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25회 SBS 밤 9시 55분
지난 주 강모(이범수)가 삼청교육대에서 출소하고 복수를 위한 준비를 마치며 <자이언트>는 시청률 20% 고지를 돌파했다. 고난은 정말 너무나 충분했고, 이제 잃었던 걸 하나하나 찾아가는 카타르시스만이 남았다. 오늘 방영분에서 강모는 돈과 권력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이 세계에서 대통령을 제외한 최고 실세나 다름없는 사채업자 백파(임혁)를 만나 어떤 담보도 없이 사업투자를 부탁한다. 자신은 돈놀이를 하는 사람이지 사업투자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백파에게 강모는 어두운 음지에서 번 돈을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돈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한다. 아직 방영되진 않았지만 바로 이 지점이야말로 <자이언트>의 미덕이라 할 만하다. 시청자를 사로잡는 것은 고난 받던 영웅의 복수 서사지만, 중요한 건 그 복수가 영웅을 함정에 빠뜨린 그것처럼 이기적이고 비도덕적인 것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강모가 앞으로 펼칠 ‘도덕적 복수’의 과정이 궁금한 건 그래서다.




<제시카 고메즈의 바디아트> 올`리브 오전 11시
한 때, 아침을 깨우는 목소리가 장재근의 우렁찬 구령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육상선수에서 에어로빅 강사가 된 그는 빠른 템포의 음악에 맞춰 웃는 얼굴로 춤을 추며 그 튼실한 허벅지와 종아리를 자랑했고, TV를 보며 동작을 따라하는 아주머니들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집에서 쿵쾅거리며 에어로빅을 하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새로운 개념의 피트니스인 바디아트를 가르쳐주는 <제시카 고메즈의 바디아트>는 방에서 조용히 따라하며 몸매를 가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바디아트에 대해선 ‘10관왕’으로서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보도자료 대로라면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들을 이완시키는 부드러운 동작이 중심을 이루어 누구나 쉽게 배우고 따라 할 수 있으며 체중 감량은 물론 탄력 있고 아름다운 바디라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운동은 필요하지만 돈 들이는 건 싫다고 생각하는 이들이라면 주목해보도록 하자.




<엄마, 영어에 미치다> 스토리온 밤 12시
영화 <예의 없는 것들>에선 혀가 짧아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혀를 늘이는 수술을 받는 것이 목표인 킬러가 나온다. 하지만 이런 특별한 경우가 아닌데도 굳이 생각만 해도 어딘가 섬뜩한 이런 수술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이번주 <엄마, 영어에 미치다>에선 아이의 영어 발음을 더 좋게 하기 위해 혀를 길게 하는 설소대 수술을 선택한 어머니가 등장한다. 본인이 영어강사라 딸의 영어 실력에 대해 기준치가 높은 이 엄마는 아이의 영어 발음이 잘 될 때까지 몰아붙이고 접시에 바른 잼을 핥는 훈련을 시키다가 결국 설소대 수술까지 시켰다. 하지만 아이는 수술에 의한 트라우마로 짜증이 심해졌고, 수술의 이유였던 영어 발음은 좋아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방송의 목적과 메시지는 단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설소대 수술은 영어 발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혹시나, 1%나 예외나, 돌연변이나, 그딴 건 없는 거다. 말하면, 좀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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