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윌│울게 하소서
케이윌│울게 하소서


언제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는가.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케이윌은 차분한 목소리로 청춘의 한 대목을 천천히 되짚어 나갔다. 그 긴 이야기의 시작은 중고등학생 시절부터였다. “수업시간에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야단맞기도 하고, 독서실에서 쫓겨나기도 했어요”라고 할 정도로 그는 노래를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그러나 스스로도 그 마음이 어디까지 자라날 지 알 수 없었던 그는 이루어지면 물론 좋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는 “로또를 하는 기분”으로 그 시절을 보냈다.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하면서 노래는 한발 짝 그와 멀어졌지만, 의외로 퍼즐은 군입대 후 어깨탈골로 다시 공익근무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맞춰지기 시작했다. “그냥 면제를 받았으면 복학을 하고, 노래를 부르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그러나 공익근무를 하면서 그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낮에 근무를 하고, 밤에는 작곡가 형의 작업실에서 녹음을 했죠. 두 곳의 거리가 워낙 멀어서 새벽에 PC방이나 찜질방에서 밤을 새고 다시 출근하는 날도 있었어요”라고 하는걸 보니 찾기 쉬운 퍼즐 조각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말이다.

첫 방송 후 눈물이 뚝뚝 흘렀던 이유
케이윌│울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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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열정, 쪼개어 마련한 시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던 체력까지 모든 것이 있었지만, 연습 공간이 없어 다리 밑에서, 8차선 도로 가운데서 큰 소리로 노래해야 하는 것은 서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케이윌은 연습실을 쓰기 위해 아카펠라팀에서 활동을 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흑인음악 동호회에서 활동을 했다. 돌이켜보면 험난한 시절이지만 그는 “미쳐있었어요”라고 간단히 그 원동력을 찾아낸다. 그렇게 20대 중반을 맞이했을 때, 그의 각오는 돌처럼 단단해 빈틈이 없었을 것이다. “제 인생을 돌리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이미 노래로 결국은 승부를 봐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그래서 정확히 언제 가수가 되고 싶었는지 말하는 건 어려운 일이에요.” 짝사랑의 열병으로 무작정 달리던 사내가 결국은 그 사랑이 되어버린 이야기에서 한 허리를 베어내는 일은 사실 쉽지 않은 법이다.

그리고 그 소박하지만 지극한 사랑의 역사를 듣고 나면 첫 방송 후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는 그를 이해할 수밖에 없다. “전날 잠을 1초도 못자는 바람에 리허설을 망쳤어요. 녹화를 할 때는 관객들이 있어서 데뷔 전 공연하던 때를 생각하면서 노래 할 수 있었는데, MC인 윤도현 선배님이 질문을 하시는 순간 다시 긴장해 버려서 질문에 대답도 못했어요. 무대에서 내려오면서부터 눈물이 터지더라구요. 시원하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 굉장히 복합적인 감정이었어요.” 그러나 1집 앨범 이후 그의 운명은 다시 불투명한 안개 속에 놓이게 되고, 다시 예전처럼 미래를 불안해하게 된 그는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며 고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결국 디지털 싱글 ‘러브 119’가 발판이 되고 ‘눈물이 뚝뚝’으로 뛰어 올라 사람들의 기억에 목소리를 남기는데 성공 했지만, 어쩐지 운명의 신이 그에게 유독 가혹했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로또보다 강한 그의 운명
케이윌│울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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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케이윌은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그리고 그는 첫 곡을 부르기도 전에 눈물을 펑펑 쏟았다. 마지막 곡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처음에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헛웃음이 터지면서 울었거든요. 공연 말미에 임정희의 ‘Music is my life’의 가사를 살짝 바꿔서 ‘드디어 내게 기회가 온거야’라고 부르면서부터 다시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 다음 노래가 ‘눈물이 뚝뚝’이었는데 정말로 눈물이 막……… ” 얼굴을 온통 적시는 눈물이 허락되는 것은 이제 모두가 그를 가수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확률을 뛰어넘는 노력과 집념으로 로또처럼 보이던 꿈을 이루어 냈으니 잠시 울어도 좋다. 아니, 운명의 신이 담금질한 그 눈물은 절절한 감성이 되어 케이윌의 노래에 깊이를 더해줄 것이다. 그러니 거기, 노래의 신이 있다면 그를 울게 하소서.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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