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D수첩 > MBC 화 밤 11시 5분
‘한명숙 무죄’에 이은 검찰의 다음 이야기는 스폰서다. 1984년 3월부터 2009년 4월까지 25년간 향응을 제공받은 전·현직 검사 57명의 실명이 기록된 문건이 오늘 < PD수첩 >에서 폭로된다. P모 부산지검장, H모 대검찰청 감찰부장, 법무부 고위직 인사와 부장검사를 비롯해 100명 이상의 전·현직 검사들이 받은 향응과 성접대는 다시 한 번 우리사회에 대한 피로감을 가중시킨다. 과연 SBS 의 윤세준처럼 의로움 충만한 검사는 드라마 속 상상의 인물일 뿐인가. 다만 고무적인 것은 총파업 3주째를 맞이하고 있음에도 검찰 비리만큼은 방송에 내보내겠다는 MBC의 의지다. 줄기세포의 황우석, 계룡대의 군납비리, 4대강과 민생예산 등 중요 이슈를 공론화해 탐사저널리즘의 마스터피스를 구축하고 있는 최승호 PD가 연출을 맡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tvN 밤 10시
가장 ‘핫’하면서도 서로 대척점에 있는 패널들을 섭외해 토론했다는 점에서 의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렸다. 익스트림 채널 XTM에서 시작한 시즌1은 진보와 보수를 각각 대변하는 진중권과 지만원의 입장 차이를 더욱 명확하게 제시했다. 덕분에 보는 이로서는 자신의 입장을 쉽게 정할 수도 있었지만 패널과 객석의 온도차는 어딘가 어색했다. 시즌 2가 극복하려는 건 이 지점이다. 서로 상반된 입장의 전문가 패널 2팀이 나와 토론 주제에 관해 논쟁하는 방식은 시즌 1과 유사하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있는 당사자를 직접 출연시켜 토론의 핵심에 접근하고, 연령별, 성별로 비율을 맞춰 구성한 50명의 배심원단이 직접 토론의 승패를 결정지어 작은 주권을 행사하는 건 시즌 2만의 차이점이다. 과연, 달라진 는 우리사회의 이슈를 둘러싼 논쟁들을 끝장 지을 수 있을까.
SBS 화 밤 7시 15분
의 바람을 타고 등장한 , 는 ‘막장’의 꼬리표만 단채 시청률의 재미를 보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어쩌면 조금 전형적으로 보이기도 하는 가족드라마 의 등장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장장애(정재순)-장순애(박원숙)-장지애(견미리)로 이어지는 윗세대의 세 자매와 순애의 딸인 김은영(명세빈)-김은실(양미라)-김은주(조안)로 이어지는 젊은 세 자매가 함께 살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이 드라마는 과격한 설정 없이 그녀들이 만들어갈 갈등과 화해, 가족애만으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첫 회에서 밸리댄스 복장을 한 채 은국(이제훈)을 버선발로 맞이하러 나오는 지애의 모습에 공감했다면, 당신은 이미 의 매력에 한 발 들여놓은 셈이다.

글. 원성윤 twel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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