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비빔밥>의 카일
내 이름은 카일 헌딩튼이에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어요. 계모, 새어머니가 한국 사람이에요. 하버드 나왔어요. 머리 왜 깎았냐구요? 이마가 점점 비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 무각 스님 강의 듣고 스님 될 결심으로 비행기 열 시간 타고 한국 왔어요. 돈 집착, 사람 집착, 오래 사는 거에 대한 집착. 그 끝없는 집착, 무섭고 싫어요. 그렇다고 오빠라는 호칭에 집착하는 건 절대 아니에요. 제가요, 영혼이 맑아서 동안이에요. 개는 옆에 두고 먹어도 사람 옆에 두고 뭐 못 먹는다는 말도 있잖아요. 사람은 측은지심을 알아야 해요. 참, 제가 노래 한 곡 불러드릴까요? 할머님들이 특히 좋아하세요. 아들아~! 지구를 부탁하노라. 아버지~! 걱정을 하지 마세요. 바지위에 팬티 입고 오늘도 난 길을 나서네~ 에블바리!

<지붕 뚫고 하이킥>의 줄리엔
줄리엔이에요. 미국 사람이에요. 서울에서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보다 훨씬 더 elegant한 madam 집에 살아요. Madam 보이프렌드, 미스터 순대는 줄리엔 보면 자꾸 화내요. 나 아직 개털이지만 나픈 사람 아니에요. 치사해서 말 안 했는데 정음 이사할 때 빌려준 50만원 아직 안 받았어요. 짜장면 먹으러 갔다가 신애하고 세경 만났어요. Daddy 없다고 해서 같이 밥 먹고 내 방에서 재워 줬어요. 밖에서 자니까 한국 모기들이 줄리엔 사랑해서 많이 물렸어요. But, 세경이 만들어 준 tunic은 내 생일 선물 중 최고에요. 신애랑 있으면 최고로 행복해요. Sometimes 나 안 happy해요. 그러니까, 돈 터치 마이 삼각김밥. 아이라이크 고추장불고기맛. 두 낫 터치 마이 삼각김밥!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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