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 가가: “있는 그대로의 네 자신을 사랑하거라” 엄마가 말씀하셨죠.
“하느님은 너를 완벽하게 만드셨단다”
(중략)
난 아름답죠. 하나님은 실수를 안 하시거든요.
난 제대로 하고 있어요. 난 이렇게 태어났어요. 낙담하며 자신을 숨기지 말아요.
스스로 사랑하세요. 그러면 된 거에요.
(중략)
흑인이든, 백인이든, 황인이든, 라틴 아메리카든, 레바논사람이든, 동양인이든,
왕따가 되든, 괴롭힘을 당하든, 혹은 조롱을 당하든,
오늘 여러분 자신을 사랑하세요.
왜냐하면, 여러분은 이렇게 태어났으니까요.
게이이든, 양성애자이든, 레즈비언이든, 성전환자이든 그건 중요치 않아요.
난 제대로 살고 있는거에요.
난 견뎌내야 해요. 태어났으니까.
– 레이디 가가, ‘Born this way’에서
레이디 가가
레이디 가가


스테파니 조앤 엔젤리나 저마노타: 레이디 가가의 본명. 카톨릭 신자인 아버지는 비틀즈를 들려줬고, 감리교 신자 어머니는 네 살부터 피아노를 배우도록 했다. “전통을 중시했지만 정신적으로는 진보적”이었던 부모님 때문에 종교와 대중음악을 자연스럽게 함께 접한 것. 하지만 사춘기 시절 진학한 사립 카톨릭 여자학교의 분위기는 전통적이되 진보적이지는 않았고, 학교폭력에 시달리면서 “희생적이고 학구적이고 규칙을 따르지만 뭔가 불안정한” 학생이 된다. 특히 한 교사가 다른 학생과 똑같은 셔츠를 입었는데도 자신만 혼낸 것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고. 레이디 가가는 17세에 뉴욕 대학의 시티 예술학부에 조기 입학하는 것을 선택하지만, 불안정한 정신상태에서 마약에 빠지는 등 방황하면서 부모와도 한동안 관계를 끊기도 했다. “내게 아득하게 지속된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떠올리기엔 괴롭기도 한 시절.” 레이디 가가는 이후 몸 왼쪽에만 문신을 새기는데, 이유는 “몸의 한쪽이라도 평범한 상태”로 두길 바라는 아버지의 뜻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통과 진보의 절충이라면 절충.

프레디 머큐리: 그룹 퀸의 보컬리스트. 잘 알려진대로 레이디 가가는 퀸의 히트곡 ‘Radio gaga’에서 따왔다. 또한 독특한 패션을 한 채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Speechless’는 프레디 머큐리의 ‘Queen’을 연상시킨다. 독특한 패션에 광기에 가까운 퍼포먼스, 때론 스펙터클한 무대까지 선보이는 레이디 가가의 공연을 생각해보면 이 이름을 지어준 프로듀서 롭 푸사리의 선견지명이 대단하다고 해야할 듯. 마약과 방황에 빠져 있던 스테파니 조앤 엔젤리나 저마노타는 레이디 가가가 되면서 제대로 음악을 만들어가기 시작했고, 푸시캣 돌스, 퍼기 등 여러 뮤지션의 음악을 만들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에이컨: 미국의 흑인음악 뮤지션. 레이디 가가와 함께 작업하던 도중 가능성을 알아보고 음반사 계약을 주선하고, 데뷔앨범 < Fame >의 제작자로도 나선다. < Fame >의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인 레드원은 에이컨의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다. 데이빗 보위의 팬이자 레드제플린의 음악을 커버하기도 했던 레이디 가가는 에이컨을 만나면서 자신의 록적인 감수성에 일렉트로니카와 힙합 사운드를 얹어 ‘Just dance’‘Poker face’ 등 복고적인 멜로디에 세련된 비트가 더해진 곡으로 탄생했다. < Fame >은 전 세계적으로 히트했고, 앨범 타이틀 그대로 레이디 가가를 유명하게 만들었다.

앤디 워홀: 20세기를 대표하는 팝아트 예술가. 레이디 가가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앤디 워홀이 예술집단 ‘팩토리’를 이끈 것처럼 레이디 가가도 창작집단 ‘하우스 오브 가가’를 통해 자신의 패션부터 공연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낸다. < Fame >이 “사람들이 어떻게 유명세를 느끼는가에 대한 내용”이고, “내 음악을 듣는 모든 이들이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한 레이디 가가의 생각은 앤디 워홀의 예술관과 유사하다. 실제로 < Fame >의 대성공은 레이디 가가가 음악뿐만 아니라 패션의 온갖 요소를 끌어들여 아방가르드라고 할 수밖에 없는 스타일로 소화하고, 무대 밖에서도 온갖 기행으로 “인생 자체가 하나의 퍼포먼스”로 만든 것이 크게 작용했다. 레이디 가가의 모든 행동에는 그가 던지는 메시지와 스타일이 있고, 공연은 그것을 하나의 스타일로 집약시킨다. 예술가의 도착점에 결국 삶 자체가 예술이 되는 퍼포먼스가 있음을 보여주는 셈.

마돈나: 레이디 가가가 “혁명을 일으켰다”며 존경하는 뮤지션. 우연인지 필연인지 레이디 가가의 ‘Born this way’가 마돈나의 ‘Express yourself’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있기도 했다. 두 사람은 데뷔 당시 파격적인 내용의 노래와 의상 등으로 화제를 모으며 논란의 한가운데 있었다. 그러나 마돈나가 당시 주류 대중문화의 기준을 넘어서는 섹스 어필을 통해 화제를 모았다면, 고기를 몸에 두르기까지 하는 레이디 가가는 노출을 해도 섹시함보다는 기괴한 느낌을 준다. 또한 ‘Born this way’는 빌보드 1위곡 중 처음으로 트렌스젠더라는 단어를 썼고, 자신이 양성애자라고 밝혔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그들을 지지하고 지원한다. 레이디 가가가 일으킨 가장 큰 파격은 독특한 패션이나 기행이 아니라 그것들을 포함하는 비주류 문화를 주류의 한 가운데에서 통하도록 만들었다는데 있다. 그의 표현대로 ‘아웃사이더 군대’의 리더. 실제로 레이디 가가는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MTV가 아닌 홈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공개하고, SNS를 통해 자신의 음악 작업을 공개하는 등 인터넷을 통해 지지자를 집결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김희철: 개성하나 만큼은 끝내주는 아이돌. 레이디 가가를 패러디한 ‘레이디 희희’를 선보이기도 했다. < FAME >의 대성공 뒤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레이디 가가의 노래를 부르고, 패션을 따라하며, 무대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하지만 레이디 가가의 패션은 찢어진 레깅스처럼 일부 아이템이 응용되거나 이른바 ‘하의실종’이라는 단어와 함께 이상한 스타일 정도로만 받아들여졌다. 또한 가십성 기사를 통해 레이디 가가 양성애자라거나, 그가 일으킨 기행만이 부각됐다. 하지만 레이디 가가는 최근작 < Born this way >에서 헤비메틀부터 일렉트로니카까지 다양한 장르들을 하나의 쇼를 위한 음악처럼 결합했고, 가사에서는 “우리가 신경 쓰는 것이라곤 런웨이 모델들, 캐딜락과 술병들뿐이지.. (중략).. 명성을 위해 살지, 명성을 위해 살아. 왜냐면 우린 부유하고 명성 있는 삶을 살고싶어 하니까”라며 성공만을 쫓는 인생의 허망함을 말하기도 한다. 또한 레이디 가가는 아이티 지진 참사에 5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고, 에이즈 예방에 힘써왔으며, 학교폭력으로 인해 한 소년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재단을 설립해 학교 폭력 근절에 힘썼다. 레이디 가가가 동성애자 커뮤니티로부터 지지를 받는 이유 역시 끊임없이 동성애자 인권 향상에 나선 점이 크다. 하지만 한국에서 레이디 가가는 유행의 대상이자 기행을 벌이는 스타일뿐이다. 논란은 예정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유아인: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이 미성년자 관람불가 등급으로 재조정된 것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레이디 가가의 공연에 가지 못하는 10대들에게 유해함과 선정성에 관한 납득 가능한 정확한 기준과 근거가 제시됐나”라며 비판했다. 레이디 가가의 내한공연은 애초에 12세 판정을 받았지만, 일부 기독교 단체의 반발로 18세 이상 관람가로 조정됐다. 레이디 가가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청소년에게 자살을 부추긴다는 이유다. 하지만 레이디 가가는 동성애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동성애자를 인정해달라는 사회활동을 펼쳤고, 청소년에게 자살을 부추기는 대신 오히려 자살 방지를 위한 재단을 설립했다. 월드투어로 진행된 < Monster ball tour >에서 피를 몸에 묻히는 퍼포먼스 역시 자신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뉴욕 공연에서도 피를 몸에 조금 바르는 수준이었고, 그 퍼포먼스는 공연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세상의 ‘Monster’였던 레이디 가가가 새롭게 태어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심의 기준은 나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동성애라는 요소가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그 공연이 거부 당해야할 이유가 있을까.

하나님: 기독교의 유일신. 기독교의 교리에 따르면 레이디 가가도 창조하셨다. 그리고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이의 사랑과 평화를 위해 이 땅에 내려왔었다. 레이디 가가는 ‘Born this way’의 가사를 통해 자신과 같은 사람도 하나님이 만들었고, 사람은 인종과 성적 취향에 상관 없이 당당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 ‘Born this way’는 기독교적인 환경에서 자랐지만 마약에 빠져 방황했고, 양성애자이기도 한 예술가가 모순 없이 자신의 삶과 기독교의 교리를 받아들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하나님은 모두를 완벽하게 만드셨고, 사람은 누구나 사랑받으며 당당하게 살 자격이 있다. 하나님이 진정 사랑의 하나님이라면 기독교도, 성적 소수자도 모두 포용하는 레이디 가가를 악마라고 생각하실까. 적어도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님이 맞다면, 결론은 하나다. 하나님은 가가를 사랑한다.

Who is next
레이디 가가를 패러디한 김희철과 같은 소속사였던 에릭과 MBC 에 출연한 정준하의 절친 이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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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기자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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