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마이클 잭슨의 25주년 기념 앨범을 들었다. 이 앨범은 팝 역사상 청각적인 쾌락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작품 중 하나다. 새로운 리마스터링 기술로 되살아난 는 모든 사운드를 명료하게 드러내고, 소리와 소리 사이의 공간이 부드럽게 숨을 쉰다. 그 완벽한 사운드 안에서, 마이클 잭슨은 1980년대에 지금의 그 어떤 팝 앨범보다 현대적인 음악을 하고 있었다. 아직도 ‘Wanna be startin` something’처럼 압도적인 리듬이 펼쳐지는 곡은 찾기 어렵다. 그래서 월요일에는 의 리마스터링 앨범도 구입했다. ‘Oldies but goodies’가 아니라, 2000년대에도 여전히 현대적인 마이클 잭슨을 듣기 위하여. 그리고 2009년 6월 25일 마이클 잭슨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업적에서 격리된 채 살았던 ‘King of Pop’



51세. 보통의 댄스 음악 뮤지션이라면 육체적으로 덜 힘든 음악으로 전향할 나이. 하지만 마이클 잭슨은 여전히 새로운 음악이, 새로운 퍼포먼스가 기대되는 ‘King of Pop’이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수많은 타블로이드들이 그에 대한 가십과 루머를 터뜨린 뒤에도, 마이클 잭슨의 새로운 공연 계획 발표는 사람들의 가슴을 두들겼다. 그는 흑인음악의 원초적인 비트와 그루브를 백인의 팝 안에 정제시켜 융화했고, 그것을 록의 다이내믹으로 폭발시켰다. 그가 곡의 도입부에서 선보이던 독특한 창법은 그대로 어셔와 저스틴 팀버레이크, 비에게까지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수많은 댄스 가수들은 마이클 잭슨의 무대를 보며 퍼포먼스를 구상한다. 그는 모든 장르가 가장 쾌락적인 형태로 융합하는 팝음악을, 가수의 춤이 단순한 몸짓을 넘어 거대한 무대와 합일 되는 새로운 퍼포먼스의 개념을 창조했다. 우리는 지금도 마이클 잭슨이 만든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King of Pop’의 서거는 한 시대의 종언이 아니라 한 시대의 시작이다. 지난 4반세기 동안 지구의 모든 뮤지션들이 마이클 잭슨의 영향을 받으며 살았지만, 정작 마이클 잭슨 개인은 그 업적으로부터 격리됐다. 그는 사회 부적응자였고, 빚쟁이며, 아이를 키울 자격이 없는 나이든 피터팬이었다. 그 가십들은 마이클 잭슨이 흑인 음악 뮤직비디오를 틀지 않았던 MTV에 ‘Thriller’를 방송하기 위해 노력한 사실도, 그가 아티스트의 창작의 자유를 규제한다는 이유로 소니를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항의하며 소니와 맞선 것도 묻어버렸다. 그의 위대함은 DVD 속의 영상으로 박제됐고, 사람들은 이 지구 유일의 아티스트를 흘러간 시대의 팝 아이콘 취급했다. 그러나 마이클 잭슨의 영혼이 육신을 떠나면서 그는 더 이상 미디어의 플래시에 시달리지 않는다. 대신 남는 것은 새로운 기술과 함께 더 좋은 음질과, 더 좋은 화질로 만나게 될 그의 음악과 퍼포먼스다. 그리고 그 무대를 본 아이들은 또다시 자신이 마이클 잭슨의 영향을 받았노라 고백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타블로이드 언론은 그의 성형수술 부작용과 질병, 재정 상태에 대한 의혹을 끊임없이 던졌다. 그 의혹과 조롱 속에서, 마이클 잭슨은 쓸쓸히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죽음은 종결이 아닌 시작이다. 팝을, 팝 문화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이클 잭슨은 영원한 ‘King’으로 남을 것이다.
King, You are not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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