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3분기 일본 드라마 라인업이 밝혀졌다. 매 분기 꼬박꼬박 나오는 라인업이지만 유심히 살펴 보면 드라마 시청률 부진의 환경 속에서 각 방송사의 제작진들이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는지 느껴진다. 이번 2분기에도 평균 시청률 20%가 넘는 작품이 TBS <미스터 브레인>이 유일하고 15% 이상 역시 후지TV <보스> 하나 밖에 없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나카이 마사히로라는 빅 카드를 내세우고도 기대 이하의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게츠쿠 <콘카츠(결혼 활동)>의 부진이다. 오다기리 죠를 내세운 일요 극장 <나의 여동생> 역시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일본드라마 하면 떠오르던 간판 시간대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는 것일까?

쿠사나기 츠요시, 카토리 싱고도 시청률 왕으로 등극할 수 있을까?

그러나 후지TV는 게츠쿠에 미련을 버리지 않은 듯 하다. 이번 3분기 역시 <버저 비트~벼랑 끝의 히어로>의 야마시타 토모히사 라는 비장의 카드를 내세우며 명예 회복에 나섰다. 파트너인 키타카와 케이코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둘을 뒷받침하는 조연 배우들의 면면은 물론 요즘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개그 콤비 한냐까지 투입한 것을 보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다짐이 보인다. 일요 극장 역시 사토 코이치라는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와 시로야마 작가의 선 굵은 원작 소설 <관료들의 여름>의 드라마화로 전열을 재정비했다. 4년 만에 돌아 오는 정통 의학 드라마 <구명병동 24시 시즌4>도 기대된다. 주연 배우 에구치 요스케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제작에 차질이 생기긴 했지만 방영 일정을 다소 미루더라도 배우 교체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스맙의 쿠사나기 츠요시와 카토리 싱고가 각각 주연을 맡은 <임협 헬퍼>와 <여기는 카츠시카구 카메아리 공원 앞 파출소>도 3분기 기대작들이다. 특히 쿠사나기 츠요시는 지난 4월 알몸 소동으로 체포를 당하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연기력과 작품 선택에 있어서 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는 배우이기에 이번 작품 역시 기대해 볼만 하다. 그리고 키무라 타쿠야에 이어 ‘도하치’의 주연을 맡은 카토리 싱고도 유머러스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가 잘 어울리는 그이고 원작이 국민 만화라 불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기에 <미스터 브레인>에 이어 좋은 시청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요일
후지TV 밤 9시 <버저 비트~벼랑 끝의 히어로> : 야마시타 토모히사, 키타가와 케이코, 아이부 사키, 칸지야 시호리, 미조바타 준페이, 한냐(개그 콤비) 출연. 오오모리 미카(<기분 나뿐 유전자>, <마이 보스☆마이 히어로>) 작가 극본. 매사에 소극적이고 결정적인 순간에 약한 실업 농구단 선수인 남자 주인공(야마시타 토모히사)과 기가 세고 씩씩한 여주인공(키타가와 케이코)의 청춘 드라마.

화요일
후지TV 밤 9시 <구명병동 24시 시즌4> : 에구치 요스케, 마츠시마 나나코, 유스케 산타마리아, 키무라 타에, 키타노 키이 출연. 응급실 현장을 그린 인기 드라마 시리즈 <구명 병동 24시>의 네 번째 이야기. 1999년 1분기에 첫 방송된 이래 2001년과 2005년에 각각 2번째, 3번째 시리즈가 방송되었다. 이번 4번째 시리즈에서는 ‘응급 시스템’의 붕괴를 테마로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응급의들이 잇따라 퇴직하는 실정을 그릴 예정이다.

후지TV 밤 10시 <사랑해 악마~뱀파이어☆보이> : 나카야마 유마, 카토 로사, 콘도 마사히코, 사쿠라바 나나미, 나카지마 켄토, 오카모토 레이 출연. 완벽한 뱀파이어가 되기 위해 피를 빨 상대를 찾아 인간 세계로 온 루카(나카야마 유마)가 고등학교 교사(카토 로사)와 금단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수요일
TV 아사히 밤 9시 <경시청 수사 1과 9계 시즌4> : 와타세 츠네히코, 이노하라 요시히코, 하다 미치코, 타구치 히로마사, 나카고시 노리코, 엔도 쿠미코 출연. 2006년 첫 방송된 이래 매해 방송되고 있는 인기 시리즈 <경시청 수사 1과 9계>의 4번째 시리즈. 흉악 범죄와 미해결 살인 사건 수사를 위해 신설된 경시청 수사 1과 9계를 무대로 개성 넘치는 형사들이 사건 해결에 나서는 휴먼 범죄 드라마.

TBS 밤 9시 <이웃집 잔디> : 이즈미 핀코, 세토 아사카, 마츠오 루리, 카야시마 나루미, 시부야 아스카, 미즈마치 레이코 출연. 1976년에 방송된 화제작을 리메이크하는 작품. 지난 분기 신설된 ‘수요극장’의 두 번째 작품으로 고부 간의 갈등을 그리는 가족 드라마.

NTV 밤 10시 <빨간 코 선생님> : 오이즈미 요우, 카시이 유우, 카미키 류노스케, 스가 켄타, 카미카와 타카야 출연. 장기 입원으로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아이들을 위해 병원 내에 설치 된 학급을 무대로 한 휴먼 드라마. 이곳에서 중학생을 담당하는 교사 이시하라 신타로(오이즈미 요우)는 몸은 물론 마음의 상처까지 안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빨간 코를 붙이기도 하며 고군분투한다. 카시이 유우는 성실하고 완벽한 지식을 갖춘 소아과 의사지만 치료를 너무 우선시한 나머지 아이들과 거리를 두는 나나세 하루카로 출연한다.

TBS 밤 12시 <제왕> : 츠카모토 타카시, 나가사와 나오, 코타니 요시카즈, 하카마다 요시히코 출연. 쿠라시나 료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 강한 신념과 우정을 무기로 30세의 나이에 도쿄에서 연간 20억 엔의 수입을 올리는 거대 캬바쿠라 체인을 이룩하며 환락가의 제왕이 된 키자키 쇼(츠카모토 타카시)의 성공 스토리.

목요일
TV아사히 밤 9시 <댄디 대디? 연애소설가 이자키 류노스케> : 타치 히로시, 미나미사와 나오, 히라야마 아야, 이시구로 히데오 이케다 츠토무 출연. 자유로운 연애를 추구하며 ‘연애의 카리스마’로 불리는 유명 연애 소설가 이자키 류노스케(타치 히로시)가 딸 히카리(미나미사와 나오)에게만큼은 굉장히 보수적인 태도를 취해 갈등한다는 이야기.

후지TV 밤 10시 <임협 헬퍼> : 쿠사나기 츠요시, 쿠로키 메이사, 야마모토 유스케, 나츠카와 유이, 이가라시 슌지, 나카 리이사 출연. 야쿠자 조직 간부의 지령에 따라 각 지부의 젊은 보스인 쿠사나기 츠요시와 쿠로키 메이사가 노인 요양 시설의 헬퍼(간병사)가 되는 이야기. 이들은 간부로의 승격을 위해 보스의 명령에 따라 헬퍼로 일하는 과정에서 사람들과 교류하고 정을 쌓게 되고 그로 인해 효율만을 강조하는 기존의 간병 시스템에 맞선다.

NTV 밤 12시 <사루록> : 이치하라 하야토, 타카오카 소스케, 아시나 세이, 와타베 고타 출연. 세리자와 나오키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 서민촌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루야마 야타로(이치하라 하야토)는 어떤 잠금 장치도 금세 열어 버리는 열쇠공으로 이런 능력을 이용하여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해결한다.

금요일
TV아사히 밤 9시 <콜 센터의 연인> : 코이즈미 코타로, 미무라, 나토리 유코, 마츠시게 유타카, 나카지마 히로코, 타키자와 사오리 출연. 나카조노 미호(<야마토나데시코>, <아네고>, <파견의 품격>) 작가 극본. 전형적인 도시의 엘리트 샐러리맨이었던 남자 주인공(코이즈미 코타로)이 TV 홈쇼핑 지방 콜 센터의 불만 처리반 책임자로 임명돼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릴 드라마.

TBS 밤 10시 <오르트로스의 개> : 타키자와 히데아키, 니시키도 료, 미즈카와 아사미 출연. 손을 대기만 하는 모든 상처나 병을 낫게 하는 특수한 능력을 이용하여 스스로 신이 되고자 하는 류자키 신지(타키자와 히데아키)와 손을 대기만 하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오이 료스케(니시키도 료)가 만나 숙명의 대결을 펼치는 서스펜스 드라마.

TV아사히 밤 11시 <메이드 형사> : 후쿠다 사키, 하라다 류지, 마토바 코지, 오오시마 요코, 시나가와 토오루 출연. 하야미 유지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 교토의 대저택에서 일하는 메이드 와카츠키 아오이(후쿠다 사키)가 사실은 교토부경의 특명을 받아 용의자의 저택에 잠입한 형사라는 설정의 드라마. ‘악의 때, 청소해버리겠습니다’라는 결정적인 대사를 하며 특수 합금의 대걸레를 이용해 범인과 맞선다는 다소 만화적인 설정이다.

토요일
TBS 밤 8시 <여기는 카츠시카구 카메아리 공원 앞 파출소> : 카토리 싱고, 하야미 모코미치, 카리나, 사카이 토시야 출연. 아키모토 오사무 작가가 1976년부터 연재 중인 동명의 인기 만화가 원작. 카츠시카구 카메아리 공원에 위치한 파출소를 돈과 여자를 밝히는 골치 덩어리 경찰관 료츠(카토리 싱고)와 동료들이 일으키는 소동을 코믹하게 그릴 예정이다.

NTV 밤 9시 <화려한 스파이> : 나가세 토모야, 후카다 쿄코 출연. 키미즈카 료이치(<춤추는 대수사선> 시리즈) 작가 극본. 징역 30년을 받아 복역 중이던 천재 사기꾼 요로이 쿄스케(나가세 토모야)가 그의 능력을 높이 산 정부의 비밀 첩보부에 의해 스파이로 발탁되어 개성 강한 동료들과 힘을 합해 일본의 평화를 위해 테러리스트들과 싸우는 코미디 드라마. 제임스 본드의 섹시함과 오스틴 파워의 멍청함을 합쳐 놓은 듯한 특이한 스파이라는 설정.

후지TV 밤 11시 <오토맨> : 오카다 마사키, 카호, 키무라 료, 세토 코지, 이치카와 토모히로 출연. 칸노 아야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 전국을 제패했을 만큼 뒤어난 검도 실력에 학업 성적도 우수해 ‘남자 중의 남자’라고 여겨지지만 사실은 요리와 바느질이 취미인 마사무네 아스카(오카다 마사키)와 누구나 한 분에 반할 만큼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취미나 사고 방식은 지극히 남성적인 미야코즈카 료(카호)가 서로 좋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러브 스토리.

일요일
TBS 밤 9시 <관료들의 여름> : 사토 코이치, 키타오지 킨야, 사카이 마사토, 타카하시 카츠노리, 니시무라 마사히코, 스기모토 텟타, 후키이시 카즈에 출연. 시로야마 사부로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 제 2차 세계 대전 후 쇼와 30년대를 무대로 일본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는 사명감에 불타는 남자들의 싸움을 그리는 드라마. 사토 코이치가 ‘미스터 통산성’이라 불리는 통산사무차관을 연기할 예정이다.

글. 김희주 (칼럼니스트)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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