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폴: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캐치온 오전 11시 45분1920년 로스앤젤레스, 이민 노동자의 딸인 다섯 살 소녀 알렉산드리아(카틴카 언타루)는 가족들과 함께 오렌지 농장에서 일하다 나무에서 떨어져 병원에 입원한다. 영화 스턴트맨으로 일하다 부상을 당해 하반신이 마비된 로이(리 페이스)는 알렉산드리아와 친해져 세상 끝에서 온 다섯 전사에 대한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사실 <더 폴>은 말로 설명할 수 있는 스타일의 영화가 결코 아니다.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낯설지만 흡인력이 강하고, 특수효과를 완전히 배제한 채 찍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 영상은 엄청나게 초현실적이다. 이 작품을 영화관에서 보는 행운을 누리지 못했다면 TV로라도 놓치지 않는 게 좋다. 보고 있으면 대형 벽걸이 TV를 장만하고 싶어진다는 게 문제이긴 하겠지만.

<선덕여왕> 50회 MBC 밤 9시 55분 지난 몇 주 동안 ‘떡밥’만 던질 뿐 속시원히 전개되지 않는 <선덕여왕>에 답답해 하며 잠시 집 나갔던 시청자들도 오늘만큼은 TV 앞에 다시 모여야 할 것 같다. 누군가의 죽음을 미리 알고 보는 것은 재미가 덜하다지만 우리는 모두 초반부터 미실(고현정)이 언젠가 어떻게든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미실의 난’도 실패하고 덕만에게 쏜 화살도 소엽도에 꽂히는 바람에 다시 궁지에 몰리고도 미실은 마지막까지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지킬 수 없는 날에 후퇴하면 되고 후퇴할 수 없는 날엔 항복하면 되고 항복 할 수 없는 날, 그날 죽으면 그만이다” 그 날이 오늘인데, 미실이 죽으면 <선덕여왕> 시청률은 누가 지키지?

<클래식 오디세이> KBS2 밤 12시 45분 클래식 대중화와 스타 연주자 발굴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임동혁이나 리처드 용재 오닐 등 젊은 ‘훈남’ 연주자들은 특히 클래식 음악계의 아이돌로 손꼽힌다. 2006년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우승하며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쇼팽의 뱃노래와 하이든의 피아노 소나타 58번을 연주하는 무대를 안방에서 볼 수 있는 오늘 <클래식 오디세이>는 그의 팬 뿐 아니라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도 정말 반가운 기회가 될 것 같다. 5월 23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회의 마지막에 끝내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던 김선욱, 지난 3개월 동안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25회가 넘는 연주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꿋꿋하게 버텨낸 그는 아직 88년생, 동방신기의 최강창민과 동갑인 어린 청년이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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