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춤 [명사]1. 무엇에 쓰는 몸짓인고?
2. 추지 마세요, 아이돌에게 양보하세요.

지난 6월 13일, MBC 의 ‘뜨거운 형제들’에 출연 중인 비스트의 멤버 이기광은 여심을 잡기 위한 장기자랑 무대에서 크리스 브라운의 ‘Take you down’을 커버한 안무를 선보였다. 1. 꿀렁꿀렁 내려가서 2. 땅을 짚고 한 바퀴 돈 후 3. 팔로 지탱해 상체를 뒤로 누인 후 하체에 바운스를 주는 이 동작에 박명수는 “아이구, 야야야! 오홍호호홍”이라는 정체불명의 감탄사를 연발 했고 탁재훈은 “까져가지고. 너 어쩜 그런 춤을 추냐?”는 말로 놀라움을 표했다. 얼핏 낯을 붉힐 정도로 파격적이고 과감할 뿐 아니라 어떤 노래에도 적용할 수 있는 유용한 이 몸짓에 대해 이기광은 “미국에서 유행하는 춤”이라는 간단한 설명을 더했으며, 제작진은 ‘미국춤’이라는 명료한 명명을 선언했다.

사실 ‘미국춤’은 이미 공연이나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종종 공개되어 왔다. 그러나 공연자의 팬들조차 약간의 민망함을 감추기 어려운 이 동작은 그동안 ‘섹시하다’는 형용사로 설명될 뿐, 그 파괴력과 용맹함에 대해서는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삼두근과 삼각근을 사용하며 전완근의 강인함으로 자세를 지탱하면서 치골의 탄력을 극대화 하는 이 자세는 상체의 근력과 하체의 유연함을 조화시켜 직립에 저항하는 인류의 도전의식을 고취시킨다. 더욱이 이 동작을 이성에게 제시하는 것은 복종을 의미하듯 복부를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상대방에게 순종적인 마음을 표함이다. 위험한 자세를 스스로 취함으로서 상대의 신뢰를 얻고 자신의 순정을 뜻하는 궁극의 로맨티시즘인 것이다. 그런 까닭에 가장 동물적인 바디 랭귀지로 진심을 전달하는 것이 다문화가 어우러진 멜팅 팟인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로 이해된다. 그러나 그루브와 바운스에 대한 기초 훈련 없이 시도했다가는 구토를 면하기 어려우니 일단은 가족들이 월드컵 시청에 빠져 있는 깊은 밤, 혼자 방문을 잠그고 연습해 보자.
미국의 이모저모
* 미국승무원
* 미국팬
* 미국어린쥐
* 미국욕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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