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아직도 그를 보내지 못했다
일본은 아직도 그를 보내지 못했다
“진심으로 박용하 씨의 명복을 빕니다. 당신의 환한 미소, 정말 고마웠습니다.”
일본에서도 지난달 30일 세상을 떠난 故 박용하에 대한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일 인기 그룹 SMAP의 리더 나카이 마사히로가 진행하는 TBS 에서는 1시간 동안 박용하 추모 특별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박용하는 2006년 7월 의 임시 MC를 맡으며 이 프로그램과 인연을 맺었다. 모닝구 무스메 등을 키운 프로듀서 츤쿠, 한국통으로 알려진 인기 사회자 우츠미 미도리 등 고인과 친분이 있던 일본 연예인의 인터뷰 영상과 함께, 생전 일본에서의 활약상을 담은 특집이었다. 특히 불치병을 앓고 있는 고인의 팬 이시바시 에츠코 씨가 보내온 영상 편지는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재상영, 추도식… 아직도 박용하를 잊지 못한 일본
일본은 아직도 그를 보내지 못했다
일본은 아직도 그를 보내지 못했다
2003년 일본에서 드라마 , 통칭 가 방영된 이후 가장 주목 받은 스타는 말할 것도 없이 ‘욘사마’ 배용준이었지만, 그의 연적으로 등장했던 ‘상혁’ 역할의 박용하도 일본에서는 그 못지않은 인기를 누려왔다. 방영 당시 일본에서는 ‘욘사마 파’와 ‘용하군 파’로 팬이 나뉠 정도였다고. 가수로도 활동했던 박용하는 6월에 정규 앨범 < STARS >를 내고 일본 전국 투어 콘서트 중이기도 했다. 때문에 갑작스런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0일 아침, 전날 치러진 월드컵 경기 결과 못지않은 비중으로 박용하의 죽음이 크게 보도됐고, 며칠 동안 각 방송에서는 앞 다투어 첫 소식으로 관련 뉴스를 전했다. 서울에서 거행된 장례식 현장도 생중계로 전파를 탔다. 큰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비가 내려 일본에서는 ‘레인맨’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기도 했던 박용하의 장례식 날에도 비가 내려, 일본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그의 죽음과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 연예계 스타의 잇따른 자살 문제를 크게 다루기도 했다. 등 대부분의 언론이 네티즌의 근거 없는 ‘악플’을 연예인 자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한 가운데, 연예 전문 포털 는 “일본 못지않게 주위의 평가를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사소한 스캔들로도 비난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스타들은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 결국 우울증에 빠진다” 며 “2005년 이은주, 2007년 정다빈, 2009년 장자연 등 연예인들의 자살이 끊이지 않는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타와 팬의 관계’를 다시금 생각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고 꼬집었다. 한편, 박용하를 기리는 일본 팬들의 추모는 계속되고 있다. 팬들의 요청에 의해 7월 6일부터 TBS에서는 박용하가 주연한 드라마 가 재방송되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주연을 맡았던 영화 의 추모 상영도 긴급 결정됐다. 또한 한국에서 치러진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한 팬들의 요청에 의해 일본에서도 추도식이 열렸다. 18일, 2005년부터 박용하가 매년 콘서트를 갖던 유라쿠초 도쿄 국제포럼에서 추도 헌화식이 거행되었지만 팬들은 여전히 박용하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글. 도쿄=임다함 (도쿄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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