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아테나>에 사랑을 잃고 분노하는 남자는 없다”
에 사랑을 잃고 분노하는 남자는 없다”" />

“극 중 수애 씨와 이지아 씨 두 여인을 바라보는 눈빛이 남다르던데요. 차승원 씨는 두 여인에게 바라는 점이 있나요?” 사회자의 질문에 차승원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답했다. “음… 쾌락?” 의례적인 멜로 라인에 대한 답변을 예상했던 사람들이 모두 폭소했다. (이하 ) 제작발표회 현장은 대작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긴장감보다는 장난기 어린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전체 분량의 절반가량 촬영을 마친 이들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그 절반 동안 정우성은 온몸이 성할 날이 없이 부상에 시달렸고, 오발 사고로 다리에 총상까지 입은 차승원은 건강 문제로 40일간 입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날 정우성과 차승원에게서 피로한 기색을 찾는 건 불가능했다. 이들은 분명 제작발표회의 흥분을 즐기고 있었다.

“연기는 경쟁이 아닌 화합이다”
정우성 “<아테나>에 사랑을 잃고 분노하는 남자는 없다”
에 사랑을 잃고 분노하는 남자는 없다”" /> 제작발표회도 그렇고, 현장 스케치 영상을 보니 분위기가 유머러스하더라.
차승원: 내가 빵빵 터뜨려서 애들을 연기를 못 하게 한다. (웃음) 우리 작품은 대사도 그렇고 딱딱한 게 많으니까. 가뜩이나 쉽지 않은 장르인데 분위기마저 딱딱하면 안 좋으니까 그렇게 풀어야 한다. 뭐, 내가 없으면 현장이 침울해지는 거지. 하하. 내가 보기에는 연기는 경쟁이 아니라 화합이다. 그걸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거다. 거기서 똑똑한 사람들은 자기 거 챙겨 먹는 거고, 덜 똑똑한 놈들은 수렁에 빠지는 거고. (웃음) 나는 자기 덫에 자기가 걸리고. (웃음)

처음 대본을 받아보고 소감이 어땠나?
차승원: 악역인 손혁이라는 인물은 익히 봤음직한 역할이다. 그런 익숙한 인물을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와는 다르게 접근하고 표현하는 게 이 배역의 매력이다. 사실 이런 역할은 배우들이 마음대로 놀 수 있는 방임형 캐릭터가 아니다. 역할에 요구되는 정해진 룰이 있으니까, 그 룰을 조금만 벗어나도 삐걱거린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선을 유지하되, 그 안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을 생각한다.
정우성: 내심 를 통해서 “아시아의 제임스 본드를 만들어 봐야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대본을 보니 조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찬 아이가 떡 하고 박혀 있더라. (웃음) 나는 불만이 있으면 해결책을 제안하거나 의견을 조율하는 편인데, 이정우는 불만이 있으면 말만 하고 대책이 없거나 냅다 몸을 던진다. (웃음) “왜 이렇게 불만이 많지, 이 아이?”라고 생각했다. 나로서는 15년 만에 하는 드라마인데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해야 하니까, 이 아이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내겐 숙제였다. 촬영을 반복하는 동안 점점 이정우라는 인물과 배우 정우성이 만나고 있다.

현장에서 부상이 많을 거 같다. 정우성도 차승원도 모두 부상이 끊이지 않는다고.
차승원: 경미한 부상이지. (웃음) 어쩔 수 없다. 액션 장면은 몸끼리 부딪히는 거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최대한 안 다치는 게 좋은데 실질적으로는 그렇게 안 된다. 배우들이 모두 슛이 들어가면 잘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모쪼록 끝날 때까지 큰 부상 없이 가야 할 텐데. (웃음)

“는 와는 플롯 자체가 다른 드라마”
정우성 “<아테나>에 사랑을 잃고 분노하는 남자는 없다”
에 사랑을 잃고 분노하는 남자는 없다”" /> 전작 가 화제였다. 는 어떻게 봤나?
정우성: 팬들한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서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몇 년간 했다. 그러다가 중국에서 영화를 촬영하던 중에 이야기를 들었다. 자세히 보진 못 했지만, 기획이나 스케일을 봤을 때 호감이 가더라. 마침 라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참여하게 되었다. 참여를 결정하고 나서 를 DVD로 몰아서 보는데, 정말 대단한 걸 해냈다 싶었다. 그런데 퍼뜩 “가만 있어봐. 나는 를 하는데, 그럼 내가 이 작품하고 비교당하겠네?”하며 정신이 들더라. (웃음)

말한 것처럼, 는 와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정우성: 그런데 는 와는 플롯 자체가 다른 드라마다. 내가 보기에 는 사랑을 잃고 분노하는 한 남자의 감정이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극을 이끌어갔던 거 같다. 하지만 에서 그런 걸 기대한다면 그런 건 없다. 우리 작품은 아예 처음부터 누가 이중 스파이인지 보여주고 시작하니까. 과연 정체를 알고도 저들이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보는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어필하고자 하는 게 다르니까, 그걸 얼마나 잘 수행했느냐에 따라서 보는 분들도 를 잊고 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거 같다.

본인들은 배우로서 에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차승원: 어떤 식으로든지 간에, 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작품이다. 이런 기획과 이런 배우들이 모이는 게 쉽지 않다. 한국의 드라마 제작 환경 내에서 이 정도 예산으로 이런 물량을 쏟아 부을 수 있는 드라마가 나중에라도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이런 드라마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이 작품을 했다는 게 배우 생활 하는 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거 같다.
정우성: 사실 이런 제작발표회 안 하고, 첫 방송하는 날 딱 보여주고 싶단 생각을 한다. 이런 걸 거치면서 예고편은 나가고, 사람들의 기대치는 커지니까. (웃음) 지금보다 더 많이 촬영하고 더 충실하게 채워 넣고 시작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제 방송 일정에 들어가면 시간에 쫓길 테니까, 이걸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른 어떤 작품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넘기보다는, 그 자체로 온전한 를 보여주고자 하는 욕심이 있는 거지.

사진제공. 태원엔터테인먼트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장경진 thre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