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서도 사실 여섯 명의 조합이 어떨지 우리도 궁금하다.” KBS ‘1박 2일’의 나영석 PD도 궁금하겠지만 지켜보는 시청자들만 할까. ‘1박 2일’의 새 멤버가 배우 엄태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 6의 멤버’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과연 엄태웅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로 이동했다. 평소 예능 나들이가 드물었던 그가 복불복 게임에 목숨을 걸고 밥 한 끼에 망가지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가 엄태웅이 ‘1박 2일’ 촬영장에서 보여줄 몇 가지 활약상에 대해 상상해 봤다. 다음은 그동안 엄태웅이 작품을 통해 보여준 다양한 매력들이 ‘1박 2일’에서 어떻게 발휘될 수 있을지에 대한 예상도다.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MBC 유신랑 Ver.
에서 명장 김유신을 연기한 엄태웅은 방영 초반 ‘미스 캐스팅’ 논란에 시달렸지만, 김유신을 진심 하나로 우직하게 전진하는 사내로 묘사하며 논란을 정면돌파했다. 목검으로 바위도 쪼개고 옥문도 부수는 김유신은 괴력의 소유자처럼 보이지만, 그 뒤에는 안 되면 될 때까지 만 번을 내리치는 끈질긴 노력이 있었다. 엄태웅이 각종 복불복 게임도 숙달될 때까지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연습을 아끼지 않는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멤버들은 물론 시청자들도 환호할 것이다. 적응이 될 때까지 까나리를 원 샷 하고 얼음물에서 입수 훈련을 하는 엄태웅을 상상해 보자. 그것도 더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장점: 멤버들과 시청자들의 경악과 환호를 동시에 이끌어 낼 수 있음.
단점: 몸이 상한다.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형철 Ver.
사람들과 넉살 좋게 어울릴수록 적응도 더 수월해 지는 법. 5년 만에 집에 기어들어 오면서 금방 마실 다녀온 사람처럼 “뭐 맛있는 거 해 놨어?”라고 눙치고 너무나 뻔뻔해서 미워할 수도 없는 의 형철은 붙임성 면에서 가히 최강자라 할 수 있다. 특히 구렁이 담 넘어 가듯 위기상황을 피해가는 능글능글함은 그 어떤 상황이라도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다. 설령 아침 기상 미션에 지각해서 OB팀이 단체로 아침을 굶게 되더라도 당황할 것 없다. “에이, 왔으면 됐잖아~”라고 답하며 상대의 말문을 막으면 그만인 것을.

장점: 캐릭터가 빨리 형성됨. 갈등 상황을 유연하게 피할 수 있음
단점: 강호동의 혈압과 게시판 지분율 동반 상승.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KBS 하은 & 신혁 Ver.
머리 싸움에 능하고 의지가 강한 형사 하은, 냉정하지만 사실 나약하기 짝이 없는 쌍둥이 동생 신혁, 그리고 복수를 위해 신혁인 척 살아가는 하은을 모두 다른 톤으로 연기해 낸 엄태웅에게 ‘엄포스’라는 애칭이 붙은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만약 엄태웅이 작정하고 에서 보여줬던 1인 다역 연기를 펼치기 시작하면, 이수근을 포함한 다른 모든 멤버들을 혼자 힘으로 속일 수 있는 ‘1박 2일’ 역사상 전무후무한 캐릭터도 탄생 가능하다. 과연 눈치와 순발력으로 게임의 성패가 갈리곤 하던 ‘1박 2일’ 에도 본격 두뇌 플레이 시대가 열릴 것인가.

장점: 노홍철을 능가하는 thㅏ기꾼 캐릭터 획득.
단점: ‘1박 2일’의 무한불신시대 개막.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원상 Ver.
“평양에 보내만 주십시오!” 애석하게도 평양은 못 보내주지만, 소매물도나 땅끝마을 정도는 얼마든지 보내줄 수 있다. 3년간 세상과 격리되어 지옥훈련을 견뎌낸 684부대원 중 한 명인 원상 역으로 출연한 에서 엄태웅은 바닷물에 빠지고 갯벌 위를 구르며 상상을 초월하는 고강도의 훈련을 견뎠다. 그깟 입수가 무슨 대수인가. 엄태웅은 배에서 뛰어내려 실미도 해안까지 헤엄쳤는데. 고작 혹한기 대비 캠프가 뭐 그리 대단한가. 엄태웅은 반바지 차림으로 한 겨울 설원을 뛰어 다녔는데. 강호동이 뭐가 무섭겠는가. 엄태웅은 설경구, 정재영, 허준호와도 영화를 찍었는데.

장점: 나PD와 제작진이 좋아한다.
단점: 나PD와 제작진이 모든 미션 강도를 기준으로 상승시킬 수 있음.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1박 2일’에 대처하는 엄태웅의 자세
엄정화 동생 엄태웅 Ver.
엄정화는 MBC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남동생 엄태웅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엄정화가 하드 한 조각도 언니와 나눠 먹을 때 아이스크림 콘을 마음대로 꺼내 먹는 특혜를 누리며 자란 엄태웅은 지금도 알탕을 끓이면 누나를 제치고 알을 모두 독차지하는 귀한 막내다. 물론 ‘1박 2일’에서 그랬다간 강호동의 분노만 더 빠르게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강호동에게도 가요계의 왕언니 엄정화가 쉽고 편한 상대는 아닐 터, ‘누나’ 호출 카드만 시의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엄태웅은 첫 등장부터 강호동을 조련하는 쾌거를 이룰지도 모른다.

장점: 유사시 누나 호출 가능. (“어, 누나. 나 태웅이. 다른 건 아니고 호동이 형이 자꾸 먹을 거 가지고 남의 집 외동아들을 친다? 이 점 누나는 어떻게 생각해?”)
단점: 빈번하게 사용하면 약발 감소. 누나보이 캐릭터 각인

글. 이승한 fourteen@
편집. 장경진 three@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