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현 통신원이 뽑은 2010년 미드 베스트 <커뮤니티>.
또 다시 한 해가 저물고 있다. 2010년 미드를 돌아볼 시간이 찾아 온 것이다. 그러나 올해 메이저 방송사에서는 지난 해 폭스의 <글리>나 ABC의 <모던 패밀리>처럼 눈에 띄는 새로운 시리즈들을 내놓지 못했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CBS의 <$#*! 마이 대드 세즈>와 NBC의 <아웃소시드> 등의 시트콤이 그저 그런 코미디로 작품성 있는 미드 보다 더 높은 시청률을 차지한 것이다. 이 외에 CBS의 <하와이 파이브-0>와 NBC의 <로 앤 오더: LA> 등도 특별한 개성을 갖추지 못해 기존의 프로그램 사이에서 돋보이지 못했다.

평론가들이 뽑은 베스트 미드는 <매드 멘>, <굿 와이프>, <글리>



평론가들이 뽑은 베스트 미드는 <매드 멘>, <굿 와이프> 등이 있다.
또한 해마다 평론가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기존 시리즈들 또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빅뱅이론>은 지난 시즌 배역 사이의 완벽한 조화가 실제 출연진의 로맨스와 결별, 부상으로 인한 촬영 불참 등으로 어수선해졌고, <덱스터>는 주인공과 대적하는 악역만이 아닌 새로운 파트너의 출연으로 역시 극전개가 산만해졌다. 또 지난 시즌 인기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색깔을 잃어버린 듯한 <글리>, 총제작자의 교체 이후 역시 스토리라인의 문제를 보이고 있는 <슈퍼내추럴>, 너무도 지나친 엽기 가족의 극치를 보여 준 <위즈>, 일관되지 못한 캐릭터를 보이고 있는 악역들의 <뱀파이어 다이어리>, 지난 시즌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는 <캐슬>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평론가들이 뽑은 베스트 미드로는 <매드 멘>과 <굿 와이프>, <보드워크 엠파이어>, <글리>, <브레이킹 배드>, <모던 패밀리>, <워킹 데드>, <커뮤니티>, <테리어스>,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 <파티 다운>, <퍼시픽>, <루비콘>, <프린지>, <프라이데이 나이트 라이트>, <베터 오프 테드>, <인 트리트먼트>, <트레메> 등이 있다. 반면 시청률 면에서는 CBS의 < NCIS >, <멘탈리스트>, <크리미널 마인드>, < CSI >, <빅뱅이론>, < NCIS: LA >와 ABC의 <댄싱 위드 스타스>, <모던 패밀리>, <그레이 아나토미>, 폭스의 <아메리칸 아이돌> 등이 여전히 높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다음은 필자가 뽑은 2010년 미드 베스트 10 리스트다. 미드 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신을 즐겁게 해주었던 시리즈를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란다.

양지현 통신원이 뽑은 2010년 미드 베스트 10

1. <커뮤니티> (NBC)
시즌 1 후반부터 월등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이 시리즈는 ‘페인트볼 에피소드’ (시즌 1, 23번째 에피소드)와 ‘할로윈 에피소드’(시즌 2, 6번째 에피소드), ‘스톱모션 에피소드’ (시즌 2, 에피소드 11번째 에피소드)등 길이 남을 에피소드를 선보였다. 특히 극중에서 절친한 사이로 출연하는 대니 푸디와 도널드 글로버의 호흡이 척척 맞는 코믹 연기를 정말 볼만하다.

2. <보드워크 엠파이어> (HBO)
또 다른 <소프라노스>라고 평가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에피소드를 제대로 시청하지 않은 분들의 의견. 금주령이 내린 미국의 시대적 배경과 캐릭터들을 잘 살린 이 시리즈는 아마 HBO 처럼 유료 케이블 채널에서나 볼 수 있는 대작이다.

3. <테리어스> (FX)
근래 보기 힘들었던 `버디-경찰 드라마`로, 폭스의 <굿 가이스>가 코미디에 치중했다면 <테리어스>는 코미디는 물론 스릴러에 드라마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시리즈였다. 컬트적인 인기를 끌었으나, 아쉽게도 시청률 면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 시즌 1을 끝으로 종영됐다.

4. <코난> (TBS)
한국에도 토크쇼 호스트 코난 오브라이언과 제이 레노의 NBC <투나잇 쇼>를 둔 암투 소식이 전해졌었는지? 레노에게 몇 개월 만에 <투나잇 쇼>를 다시 빼앗긴 오브라이언은 원래 젊은 팬들이 많았다. 이 팬들이 “I`m With Coco”(코코는 브라이언의 별명)라는 팬클럽을 결성해 열정적으로 후원했으며, 오브라이언은 가을부터 기본 케이블 채널인 TBS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코난>이라는 토크쇼로 다시 팬들을 찾았다. 결과는? 모든 심야 토크쇼의 초토화!

5. <셜록> (PBS)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시리즈. 목 빼고 시즌 2만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필자 외에도 많을 듯하다.

6. <워킹 데드> (AMC)
골든 글로브 후보에 오를 만큼 시즌이나 에피소드가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자타가 공인하는 작품성과 원작 코믹북을 능가하는 캐릭터 묘사를 꼽을 수 있다. 일부 장르팬들 사이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도 많지만, TV에서 좀비를 소재로 이 정도 수준의 시리즈를 다시 보기는 아마도 힘들지 않을까 한다.

7. <굿 가이스> (Fox)
정통 드라마를 주로 연기해 왔던 브래들린 휘트포드가 70년대 포르노 배우를 연상시키는 콧수염과 함께 확실한 코믹연기를 선보인 시리즈. <테리어스>와 함께 참신한 수사물을 선보였으나, 역시 시청률 부진으로 종영됐다.

8. <레이징 호프> (Fox)
40대 초반 청소부 엄마와 잔디 깎는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철부지 20대 청년이 덜컥 딸아이를 갖게 된 후 해프닝을 그린 시리즈. 부모 역을 맡은 마샤 플림튼과 가렛 딜라헌트의 약간은 모자란 듯하지만 그래도 진심에서 울어난 사랑을 전해주는 연기가 돋보인다. 특히 할로윈 에피소드를 주목하시길.

9. <저스티파이드> (FX)
엘모어 레너드의 작품을 바탕으로 만든 이 시리즈는 주연을 맡은 티모시 올리펀트와 조연 월튼 고긴스의 연기 대결이 볼만하다.

10. <디트로이트 1-8-7> (ABC)
범죄율이 높기로 유명한 디트로이트시의 강력계 형사들을 그린 시리즈로 <소프라노스>의 마이클 임페리올리를 비롯한 탄탄한 배역진과 스토리라인, 그리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70년대로 이끌고 가는 소울뮤직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역시 시청률 저조로 위태로운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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