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최고의 ‘기생충’ 홍보대사”...트럼프, 이틀째 ‘기생충’ 저격[종합]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사진=인스타그램, CJ엔터테인먼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영화 ‘기생충’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을 계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스프링스 유세에 이어 21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도 ‘기생충’을 깎아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그 영화(‘기생충’)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들은 이제 그런 방식으로 한다.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나 아카데미와는 관련성도 없는 한국과의 통상 문제를 끄집어내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그들은 무역과 관련해 우리를 죽이고 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때리고 빌어먹을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탔다”고 연설했다.

유세 연설에서 ‘기생충’을 깎아내리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KBS 방송 캡처

20일 콜로라도 스프링스 유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도중 느닷없이 아카데미상 이야기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왜 이 모양이냐. 수상작이 한국 영화다. 이게 무슨 일인가”라고 말했다. 또한 이를 관련성도 없는 무역 문제와 연관 지으며 “한국과 무역에서 문제가 많은데 아카데미가 한국 영화에 최고상을 주다니. 영화가 좋았나. 나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1930~50년대 미국 영화를 언급했다. 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영화 없나. ‘선셋 대로’ 같이 좋은 영화가 많다. (최고상) 수상작이 한국 영화라니, 외국 영화 중에 ‘최고’라고 한 적 있나”라고 말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의 4관왕을 기뻐하는 봉준호 감독, 곽신애 대표 및 배우, 스태프들. /사진제공=A.M.P.A.S.

이틀 연속된 트럼프 대통령의 근거 없는 비난에 현지 언론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 실리자 CNN 방송의 선임기자는 ‘근본적으로 미국적이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생충 비평’이라는 기사를 통해 “유권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는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최고다, 최고가 된 것에 대해 사과할 필요는 없다’라는 발상에 기반하고 있다”면서 “그런 생각의 어두운 면은 확실하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전이 미국의 건국 원칙과 상충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기본적으로 용광로이고, 다양성을 찬양하며, 언론의 자유와 다양한 관점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배급사 네온에서는 트위터를 통해 “이해한다. 그(트럼프 대통령)는 (자막을) 읽지 못한다”고 애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표심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부유층인 트럼프에겐 ‘기생충’ 같은 영화가 거슬릴 것” “이쯤 되면 트럼프가 ‘기생충’ 최고의 홍보대사” “트럼프가 ‘기생충’을 보긴 했을지 궁금하다” “트럼프 때문에 오히려 이슈 돼서 사람들이 ‘기생충’을 더 볼 것 같다” 등 반응을 보였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