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SBS 토 밤 10시
편성을 앞두고 이런저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스타일>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백영옥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지만 많은 부분 소설과 다르다. 31살에 후배도 둔 패션지 피처팀 기자 서정은 초짜 어시스턴트가 됐고, 작은 레스토랑의 사장이자 셰프인 우진은 마돈나의 특별 식단을 담당하는 세계적 셰프가 됐다. 소설의 서브플롯을 이끌던, 베일에 싸인 요리 칼럼리스트 닥터 레스토랑 특집 기사를 준비하라는 미션 역시 우진(류시원)의 인터뷰를 성사하라는 미션으로 바뀐 듯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화려하고 지적으로 보이는 패션잡지 기자의 일상이 사실은 ‘노가다’에 가깝다는 걸 보여준 원작의 정서와 디테일이다. 첫 회부터 선배 박기자(김혜수)의 인간적 모욕을 못 참겠다며 사표를 던졌다가 몇 시간 뒤 후회돼 다시 회사로 뛰어가는 서정(이지아)의 모습이 최대한 비굴하게 그려지길 기대하는 건 그래서다.

<과학카페> ‘영생불사 해파리’ KBS1 토 저녁 7시 10분
처음 보도자료 제목을 봤을 땐 일종의 레토릭인 줄 알았다. 각설이마냥 매년 죽지도 않고 또 온다는 그런 식의 표현. 하지만 놀랍게도 투리토프시스 누트리큘라, 우리나라에선 작은 보호탑 해파리라 불리는 종은 정말로 죽지 않고 번식과 증식만을 계속한다고 한다. 역분화와 교차분화의 반복을 통해 생체시계를 뒤로 돌린다는 설명을 보며 생물 시간에 낙서나 하고 있던 고등학교 시절이 후회되지만 어쨌든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어른의 체세포가 역분화로 원천적인 줄기세포로 돌아가는 기술이 개발되었다고 하니 수많은 만화 속 악당들이 그토록 원하던 불로불사도 꿈이 아닐지 모른다. 이 정도면 호기심이 용솟음치지 않는가? <무한도전>, <스타킹>, <천하무적 토요일>이 방영되는 시간대에 간만에 각 잡고 KBS1을 볼 일이 생긴 듯하다.

<24 시즌 7 DAY> 수퍼액션 토 밤 12시
많은 미드 팬들이 공유하는 진리 중 하나는 ‘미드는 몰아봐야 제 맛’이라는 거다. 그것이 24시간의 방영분량 동안 잭 바우어의 가장 힘든 하루를 그리는 <24> 시리즈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이번 <24 시즌 7 DAY>는 26시간 동안 이어지는데 시즌 6과 7 사이에 일어난 사건을 다룬 프리퀼 영화 <24 리뎀션>을 앞서 편성한 때문이다. 7시즌은 이전 시리즈 그대로 반전과 배신이 꼬리를 무는데 가장 눈에 띄는 건 시즌 5에서 하차했던 잭의 동료 토니 알메이다가 테러리스트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CTU가 해체되어 FBI와 공조하는 잭의 모습도 흥미롭다. 어쨌든 하릴없이 TV를 보는 주말 밤 맥주와 함께 즐기기에 딱 좋은 특별 편성이다. 다만 잭의 24시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맥주보단 커피 혹은 자양강장제를 추천하는 바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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