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17일
2011년 2월 17일
18회 KBS2 밤 9시 55분
피격으로 대중에게 동정표를 얻을 수는 있지만, 분당과 후보 낙마의 위기까지 해결할 수 있을까. 재신임 카드를 들고 나온 장일준(최수종)의 대권 도전은 점점 절정을 향해 가고 있다. 를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동시에 보는 이를 절망하게 만드는 것은 이 드라마가 견지하고 있는 현실정치에 대한 냉정한 시선이다. 승리만을 목표로 달려온 장일준에게 “부도덕한 사람을 우리 당의 후보로 그냥 둘 수 없다”고 말하는 이는 박을섭(이기열)이다. 여비서와 공공연히 불륜을 일삼는 사람이 장일준을 심판하는 아이러니. 장일준은 토론회에서 청년들에게 “투표하지 않는 계층은 보호받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투표를 통해 할 수 있는 선택이 이 진흙탕 싸움에서 그나마 덜 괴물 같은 사람을 뽑는 것에 불과하다면, 민주정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2011년 2월 17일
2011년 2월 17일
씨네프 밤 1시 40분
장일준은 청년들에게 투표가 정치인들을 심판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가끔은 투표만으로는 극복이 안 되는 순간이 온다. 비록 에바 그린의 노출 연기로 더 많이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은 68혁명을 앞둔 파리의 공기를 잘 담아낸 영화다. 1968년 봄, 영화관에서 우연히 만난 매튜(마이클 피트)와 이자벨(에바 그린), 테오(루이 가렐)는 아파트에 처박혀 영화 퀴즈에 몰두하지만, 혁명의 기운은 벽을 넘어 아파트 안까지 넘실대기 시작한다. 그 자신이 68혁명 세대인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라”고 외치며 당시의 세계에 균열을 일으킨 젊은이들이 겪었던 열정과 혼란의 시기를 흐뭇한 시선으로 회고한다. 하긴, 68혁명이 열어 보여줬던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는 꿈은 아직도 살아 있으니, 흐뭇해 해도 좋을 듯 하다.
2011년 2월 17일
2011년 2월 17일
13회~14회 MBC 드라마넷 밤 12시 20분
벌써 6년 전 작품이지만, 은 언제 봐도 좀처럼 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시간의 흐름에도 여전히 이 작품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은 김선아, 현빈, 정려원의 호연 덕도 있지만, 남녀가 느끼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디테일 하게 잡아낸 각본의 힘이 절대적이다. 은 나이 먹는 두려움, 사랑이 세월에 풍화되는 쓸쓸함, 이 사람이 언제까지 내 옆에 있어 줄까 하는 노파심 같은 감정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13화에서 진헌(현빈)은 삼순(김선아)에게 계약서를 고쳐 쓰고, ‘연애하는 척’의 기간을 백 년으로 늘리자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로 삼순의 마음을 흔든 건 그런 말들이 아니라 잊지 않고 챙겨준 생일 미역국이다. 역시 사람이 어느 대목에서 감동을 받는지 잘 아는 드라마다.

글. 이승한 fou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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