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1. 일 더하기 일은 귀엽거나 미치거나
2. 나를 따라오라 나는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리

귀여움에도 매뉴얼이 있다. 송혜교의 ‘곰 세 마리’ 율동이나 황정음의 “띠드버거 사주세효”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애교는 태생적으로 ‘귀척’은 도저히 못 해먹을 짓이라고 여기는 이들조차 무심코 한 번 따라하는 순간 무의식의 심연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최근 페이스북을 비롯해 틴탑의 니엘, BTOB의 일훈, 소녀시대 수영 등 아이돌 계를 휩쓸며 연말연시 술자리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을 듯 불길한 예감을 불러일으키는 ‘귀요미’송 또한 그 구조는 따라 하기 쉽고 복잡하지 않다.

“1 더하기 1은 귀요미! (볼에 손가락 찌르기) 2 더하기 2는 귀요미! (V 만들어 토끼 귀 까딱까딱) 3 더하기 3은 귀요미! (W 만들어 토끼 귀 팔랑팔랑) 4 더하기 4는 귀요미! (턱 안쪽을 향해 꽃받침) 5 더하기 5도 귀요미! (턱 바깥쪽을 향해 꽃받침), 6 더하기 6은 귀요미! (펼쳐진 다섯 손가락과 다른 쪽 엄지에 쪽쪽쪽 입 맞춘 뒤 넘버원)” 물론 만 5세 무렵부터 “1 더하기 1은 2”라고 배워온 냉철한 이성인이라면 “1 더하기 1이 왜 생뚱맞게 귀요미냐” 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으나, 본래 귀여움이란 맥락 없고 뜬금없고 의미 없는 데서 진정한 가치를 발현하는 법이다. 그러니 자신이 고양이로 분장한 고양시장이나 핑크돼지 의상을 입은 고창석 급의 귀여움을 내포하지 않은 이상 썸남, 썸녀 앞에서 “일 더하기 일은 과로죠, 훗!”하고 센 척 하기보다는 취한 척 혹은 미친 척 하고 써먹을 귀요미 비기 하나쯤은 간직해두기를 권한다. 크리스마스까지 꼭 3주 남아서 하는 얘기는 아니다.

용례 [用例]

* 1 더하기 1은 비위가 약한 아이돌 ver.
1 더하기 1은…으?…다시 할게요! 1 더하기 1은 귀요미, 2 더하기 2도 귀요미, 3 더하기 3은 귀요미이아아아악!!

* 1 더하기 1은 솔직한 외국인 ver.
1 더하기 1은 2라고!!!!!!!!! 2!!!!!!!!!!!!!!!!!!!!!!!!

* 1 더하기 1은 피도 눈물도 없는 타짜 ver.
1 더하기 1은 동작 그만, 귀요미냐?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새끼야? 너는 손가락이 볼에 올라갔을 것이여. 그리고 다음에 할라는 거, 이거 이거이거 귀요미 아니야? 너 이런 거 해가지고 ‘좋아요’ 받을라는 거 아니야? 해머 갖고 와. 귀여운 척 하다가 걸리면 피 보는 거 안 배웠냐?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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