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윤 “무대에선 그냥 비어 있는 상태다”
강승윤 “무대에선 그냥 비어 있는 상태다”
뽀얗고 앳된 얼굴에 호리호리한 팔다리, 청년보다는 소년에 가까운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폭풍간지남’이라는 낯간지러운 호칭을 스스로에게 붙였던 강승윤이 Mnet 의 TOP 4까지 올라올 것이라고는 아마 자신을 포함한 누구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겉만 봐서는 역시 예상할 수 없었던 허스키한 음색과 강렬한 창법은 강승윤에게 뚜렷한 존재감을 부여했고 슈퍼위크 이후 매주 아슬아슬한 점수로 살아남으며 우여곡절을 겪었던 그는 지난 10월 8일 TOP 4 생방송에서 자신의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 것을 마지막으로 탈락했다. 그가 “후회 없다”는 소감과 함께 ‘쿨하게’ 무대를 떠나기 몇 시간 전, 가 생방송을 앞둔 대기실에서 강승윤을 만났다. 가 만들어낸 성장 드라마의 정점을 찍은 이 열일곱 남학생은 대범하고 장난스러우면서도 진지하고 자신의 길에 확고했다.

오늘 생방송에서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를 부른다. 윤종신의 많은 히트곡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신곡인데 어떻게 고르게 됐나.
강승윤 : 윤종신 선생님 곡을 몇 가지 미리 찾아서 리스트를 만들어 찾아갔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여러 가지를 들어보시더니 이 곡이 좋겠다고 하셨다. 올해 봄에 나온 거고 그렇게 유명한 곡은 아니지만 굉장히 좋은 곡이다.

“랩 자체보다 제스처가 어색해 혼났다”
강승윤 “무대에선 그냥 비어 있는 상태다”
강승윤 “무대에선 그냥 비어 있는 상태다”
윤종신 씨는 심사와 함께 “좋은 프로듀서를 만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종종 해 주기도 했는데 1대 1로 만나서 가르칠 때는 어떤 얘기를 주로 하던가.
강승윤 : 곡의 느낌을 살리는 것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고, 내가 지금 인터넷 사전투표 4위로 제일 순위가 낮은 상황인데 굴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요새 10대 팬 층한테 좀 지지받고 있다고 해서 그런 거 좋아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웃음)

‘본능적으로’는 중간에 랩이 들어가는 노래인데 랩 연습은 어떻게 했나.
강승윤 : 윤종신 선생님께서 랩 선생님을 보내주셔서 기본적인 것들을 좀 배웠다. 그리고 가사를 계속 들으면서 라임 같은 걸 카피했다. 사실 랩 자체가 힘든 것보다 제스처가 어색해서 혼났다. 랩퍼 분들은 손동작 같은 게 되게 자연스럽던데 나는 그렇게 잘 안 되니까.

혹시 혼자 랩 연습을 해본 적도 있나.
강승윤 : 예전에 god의 ‘어머님께’ 같은 곡은 엄청 많이 했다. 좋아하는 노래고 그걸로도 한번 오디션을 보려고 했는데 결국 보진 못했지만.

지난 주에는 마이클 잭슨의 ‘Black or White’를 춤추면서 불렀다. 직접 선곡한 건가?
강승윤 : 그렇다. 강력하게 그 곡을 하겠다고 했다. 원래는 기타 치면서 록 스타일로 할 생각이었는데 춤을 추게 됐지만. (웃음) 계단 때문에 리허설 때는 좀 흔들리기도 해서 높이 맞춰가며 연습했는데 생방송 무대에서 계단 내려오는 건 그냥 잘 된 것 같고 춤은 연습했던 것보다는 조금 안 나왔다.

사실 매주 평가받으며 합격과 탈락이 결정되는 오디션 무대에서 랩이나 댄스 같은 도전을 한다는 건 위험부담이 있는 일이다. 자칫하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는데.
강승윤 : 부담스럽지는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기대된다. 마이너스가 되지 않게 열심히 연습하면 즐길 수 있다.

“존 박보다 자신 있는 건 음….. 고음?”
강승윤 “무대에선 그냥 비어 있는 상태다”
강승윤 “무대에선 그냥 비어 있는 상태다”
자신의 장기가 아닌 퍼포먼스를 할 때도 자신감 있어 보이던데 쇼맨십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무대에 섰을 때는 어떤 생각을 하나.
강승윤 : 무대에 서면 생각이 없다. (웃음) 그냥 비어 있는 상태다. 그 전에 연습할 때 몸이 저절로 기억하도록 연습한 뒤에 무대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거고, 그래서 내려오면 아무 것도 기억이 안 난다.

스모키 메이크업이 인상적이다. 본인이 원한 건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추천한 건가.
강승윤 : 내가 하고 싶어 했다. 3차 예선 때 그냥 얼굴 메이크업만 한 상태로 방송에 나온 걸 모니터해 보니까 너무 이상하게 나오는 거다. 내 눈이 그렇게 심하게 작지는 않은데…(웃음) 그래서 눈꼬리를 조금 강조해 보자 싶어서 슈퍼위크 때부터 하기 시작했다.

TOP4에 든 다른 세 사람과는 서로 경쟁하는 사이기도 한데 가끔 누군가 너무 잘 해서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나.
강승윤 : 다들 너무 잘 한다는 생각은 항상 한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라왔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형들과 재인 누나가 잘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욕심은 난다. 그런데 그렇게 경쟁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그래서 내가 떨어지고 형들과 누나가 올라간다고 해도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숙소 생활이나 미션 과정 영상을 보면 존 박을 조금 질투하는 콘셉트던데 그래도 스스로 존 박보다 자신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강승윤 : 음……….고음? 조금은 높지 않을까. (웃음)

결승까지 올라가더라도 10월 22일이면 가 끝난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활동하고 싶나.
강승윤 : 일단 학교로 돌아가야 되고, 기획사도 열심히 잘 알아보고,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혹시 특별히 가고 싶은 회사가 있나.
강승윤 : 윤도현 선배님, 강산에 선배님, 김C 선배님이 계신 회사에 가고 싶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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