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트의 기타리스트 임헌일, 드러머 이현재, 키보디스트 정준일. (왼쪽부터)
메이트가 어떤 밴드인가를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2009년 1집 발매 이후 최근 미니 앨범 < With Mate >를 발매하고서도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조금은 부족하다는, 그 외형적 배경 때문은 아니다. 정확히 말해 그들은 한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 정말로 인터뷰 내내 메이트 멤버들은 한 멤버가 얘기를 하면 조용히 다 듣고 나서 자기 얘기를 꺼냈다. “자기 얘기할 때 끼어드는 걸 싫어해서”(임헌일)라는 이유를 달기도 했지만 그들의 대답은 ‘우리는’이라는 주어보다는 ‘저는’이라는 주어로 시작되었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개성은 메이트라는 하나의 이름 안에서 혼합색상을 만들기보다는 각각의 색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름이 이끈 세 남자의 메이트



유희열이 아끼는 후배이기도 한 메이트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최고의 인디 밴드로 선정됐다.
사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의 기타리스트 임헌일과 키보디스트 정준일, 그리고 정준일의 후배인 드러머 이현재가 서로의 공연을 보고 마음에 들어 같이 팀을 결성할 때부터 그들을 이끈 건 서로의 유사성이 아닌 다름이었다. “밴드의 구성보다는 멜로디 우선으로 곡을 쓰는” 정준일의 작법은 기타 키드로서 음악 활동을 시작한 임헌일이나 “준일이 형이 작곡한 건 드럼이 없을 때 더 좋더라”고 웃으며 말하는 이현재의 방식과 전혀 다르고, 역시 같은 연주인임에도 록킹한 밴드 브레멘 출신인 임헌일과 “헤비메탈은 들어본 적도 없는” 재즈 드러머 출신 이현재의 연주 스타일 역시 겹쳐지지 않는 지점이 많다. 중요한 건 그 겹쳐지지 않는 부분들이 고스란히 남아 그들의 음악을 이룬다는 것이다.

서정적이고 조금은 우울한 모던록 위주로 채워졌던 1집과 달리 최근 발매한 < With Mate >가 의미 있는 건 어느 정도 일정한 톤을 유지하면서도 멤버 각각의 특성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다. 공간감 있는 기타 스트로크가 인상적인 ‘It`s all about love’는 임헌일의 “U2의 기타리스트 엣지에 대한 레퍼런스를 담은” 곡이고, ‘Dear my mate’에서는 이현재의 다분히 재즈적인 드러밍을 들을 수 있다. 타이틀곡인 ‘이제 다시’를 비롯한 앨범 곳곳에서 유희열과 윤상의 영향을 받은 정준일의 멜로디 감각을 확인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물론 이런 구성을 시도한 가장 큰 이유는 “앨범 전체를 한 가지 톤으로 채웠더니 단독 콘서트의 흐름이 쳐지는 느낌이 들어서”(임헌일)이지만 이런 다양함이 공존할 수 있는 건 서로가 서로를 ‘우리’라는 이름으로 구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속하지 않는 우리, 함께하는 동료



명색이 록밴드라면서 공연이 끝나고 밤을 새서 술을 마셔본 경험도 없고, 그럼 회식할 때 무엇을 자주 먹느냐는 질문에 “커피와 와플”이라 대답하는 이 3인조의 생활 방식이 낭만이나 정이 없기보다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그들만의 스타일로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충분히 놀고먹고 자는 게 우선이고 음악은 그 다음”(정준일)이라는 말에 서운해 하기보다는 “앨범 만들 때 항상 같이 있었는데 쉬는 시간까지 같이 있으면 싸울지 모른다”(임헌일)고 상대방의 개인적 생활을 인정해주고, “나는 연주인으로서의 욕심 때문에 개인 연습을 하루도 놓지 않는다”(이현재)며 자신의 목표에 충실하게 다가가는 모습은 무엇보다 소모적이지 않아서 긍정적이다.

그래서 그들은 진정한 의미의 메이트, 즉 동료다. 그들에게 있어 팀이란 어떤 상징적 울타리가 아니라 각각의 개성은 그대로 살린 채 음악이라는 고리로 연결된 그들 자신인 것이다. 그들의 새 앨범은 제목 그대로 동료와 함께(with mate)한 시간들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결과물이고, 그 안에 담긴 목소리는 하나로 모아지지 않아서 풍성하다. 함께 한다는 말의 온전한 의미를, 그들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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