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입니다. 어린 시절 막연한 미래를 이야기 할 때면 “2010년쯤엔 말이야…”라고 말했던 그 2010년 입니다. 사람들은 음식 대신 작은 알약 하나만 먹고, 하늘엔 자가용 비행기가 날아다니고, 수학여행은 달 같은 우주로 가고, 집안엔 기본적으로 로봇 친구 하나쯤은 있는 그런 미래. 물론 그 시절 공상과학만화나 소설에 나오던 것들 중 많은 것들이 21세기로 접어들면서 진짜 현실이 되었지만, 2010년의 풍경과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사실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고속철도와 항공의 발달이 전 세계를 하루 생활권으로 바꿔놓았고, 인터넷이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이루어냈고, 최첨단 기술발전으로 보다 빠르고 편리한 세상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는 길에서 떡볶이를 먹고, 눈이 오는 날엔 뚜벅이가 되어 걸어야 하고, 제주도 한 번 가는 것이 1년의 큰 행사인 그런 사람들입니다. 경복궁 앞을 마을버스를 타고 지나면서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보내면서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우리의 삶 속에 공평하게 내려와 있음을. 결국 2010년의 우리에게 중요한건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느냐가 아니라, 이 시대의 어떤 것을 선택하며 사느냐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년, 20 떼고 ‘10’. 어쩐지 올해는 에게 각별한 해가 될 것만 같습니다.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복 많이 주세요. 저희도 그러겠습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글. 백은하 o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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