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소녀들이 다시 운동화를 신었다. 2007년, 데뷔 곡이었던‘다시 만난 세계’ 이후 처음이다. 데뷔와 함께 순백의 티셔츠와 치마를 맞춰 입고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라고 노래했던 이들은 “Ayo! GG!”라고 터프하게 외치며 큼직한 재킷과액세서리, 빨갛고 노랗거나 무지개 색인 헤어스타일을 하고 각양각색의 색을 입은 채 돌아왔고, 컴백을 알리기 위한 쇼를 단독으로 가지고, 발표한 신곡의 뮤직비디오가 5일 만에 유튜브 조회 수 2천 만을 기록하는 그룹이 됐다. 지난 7일, 새 정규 앨범 < I Got A Boy >의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색을 덧입고 알록달록해진 아홉 명의 소녀들을 만났다. 앨범을 둘러싼 세간의 의견은 발표와 동시에 여러 갈래로 뜨겁게 뻗어나가고 있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변화와 새로운 도전에 두려움이 없는 듯한 모습이었다.

Q. 컴백과 동시에 MBC <소녀시대의 로맨틱 판타지>라는 1시간짜리 단독 쇼를 가졌다. 쇼를 통해 서현은 기타 연주를 보여주는 등 멤버들 각각이 개인 무대를 가졌는데, 이를 위한 준비도 많이 했겠다.
서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기타를 라이브로 연주를 해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신선하게 봐 주신 것 같아서 좋다.

유리: 멤버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연출한 것이 많았다. 곡 선정과 안무 구성 등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다. 훨씬 의미 있었고, 그래서 더 재미있더라.
티파니: 활동 기간 중에 음악방송 등을 통해 여러 커버 곡을 보여드릴 기회들이 많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모두들 연습을 많이 해왔다. 나 같은 경우엔 컴백 쇼를 위해서 준비한 것이 아니라, 준비하고 있었던 수많은 곡들 중 무얼 하면 좋을지 많이 고민하고 결정한 무대였다. TV에서 이런 모습 보여드리는 건 오랜만이라서, 그게 또 새해 첫 날인 1월 1일 저녁 방송이었기에 더더욱 감사해하며 열심히 했다.



Q. 수영은 타이틀곡 ‘I got a boy’의 무대에서 랩과 함께 무대의 오프닝을 맡았다.
수영: 처음에는 정말 자신이 없었다. 첫 파트를 맡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다. 곡을 처음 받았을 땐 영어버전 가이드를 들으면서 연습했는데, 이를 다시 한국어로 하는 것에 익숙해질 때까지도 어색함이 많았다. 지금은 많이 괜찮아져서 자신 있게 하고 있다.

“‘I gota boy’는 들을수록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곡”

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Q. ‘I gota boy’의 안무가 꽤나 다채롭다. 뮤지컬 한 편을 5분 안에 압축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라.
유리: 처음 들었을 때는 되게 낯설고 새로운 구성이어서,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다. 그러나 이런 곡의 구성이 재밌게 느껴지기도 했다. 순간순간 달라지는 곡의 구성에 맞게 아홉 명이라는 많은 수의 멤버를 활용해 연출할 수 있다는 게 우리의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 이전 앨범 활동 무대에선 카메라를 본다거나 자기 파트에만 충실했다면 이번 곡에서는 멤버들 간의 호흡과, 서로 소통하기 위한 연기 등 자연스럽게 하려하는 부분이 많다. 그런 부분들에 많이 신경을 썼다.

Q. 멤버들 스스로도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약간 낯설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이번 타이틀곡은 달라진 소녀시대의 음악적 스타일이 확연히 나타난다. 스타일 변화에 대한 이유가 혹시 있었나.
태연: 항상 그 시기에 맞는 최고의 모습을 완벽하게 만들어서 보여드려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이번엔 또 어떤 곡을 보여드려야할까’라고 고민한다. 곡의 흐름 상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의상 콘셉트도 음악을 따른 상태다. 약간 키치한 느낌의 콘셉트라서, 예전 소녀시대가 힐 신고 스키니 입던 모습과는 확실히 달라서 생소하게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은 꼭 넣고 있다고 생각한다.



Q. 선이 굵은 댄스에 운동화까지, 데뷔 때 했던 ‘다시 만난 세계’의 무대도 떠오르는 게 이번 타이틀곡인 것 같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할 것 같은 무대더라.
태연: 사실 우리가 연습생 때 배우고 연습했던 안무가 모두 이런 식이었다. 그래서 정말 우리도 데뷔 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맞아. 우리가 했던 게 이런 거였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일단, 힐을 벗고 운동화를 신고 춤을 추니까 훨씬 자유롭다.
효연: 진짜 재밌다.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것 같다.
서현: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안무이긴 하다. (웃음) 긴 시간동안 끊임없이 춤을 계속 춰야하는데 강도가 높고, 스킬을 요하는 동작들도 많다. 늘 군무를 췄던 우리로서는 조금 난이도가 있긴 했다. (웃음) 하지만 우리도 추다보니까 새로운 모습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겨서 연습시간을 좀 늘려달라고 자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Q. 음원으로 들었을 때는 곡 자체가 잘 인식되지 않는 듯했지만, 무대를 보니 확실히 다른 느낌이긴 했다.
효연: 맞다. 무대를 보니까 확 들어오지 않나? 너무 주입식인가. (웃음)
유리: 무대에 대해 되게 많이 고민했다. 멤버의 수가 아홉이기 때문에 퍼포먼스야 말로 우리가 생각하는 장점인데, 보이는 음악을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고, 거기에 집중했다.
윤아: 내가 이 안에 속해있어서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내가 느끼는 이 곡은 그냥 ‘소녀시대스럽다’. (웃음) “아, 이 노래 뭐냐 난해하다”라는 글도 봤는데 “처음엔 이 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듣다 보니까 중독성 있고 좋은 것 같아요”라는 글도 봤다. ‘것 봐! 보다보면 익숙하다니까’라고 생각했다.



Q. 그럼 멤버들 스스로는 이 곡이 익숙해지기까지 얼마 정도의 기간이 걸렸던 것 같은가.
티파니: 아직도 생소하긴 하지만, 우리가 뮤직비디오를 4일 동안 찍었는데 4일 간 촬영을 딱 마치고 나니까 ‘노래 좋은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현: 들을수록 매력을 발견하게 되는 곡인 것 같다.
태연: 무대를 지금껏 4번 보여드렸으니 다음 주 쯤 되면 다른 분들도 ‘어, 좋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열심히 해서 좋은 반응을 제대로 얻고 싶다”

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Q. 어색했던 곡을 익숙하게 인식하고, 무대에 올려 퍼포먼스까지 해내고 있는데 그러려먼 본인들이 무대를 진심으로 즐겨야만 가능할 것 같다.
제시카: 우리끼리 무대 위에서 눈빛 교환도 되게 많이 하는 게 이번 곡의 무대다. 그리고 이보다 더 많이 즐기면서 하고 싶다. 나는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한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다. 일단 이렇게 우리가 이 곡을 가지고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으니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반응을 제대로 얻도록 하고 싶다.

Q. 티파니는 핀 조명을 받으면서 뮤지컬 무대 위의 배우가 된 듯한 파트도 있다. 그 순간은 어떤 느낌을 가지고 소화하려 했나.
티파니: 가사에 충실했다. (웃음) “나 정말 화가 나 죽겠어”라고 하는 부분인데 화가 나 죽는 상황인 것처럼 연기했다. 뮤직비디오도 열심히, 오래 촬영한 만큼 예쁘게 나온 것 같다.
제시카: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 티파니가 정말 엄청 충실하게 열심히 촬영했다. “난 정말 화가~~~ 나”라면서 정말 잔뜩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더라. (웃음)
티파니: 그때 그렇게 한 걸로 이렇게 아직도 놀림 받고 있다. (웃음)

Q. 그런데 사실 티파니 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무대에서 표정의 변화가 굉장히 많더라.
티파니: 서현이가 이번에 진짜 신경 많이 썼다. (웃음)
서현: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내가 과연 이걸 잘 소화할 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이 들었다.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니까. 이걸 준비하면서 힘들 다기 보다는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무대를 하면서 더 좋아졌다. 멤버들과 같이 호흡을 하니까.
티파니: 서현이가 활동할 때마다 확확 변하는 모습은 같은 멤버들이 봐도 깜짝깜짝 놀란다. 얼마 전에 태티서로 같이 활동했을 때까지만 해도 “아, 언니 저 너무 어색해요.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라고 하는데 시키면 시키는 대로 다 잘하는 거다. 정말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멤버가 된 것 같아, 보면서도 되게 뿌듯하다. (웃음)
서현: 그런 영향을 정말 다 언니들한테 받는다. 무대를 보고 있으면 한 명, 한 명마다 표현이 다 다르고 제스처도 정말 자연스럽게 잘 해내니까 ‘이 언니한테는 이런 걸 배울 수가 있고, 저 언니한테선 저런 걸 배울 수 있구나’한다.

Q. 이번 무대에서는 누구에게 가장 많이 배웠나.
서현: 이번엔 효연 언니에게서 많이 배웠다.
효연: 이게 정말 우리의 장점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서 배울 수 있는 점이 많다는 거.



Q. 효연은 확실히 이번 무대와 곡을 보고 “물 만난 것 같다”며 즐거워하는 팬들의 반응이 많더라.
티파니: 우리가 보면서도, 아 정말 효연이 밖에 안 보인다고 이야기를 한다. 너무 잘 어울리니까.
효연: 이런 반응들 정말 고맙다! (웃음)

“힐을 신고는 절대 가능하지 않은 안무”

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Q. ‘다시 만난 세계’ 이후 처음으로 운동화를 신는 등, 스타일이 많이 변화했는데 이에 따른 멤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태연: 항상 타이트하게 몸의 라인이 드러난 의상을 입곤 했는데 이번에는 좀 질펀한… (웃음) 트레이닝 팬츠에, 몸을 커보이게 만들 수 있는 소재의 옷들이 대부분이다. 일단 나는 운동화를 신는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너무나 좋았다. 컴백하기 전에 안무를 열심히 연습해놓아도, 무대에 오를 때 힐을 신으면 이 안무가 다 표현이 안 된다. 그래서 매번 아쉬웠는데 이번엔 운동화를 신고 무대에서 마음껏 날아다닐 생각을 하니까 좋았다.
윤아: 연습실에서 하던 것 그대로 무대에서도 할 수 있게 됐다.

Q. 힐을 신지 않게 된 것을 걱정한 멤버는 없었나.
티파니: 나는 사실 걱정했다. 늘 하이힐을 신어야한다고 말하는 멤버 중에 하나가 난데, (웃음) 안무 시안을 보자마자 이번엔 모습이 예뻐 보이는 것 보다 우리의 실력을 예쁘게 보여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이젠 ‘소녀시대는 예쁘다’라는 인식이 좀 생긴 것 같아서… (웃음) 개인적으로. 그래서 이젠 실력을 제대로 보여드릴 때가 된 것 같은 마음이다. 춤이 됐든 노래가 됐든 제대로 된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춰서 준비했다.
제시카: 힐을 신고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했는데, 정말 꿈도 꾸고 싶지 않을 정도다. (웃음) 힐을 신고는 절대 가능하지 않은 안무다.

Q. ‘The Boys’때도그랬지만, 이번에도이전에 다른 곡들의 콘셉트와는 달리 좀 더 거리에서 보고 멋있다고 할 수 있는 스타일을 시도했다. 멤버들이 이번 의상에서 의견을 냈다거나 선호했던 것들이 있나.
티파니: 많이 냈다. ‘The Boys’때 부터 각자 개인의 스타일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옷 패턴이나 길이 등에 직접 참여를 했고, 이번 곡에서 특히 더 많이 의견을 낸 것 같다. 이번 콘셉트 자체가 드레스를 입거나 차려입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평상시에 보여주던 꾸밈없는 스타일로 개별적인 스타일링을 시도했고, 우리 스스로도 ‘다음 무대 의상은 뭐지?’하면서 기대감을 품곤 하는 상태다.
수영: 힙합바지를 입는다고 하기에 속옷 브랜드인 C사에서 만들곤 하는 스타일인 속옷 밴드를 제안했다. 그 위에 ‘Girl`s Generation’이라고 써서 연출하는 게 어떠냐고. 흔쾌히 만들어 주셔서, 지난 방송에서는 태연이가 입었었다. 나는 아직 입어보지 못했다. (웃음)



Q. 무대 의상이 매번 바뀌고 있다. 다른 무대에서 특별히 시도해보고 싶은 스타일이 있나?
제시카: ‘Gee’때 우리가 청바지에 흰 티를 유행시켰는데, 그때는 좀 페미닌한 스키니진이었다면 이번엔우리가 입는 이배기팬츠에 하얀 탑을 입고 셔츠를 걸쳐도 좋고, 재킷을 걸치든 해서 무대에 서고 싶다. 데님에 흰색 포인트를 주면 예쁠 것 같다.

Q. 무대의상이 자유로운 스타일로 바뀌면서 대기실이나 촬영 현장에서의 행동, 혹은 몸가짐도 좀 달라지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효연: 아, 일단 너무 편안하다.
제시카: 배기팬츠를 이번에 처음 입어봤다. 정말 너무 편해서, 대기실에서도 한쪽 팔을 소파 뒤로 걸치고엄청 편안하게 앉아 있다. 자세가 정말 ‘프리’해졌다. (웃음)
윤아: 춤 출 때도 옷 입은 것에 따라서 자신감이나 과감한 정도가 달라지곤 하는데, 이번 춤은 왠지 기존에 우리가 입었던 딱 달라붙고 몸매를 많이 드러내는 옷을 입고 추면 좀 자신이 없어질 것 같은 춤이다. (웃음)
태연: 이번 곡은 정말 여리하면 안 되는, 힘이 세 보이는옷이 필요하다.

“‘라디오 스타’에선 머리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Q. 유리는 이전에도 힙합 스타일의 춤을 몇 번 추지 않았나. 이번 곡을 만나면서 특히 더 신이 나기도 했을 것 같다.
유리: 맞다. 개인적으로는 파워풀하고 역동적, 활동적인 음악이랑 안무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번 곡을 듣고 안무를 봤을 때 되게 반가웠다. 무대 위에 서서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의상을 친구들과 함께 입고, 이런 무대를 함께 즐기니 정말 재밌다.

Q. 워낙 바쁘게 돌아가는 스케줄인데, 그래도 멤버들끼리즐기면서 지내다보면 쌓이는 스트레스들이 좀 풀리나.
효연: 많이 풀린다. 밤에 각자 방에 들어가서도 서로 메시지하면서 웃긴 사진 공유하고 그런다. 지금 나 이러고 있어.
윤아: 각자 뭐하는지 찍어서 보내라고 해서 사진 서로 공유하고. (웃음)
서현: 촬영하는 도중에 같은 방에 있을 때도 웃긴 사진 찍어서 서로한테 막 보낸다.
제시카: 우리 정말 되게 치열하다. 참여 안 하고 자는 멤버가 있으면 억지로 ㄲㅒ워서 참여하게 만들기도 한다. (웃음)
효연: 서로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웃음)



Q. 수영이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에 처음 출연해 다른 멤버들이 먼저 개인적인 활동을 많이 하게 된 것에 대해 “처음엔 좀 질투가 나다가, 이제는 놔버렸다”라는 식으로 이야기 한 게 기억에 남는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멤버들 사이도 많이 변했을 것 같다.
수영: 그랬던가? (웃음) 요즘은 약간… 멤버 친구들을 볼 때, 매니저의 마음으로 보게 되는 것 같다. ‘아, 이런 건 얘가 잘하는데’라는 생각이 수시로 든다. 무대에서의 내 파트를 다른 멤버가 하면 더 잘 할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서로의 매력을 너무 잘 알다보니까 이제는 누군가 뭘 시작하거나 맡게 되면 자기 색깔에 맞는 걸 하게 됐구나 싶어서 진심으로 잘됐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종종 나는 제작자와 매니저의 마음으로 친구들의 플랜을 짜놓기도 했는데 예를 들면, 실제로 내가 ‘윤아는 이 작품 다음에는 꼭 윤석호 감독님의 작품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로 윤아가 이후에 윤석호 감독님 작품을 하더라. (웃음)

Q. 얼마 전엔 ‘라디오 스타’에 출연했다. 9명이 다 출연한 걸로 아는데같은 소속사인 규현의 공격은 많이 안 당했나.
티파니: 규현 오빠가 오히려 감싸줬다. 되게 챙겨주시고, 다른 MC분들이 규현 오빠한테 “너는 MC다. 왜 아이들을 다 감싸주는 거냐”라고 할 정도였다. 다른 MC분들은 공격하시다가도, 다들 그냥 “그렇구나~”하며 예쁘게 봐 주셨다. (웃음) 재밌는 시간이었다.
유리: 정말 너무 재밌어서, 정말 많이 웃고 왔다.
티파니: 머리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Q. 앨범에 수록된 곡 ‘Dancing Queen’은 2008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하게 된 것인데 가장 많이 변한 점은 무엇인 것 같나.
제시카: 메이크업… 그땐 좀 덜 생겼던 것 같다. (웃음)
서현: 음악을 즐기는 게 달라진 것 같다. 2008년엔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이고, 지금은 되게 재밌게 하는 게 느껴진다.
제시카: 그리고 그때 모습들 지금 보면 되게 어색하다. ‘아니, 왜 저러고 있지?’ 싶더라.
태연: 초심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계기였던 것 같다.

“부담감과 행복이 공존한다”
소녀시대 “어떤 콘셉트를 하든 소녀시대의 색깔을 넣는다”
Q. 이렇게 지난 곡을 다시 부르는 건, 소녀시대가 걸그룹으로서 데뷔 후 오랫동안 정상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정상에 계속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인가.
서현: 부담감과 행복이 공존하는 것 같다, 언제나. 지금 이 상황을 굉장히 즐기면서도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책임감도 굉장히 크다. 그래서 어쩌면 즐기지 못할 만 한 상황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모두 언제나 즐겁게 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이 생각 자체로 그런 것들을 이겨나가고 있는 것 같다.

Q. 하지만 ‘I got a boy’ 뮤직비디오의 유튜브 조회 수는 금새 2천 만을 넘었고, 소녀시대는 해외에서도 활동한다. 앞으로의 소녀시대는국내의 문제만이 아닌 것 같다.
수영: 숫자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보람을 느끼긴 하지만, 우린 원래 어떤 목표를 뚜렷이 두고 달려가는 편이 아니다. 목표를 정하고 어느 정도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 보다는 이 곡의 퍼포먼스를 통해서 우리 아홉 명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 이 자체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만약 숫자로 뭔가 “우와”할 정도의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 예전에 우리가 출연했던 미국 CBS <데이비드 레터맨쇼> 같은 것에 연결될 수는 있겠지만.

Q. 그렇지만 역시 숫자적으로 이렇게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게 되면 뿌듯한 마음은 들지 않나.

티파니: 나는 원래 유튜브를 많이 이용하는 편인데, 2천 만이라는 조회 수를 5일 만에 달성했다는 기사가 난 걸 보고 ‘정말 K-Pop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라고 확실히 느꼈다. 나 스스로도 그 영상을 ‘아, 내가 이때 이런 표정을 지었지.’, ‘이런 동작을 했지.’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돌려보기도 했는데 멤버 한 명, 한명 집중해서 보려다보니, 총 아홉 번을 봐야하더라. 이것도 나름 조회 수가 많이 올라갈 수 있었던 요인이 된 것 같다. (웃음) 우리가 가진 장점이랄까. 우리의 재밌는 의상이나 제스처, 표정 등을 캐치하고 싶다면 한 명, 한 명에 집중해서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만 봐도 아홉 번을 보는 거니까. (웃음)



사진제공. SM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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