국뽕'이다. 외국인이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시청자는 K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방송국 또한 MBC every1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 '대한 외국인', tvN '서울메이트', '윤스테이', KBS1 '이웃집 찰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중요한 포인트는 '외국인'이다. 한국 문화를 처음 접해본 이들의 평가가 더 진정성 있게 느껴지기 때문.

이런 현상을 발판삼아 한국에서 활동하는 외국 방송인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은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K문화 최고'를 외친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한국을 사랑하는 척하며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다.
사진=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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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진이 주최한 웹 예능 '머니게임'에는 아제르바이잔 출신의 유튜버 니갸르가 출연했다. 고려대학교 석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한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운동 정보와 한국에서 생활하는 일상을 공유한다.

니갸르는 최근 유튜브 영구 은퇴를 선언했다. 그의 말실수 때문이다. 니갸르는 함께 출연한 BJ 파이와 감정적인 갈등 끝에 법적 공방전까지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유튜버를 겨냥한 "군대 보내야지"라는 그의 과거 멘트가 폭로됐다.

'군대'는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가장 예민한 주제로 꼽힌다. 니갸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해당 발언은 더욱 물의를 빚었다. 대한민국 군대를 비하, 조롱했다는 것.

니갸르는 매니저를 통해 "대한민국의 모든 국군장병들 및 남성들에게 사죄한다"고 전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수많은 악플 속에 결국 그는 은퇴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진=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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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도 한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그가 SNS에 올린 "한국에서는 다른 문화를 조롱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무지는 계속될 수 없다"는 글 때문이다.

해당 글은 한국 비하로 해석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 해시태그로 덧붙인 '#teakpop'은 케이팝의 비하인드 및 가십 등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이기에 그에 대한 비판은 더욱 커졌다.

샘 오취리는 "영어로 쓴 부분이, 한국의 교육이 잘못됐다는 것이 절대 아니고, 해석하는 부분에 오해가 있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번 일들로 인해서 좀 경솔했던 것 같다”며 사과했다.
사진=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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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외국인 유튜버 가브리엘도 많은 네티즌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해 MBC '진짜 사나이'를 패러디한 웹예능 '가짜 사나이'에 출연한 가브리엘은 인터넷 방송을 통해 "한국 피자 더럽게 비싸고 X나 맛없다"며 "한국 국뽕 문화 X같다. 진짜 좀 심한 것 같다"고 폭탄 발언했다.

그는 "한국 엔터테인먼트 문화 역겹다. 외국 코미디만 봐도 성관계 이야기, 인종 이야기해도 다 웃고 넘긴다. 근데 한국은 쓸데없이 진지충(지나치게 진지한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한국 조만간 뜰 거다"라고 말했다.

가브리엘은 현재 모국인 크로아티아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의 유튜브에는 꾸준히 영상이 게재되고 있다. 채널의 이름과 정보, 소개 글은 전부 한국어로 돼 있다. 37만 9000명의 구독자도 대부분 한국인이다. 한국 문화가 "역겹다"고 했던 그는 여전히 한국인의 돈을 벌어 살아가고 있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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