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5일
2009년 12월 25일
MBC 오후 6시 35분
사실 이런 식의 편성은 안일하다. 물론 순재와 자옥의 ‘황혼의 로맨스’, 보석과 현경의 ‘초식남편&육식아내’, 세경과 신애의 ‘산골자매 상경기’로 새롭게 구성하는 은 편집의 묘미와 출연진들의 인터뷰까지 성탄 특집다운 콘텐츠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진정 이 프로그램을 크리스마스에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은 2시간도 채 되지 않는 특별편보다는 이브인 어젯밤부터 오늘, 혹은 내일 밤까지 TV를 떠날 수 없는 극한 릴레이로 편성하는 것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채널 고정으로 26일로의 시간이동을 경험하게 해줬다면 MBC는 가장 든든한 시청 우군을 얻었을 것이다. 그게 누구냐고? 오늘, 집에서 인터넷으로 를 보고 있는 당신, 그리고 우리.
2009년 12월 25일
2009년 12월 25일
채널 CGV 오전 11시
이 영화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12월 25일이면 관성처럼 편성되는 이 작품이, 그리고 나이 먹지 않은 모습으로 시그니처 포즈와 함께 비명을 지르는 케빈의 모습이 너무 익숙한 나머지 우리는 에 숨겨진 맥락을 지나칠 때가 많았다. 제목부터 크리스마스에 외출하지 않고 집에 홀로 남은 사람들을 염두에 둔 이 영화에서 가장 현명한 존재는 바로 집을 지키는 케빈이다. 초반에는 존재감이 없다가 나중에는 온 가족이 발칵 뒤집어져 찾게 되는 대상 역시 케빈이다. 이것은 집에 남아 어젯밤 먹다 남은 식은 피자를 먹으며 TV를 켠 우리를 위한 오마주이자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란 떠들썩한 시내 풍경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20년째 이토록 소중한 진리를 설파하고 있는 이 텍스트를 위해 경배.
2009년 12월 25일
2009년 12월 25일
KBS2 밤 11시 5분
진즉에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프로그램의 콘셉트 때문에 몸빼 바지로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꼭꼭 숨겨야 했던 G7 멤버들이 성탄 특집을 위해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올나이트 파티를 펼친다. 같이 파티에 참가해 커플을 맺을 남자 게스트 6명의 존재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커플에서 제외된 한 명이 되지 않기 위해 소녀들이 펼칠 다양한 개인기는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크리스마스 밤, 아름답게 차려입은 소녀들의 개인기 대결과 눈앞에 놓인 맥주에 치킨이라면 세상 가장 아름다운 올나이트 파티가 가능할 것이다. 굳이 사람들이 득시글해 몸이 부딪히고 땀에 끈적이는 클럽에서 파티라는 미명 아래 체력을 소진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잠시 위로의 묵념. 그런데 지금 내 눈에서 흐르는 건 동정의 눈물?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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