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태유나 기자]
’99억의 여자’ 방송 화면./사진제공=KBS2
’99억의 여자’ 방송 화면./사진제공=KBS2
KBS2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가 최고시청률 8.5%(닐슨코리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23일 방송에서는 정서연(조여정 분), 강태우(김강우 분), 윤희주(오나라 분)가 손을 잡고 레온(임태경 분)을 잡았다. 그 과정에서 홍인표(정웅인 분)가 레온을 죽이고 자신을 희생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악연으로 얽히고설켰던 인물들은 관계를 회복했다. 강태우는 누명을 벗고 복직했으며, 정서연은 홍인표가 남긴 유품인 돈세탁한 750만불의 계좌정보가 담긴 USB를 윤희주에게 넘겼다. 모든 정리를 끝낸 정서연은 타이티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공항에서 강태우를 만나 “기다리겠다”며 애틋한 여운을 남겼다.

조여정, 김강우, 정웅인, 오나라, 이지훈 등 믿고보는 배우들의 합류로 제작초기부터 관심을 집중시킨 ‘99억의 여자’는 첫 회부터 영화같은 스펙터클한 영상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몰입감을 선사했다. 매회 파격적인 전개로 주목받은 ‘99억의 여자’가 남긴 것들을 살펴봤다.

◆ 믿고 보는 배우들의 연기조합

영화 ’기생충’으로 최고의 스타로 자리매김한 조여정은 절망의 끝에서 현금 99억을 움켜쥔 여자 정서연 캐릭터에 완벽히 빠져들어 절망에서 희망, 탐욕으로 이어지는 캐릭터의 변화를 생생하게 표현해냈다.

김강우는 전직형사 강태우역을 맡아 몸 사리지 않는 액션, 냉철하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 복잡하고 애틋한 감정연기까지 섬세하고 단단한 연기내공으로 극을 이끌었다. 연기파 배우 정웅인은 역대급 악역인 홍인표로 인생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는 등장할 때마다 소름끼치는 광기어린 연기로 극의 서스펜스를 이끌었으며 상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전작과는 확연히 다른 캐릭터에 도전한 오나라, 이지훈은 성공적인 연기변신으로 인생캐릭터를 갱신했다. 오나라는 도도하고 냉정한 모태 금수저 윤희주로 변신해 우아하고 서늘한 분위기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했다. 극중 이재훈 역을 맡아 오나라와 남다른 케미를 보여준 이지훈은 파격적인 불륜연기에서부터 섬세하고 다채로운 감정연기까지 빛나는 열연으로 연기지평을 넓혔다.

◆ 명품조연들로 이루어진 신스틸러들의 연기향연

‘99억의 여자’는 믿고 보는 주연배우들 뿐 아니라 명품조연들이 펼쳐내는 맛깔스러운 연기가 극을 풍성하게 채웠다. 베테랑 배우 길해연은 명동사채시장의 전설 장금자 역을 맡아 따뜻한 인간미와 통찰력을 겸비한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선보였다. 장금자와 함께 극에 훈훈한 온기를 불어넣은 배우 서현철은 극중 전직 건달이자 유흥업소 사장 오대용으로 분해 코믹과 감동을 오가며 극에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했다.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완성한 양현민, 김도현과 짧은 등장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임태경과 정성일, 첫 정극 연기 도전이 무색하게 안정된 연기를 선보인 배우 영재까지 ‘신스틸러들의 연기 향연이 매회 60분을 꽉 채워 풍성한 서사를 완성했다.

◆ 제목, 소재의 특별함, 파격적인 전개

‘99억의 여자’는 첫 회부터 강렬하게 시작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과 ‘절망속에 빠져있던 여자가 우연히 현금 99억을 손에 쥐고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라는 색다른 설정으로 매회 예측 불가한 전개를 이어갔다. ‘99억의 여자’는 전반부에 등장인물들이 ‘99억의 행방’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욕망의 대립으로 치달았다. 드라마의 틀을 깨는 구성과 복잡하게 얽힌 인물관계에도 끊임없이 궁금하게 만드는 스토리의 힘이 드라마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99억의 여자’는 돈을 차지하려는 인간들의 돈을 향한 욕망의 겉과 속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절망을 딛고 세상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은 결국 ‘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태유나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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