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의 열기, 그리고 월요일 낮의 수확. 지난 10월 3일 첫 생방송 이후, 매주 월요일 음원 차트는 Mnet 의 음원들이 휩쓸고 있다. 전 주 금요일 생방송으로 시청자에게 화제가 됐던 음원이 월요일 정오에 공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이들 음원은 참가자들이 생방송에서 부른 짧게 편곡된 버전이 아닌 스튜디오 녹음 버전이다. 그리고 라이브와는 다른 완성도는 이들 음원이 공개와 함께 화제가 되는 또 다른 이유다.

음원 작업을 총괄하는 CJ E&M의 김지웅 프로듀서는 “생방송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실수가 생길 수도 있다. 이는 생방송의 묘미일 수도 있지만, 유료로 다운받아 소장하는 음원은 다르다”고 말했다. 완성도를 위해서 스튜디오 녹음 버전을 공개하게 됐다는 뜻이다. 실제로 의 생방송에서 몇몇 참가자들은 긴장감 탓에 음정이 불안하거나, 연주에서 실수를 한 적이 있다. 때문에 이정아의 ‘Desperado’나 이건율의 ‘Part Time Lover’는 음원 공개와 함께 생방송 때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김지웅 프로듀서는 “생방송에서 참가자들의 매력이 잘 살아난 부분은 더욱 살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 보완하는 편곡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생방송에서는 개성 있지만 2퍼센트 부족했던 버스커 버스커의 ‘동경소녀’나 투개월의 ‘여우야’ 등이 음원 시장에서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생방송의 순수함과 스튜디오의 세심함을 합한 음원

이들 스튜디오 음원은 생방송이 끝난 직후 월요일까지 녹음과 믹싱, 마스터링 작업까지 단 이틀 사이에 이루어진다. 촉박한 일정이지만 김지웅 프로듀서는 “사전에 녹음을 해두면, 아무래도 경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한다. 녹음 작업은 굉장히 세밀한 부분에까지 디렉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생방송 이전에 녹음 하게 되면 참가자들이 이에 영향을 받게 되어 공정한 경연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아마추어들의 순수함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유다.

그래서 녹음 일정은 참가자들의 피로에 대한 배려를 가장 최우선으로 고려해 짜인다. 실질적인 음원 녹음 시간은 토요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11시까지.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일정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처음 TOP 11의 곡을 모두 녹음할 때는 스태프 100여명이 동원 돼 서울 시내 녹음실 8곳에서 동시에 음원 녹음이 진행됐다. 김지웅 프로듀서는 “스태프 구성과 녹음실 예약 및 스케줄 일정을 지난 4월부터 준비했”지만 “치밀한 사전 준비에도 불구하고 월요일 정오에 공개되는 음원이 마스터링을 마치고 11시 40분에 유통사에 넘어갈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자기색이 빛났던

촉박한 시간 안에 녹음과 후반 작업을 모두 마쳐야 하지만, 일정을 지키는 것과 음원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참가자의 실력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이다. 시간과 완성도만 따지면 헤이즈나 버스커 버스커 같은 밴드는 보컬만 노래를 하고, 연주는 전문 연주자를 쓰는 게 훨씬 편하다. 하지만 는 밴드가 직접 연주를 한다. 김지웅 프로듀서는 “아마추어 밴드다 보니 연주가 조금 거칠 수도 있어 고민을 한 부분이지만, 직접 연주를 하는 게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한다. 음원의 편곡 작업 또한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한다. “라이브와 음원에서 어울리는 편곡이 다르기 때문에 동시에 편곡 작업에 들어간다. 참가자들이 직접 편곡에 참여하기도 하고, 사전에 의논하는 과정을 갖는다. 참가자들의 의견은 거의 100퍼센트 수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는 그 어느 시즌보다도 지정받은 곡에 대한 논란이나 편곡에 대한 논란이 적었다. 곡 선정, 연주, 편곡 등에 있어서 참가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보다 넓혔기 때문이다. 어쩌면 의 음원들이 한순간 차트에서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차트의 상위권에 머물며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얻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참가자들은 스튜디오 음원에서도 다른 이에 의해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만든 자신의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뮤지션만의 색깔을 지키면서도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것, 어쩌면 우리들이 를 비롯해 음원 차트를 수놓는 수많은 이름들에게 요청하는 하나의 바람인지도 모르겠다.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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